여름 더위보다 뜨거웠던 강의 열기…석학을 만나다
여름 더위보다 뜨거웠던 강의 열기…석학을 만나다
  • 이재윤 기자
  • 승인 2012.09.0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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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강우방(미술사학) 교수

조형 원리를 규명하여 동ㆍ서양 미술사를 통합하는 작업에 몰두

 

지난 여름학기에 우리대학을 방문하여 <예술학특강>의 강단에 선 이화여대 강우방(미술사학) 교수를 만났다. 강의 준비와 더불어 연구와 저술 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우리대학에서의 5주라는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는 강 교수는, 기자가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에도 작품을 직접 그리고 채색하며 분석에 몰두하고 있었다.
강 교수는 고구려 벽화를 시작으로 한국의 여러 예술작품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무늬들의 의미를 10년에 걸친 연구 끝에 새롭게 밝혀냈다. 그가 ‘영기문’으로 명명한 이 무늬는 신령스러운 기운과 생명력의 발산이 표현된 것으로, 한국 미술작품에 드러나는 문양의 비밀을 불교사상과 연관 지어 규명해낸 것이다. <예술학특강> 강의도 바로 이 ‘영기화생론’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조형미술을 주제로 하는 강의가 공과대학 학생들에게 낯설 수 있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존 학설들의 오류를 가지고 있는 미술계보다 순수한 이공계 학생들이 거부감이 적었고 이해도 빨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수강생들에게는 5주간에 걸친 강의를 통해 가르친 기본 내용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더 많은 작품을 접할 것을 주문했다. 생활공간 주변의 박물관이나 사찰 등을 꾸준히 방문하며 전통미술을 취미로 접한다면, 풍부한 미적 체험을 통해 기쁨과 감동을 얻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대학의 교육에 대한 질문에 강 교수는 좋은 환경을 갖춘 연구대학이면서도 인문사회학부가 있어 이공계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우리대학에서 개설되는 주요 교양과목이 서양 학문에 치우쳐 있다며, 자연과학과 공학은 외국의 것을 가르치더라도 인문학은 한국적인 내용을 충분히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동양의 미술학계는 아직도 사대주의에 빠져 서양 이론에 의존하고 있지만, 동양 미술의 구성요소나 상징구조는 서양이 아닌 동양의 이론으로 더 잘 풀어낼 수 있음을 밝혔다. 나아가 강 교수는 동ㆍ서양의 미술에는 차이점도 있지만 조형원리에는 공통점이 많다는 점에 착안하여, 두 학계를 관통하는 ‘세계미술사’라는 새로운 학문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예술은 단순히 상상의 산물을 넘어서 과학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한국 미술작품에서 보주로 형상화된 생명력의 결집은 원자폭탄과 같이 위력적인 힘으로 환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계절학기를 통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뿐 아니라 교수들 간에 학제 간 교류도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말로 인터뷰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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