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3년을 묻다
앞으로의 3년을 묻다
  • 김성환 / 컴공08, 총학생회장
  • 승인 2012.09.0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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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발전하는 것’을 놓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현 총장이 부임한 이래로 정책에서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은 모든 부분에서 ‘원칙’이 강조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원칙은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합리성으로 크게 대변되며, 이를 대학의 각종 정책과 행정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 결과 각종 사업에 대한 장기적인 합리성을 더욱더 고려하게 되었고, 사업의 추진에 보다 더 신중해졌다고 생각한다.
구성원 모두가 알 수 있을 정도의 큰 사업은 진행되지 않아 여러 사람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사실이나, 적어도 당장의 성과만을 위해 과정이나 미래의 가치를 무시하는 사업이 진행되는 것보다는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특히 또한 대학 평가, 노벨상 등의 지표에 연연하지 않고 대학의 내실을 다지는 것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정책 기조의 변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의도는 좋음에 불구하고 융통성이 적어 현실의 불편함이나 문제에 대한 고려가 적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출장비 산정 방식에 대해 많은 연구원, 교원, 대학원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공정성 이외의 부분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던 경쟁 입찰 제도는 많은 청소 노동자들의 월급이 삭감되는 학내 문제로 떠올랐다.
두 번째로 큰 측면은 소통이다. ‘소통’의 측면에서 세 가지를 짚고 싶다. 그 중 첫째는 e-mail과 강연 등을 통한 메시지 전달이다. 총장은 지금까지 약 5차례의 e-mail과 강연에서 대학 발전과 관련된 현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였다. 둘째는 대학 의사결정의 분권화이다. 우선적으로 총장에 집중되어있던 권한을 학과에 다수 이양하였으며, 많은 부분에 있어서 학과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어가고 있다. 마지막은 의사결정과정에서 구성원의 참여가 확대된 점이다. 개교 26년 만에 대학원생의 의사를 대표할 제1대 대학원 총학생회가 구성되었으며, 많은 대학 본부의 회의에 학생 대표가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었다. 위 과정을 통해 대학 본부가 가지고 있는 의사와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 대한 진입장벽을 허문 점, 그리고 대학원생들의 의견이 명확히 전달될 가능성을 열어둔 점은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의사 결정에 대한 진입장벽을 허문 것 자체가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대학 본부가 추구하는 가치를 구성원에게 설득하려는 시도 등에서 비로소 구성원들은 대학 본부의 소통 의지를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987년 이래로 쉼 없이 달려오던 포스텍의 기본을 다시 살펴보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포스텍에 필요한 일이었기에 총장의 시도 자체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재 포스텍과 대한민국의 현실을 인지하며 여기에 귀 기울였으면 하다. 구성원의 건설적인 비판 하나 하나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서 교내 구성원들 모두가 ‘포스텍이 발전하는 것’을 놓고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