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야구장 르포
포항야구장 르포
  • 이기훈 기자
  • 승인 2012.09.0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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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첫 경기 뜨거운 열기 속에 마쳐

 

 

지난 8월, 포항시는 총 31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연면적 20,196m2,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포항야구장을 신축했다. 포항야구장은 내야 10,747석, 외야잔디구장 500석 등 모두 11,247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구장크기는 펜스 중앙까지 거리 122m, 좌우 펜스 거리 99m 로 경북도 최초의 국제경기가 가능한 야구장이다.
향후 24,000석으로 확장이 가능한 설계와 국내 최초로 홈플레이트 뒤쪽의 관중석, 적벽돌의 백스탑과 TV카메라 전용석, 사진기자 전용석, 덕아웃내에 선수 전용 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종전의 국내야구장 설계와는 달리 편의시설을 크게 향상시켜 국내 신설 야구장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이뤄져 있다.
포항공대신문에서는 포항야구장의 개관을 기념해 14일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개막전을 관람하며, 관람객들의 의견을 취재했다. 이번 기사를 통해 포항야구장에서 펼쳐진 경기의 뜨거운 열기를 전달하고, 포항시에 신설된 야구장의 장단점을 알아볼 것이다.                                                             <편집자주>

 

드림 웨이브 제막식에 참석한 관계자들

지난달 14일 새로 개장한 포항야구장에서는 14~15일 2일간 삼성 라이온즈(이하 삼성)와 한화 이글스(이하 한화)의 2연전이 펼쳐졌다. 인터넷 예매가 가능한 표는 이미 3연전 모두 동이 나 버린 상태였기 때문에 현장 판매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경기시작 약 5시간 전에 포항야구장으로 출발했다. 야구장에 도착해보니 이미 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줄 앞 쪽에는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부터 새벽부터 텐트를 가져와 안에서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 사람까지 있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늘어선 기다란 줄은 포항야구장에 대한 기대감과 야구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을 보여주는 듯 했다.

경기장 입장권 구입을 위해 길게 늘어선 관람객들


인터넷 예매로 판매하는 표는 전 매석 매진에 현장 구매분도 구입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암표상도 들끓었다. 원가 1만 원의 지정석, 7천 원의 자유석이 각각 약 5만 원, 3만 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경기장에 들어가자 하루 종일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관중들의 열기에 말라버렸는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그쳤고 경기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특히 1회부터 펼쳐진 한화의 선발투수 ‘코리안 특급’ 박찬호 선수와 삼성의 ‘국민 타자’ 이승엽 선수의 맞대결은 관중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첫 득점은 1회 말 삼성의 장원삼 투수를 상대로 한화의 김태균 타자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첫 득점이라 환호가 상당할 줄 알았지만 지방야구장으로는 원정단이 거의 오지 않아 예상 외로 조용했다. 그럼에도 한화 팬들은 위축되지 않고 열성적으로 응원했다. 삼성 팬들에게 둘러싸여서 연신 ‘박.찬.호’를 외치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첫 경기를 응원하는 관중들

관객들은 포항야구장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았다. 영천에서 야구장을 찾은 김석윤 씨는 “평소에 야구를 보러 많이 다니는 편이다. 포항보다는 대구가 좀 더 가까운데 포항야구장 첫 개장이라 와 봤다. 포항야구장은 새로 지어서 깔끔하고 좌석 간격이 넓어서 마음에 든다. 내년에도 자주 오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 지역뿐만 아니라 대전, 인천 등 먼 곳에서 포항야구장에 관심을 가지고 방문한 사람들도 많았다. 인천에서 포항야구장을 방문한 김은정 씨는 “포항 사는 언니를 만나러 온 겸 와보았다. 삼성이나 한화의 팬은 아니지만 야구를 좋아해서 새로 개장한 포항야구장에 와 보았다. 새로 지은 구장이라 깨끗하고 외야에 좌석 대신 강이 보이니 답답하지 않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야구장에 아쉬운 점이 없지만은 않았다. 6회에 3루 쪽 조명탑이 꺼지며 경기가 잠시 중단된 것이다. 다행히 10여분 만에 다시 조명이 들어와 경기를 속행할 수 있었지만 경기의 흐름이 끊겼다. 구조적인 문제점도 보였다. 특정 위치에서는 파울라인 뒤쪽이 가려서 보이지 않았고, 외야를 수비하는 선수들 같은 경우에는 홈런이 되는 공을 잡으려다 펜스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철조망에 부딪혀 다칠 수도 있어 보였다.
외야에 설치된 그린석에 대한 의견도 분분했다. 외야가 막혀 있지 않아 시원해 보인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좋은 발상이긴 하지만 앉거나 누워서 보면 그물에 가려 잘 안 보인다는 불평과 홈런타구가 밖으로 나가면 차에 맞을 수 있어 위험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우천으로 인한 경기취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경기는 4회 초 최형우 선수와 진갑용 선수의 우중간 2루타로 역전을 시작한 삼성의 6:3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