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과학기술정책
국가 과학기술정책
  • 장병열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 승인 2012.06.0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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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과학기술정책과 이공계생의 진로

이공계 중심 대학이자 연구 중심 대학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는 우리대학은 국가 R&D(Research and Development; 연구겙낱?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작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둘러싸고 치열한 유치경쟁이 이루어진 것을 한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 학우들의 진로는 기업체와 연구 분야에 편중되어 있어, R&D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포항공대신문에서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을 맡고 있는 장병열씨를 통해 우리나라 R&D 정책의 위상,  R&D 정책 결정 과정 등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려 한다.
 <편집자주>

 


국가 과학기술정책이란 과학기술투자, 과학기술인력, 과학기술성과 등 과학기술과 관련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포함한 국가 전체의 정책들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평가하는 전체 프로세스를 포괄한다. 국가 과학기술정책을 투자 측면에서 살펴보면, 2012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은 15조 9,725억 원, 민간 부분 R&D를 포함한 국가 전체 R&D 예산은 43조 8천 억(’10) 규모로 GDP 대비 3.7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총액기준 세계 7위(정부 투자 6위) 수준이고 GDP 대비 비중으로는 OECD 3위 수준(정부 투자 3위)이다. 한국보다 총액기준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고 있는 미국, 독일, 일본 등의 국가도 GDP 대비 비중으로 살펴볼 경우는 우리나라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사업 수는 763개, 과제 수는 39,494개이며 참여하는 연구 인력은 23만 4천여 명(’11)이었다. 부처별 예산은 교육과학기술부(5조 400억 원), 지식경제부(4조 6,843억 원), 방위사업청(2조 3,179억 원) 등이 전체 R&D 예산의 75.4%를 차지했다. 과학기술인력 측면에서는 총 연구원 수는 34만 5천 명(’10)이며 상근연구원 수는 26만 4천 명이다. 연구원 수는 인구 1,000명당 5.4명으로 일본(5.1명), 미국(4.7명)보다 높다. 과거 국가 과학기술정책은 60~70년대 민간 부분 연구역량이 취약하고 투자 재원 확보가 어려운 시절에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이 전체 국가 연구개발비의 70~90%를 차지했고, 과학기술을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위한 산업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접근했지만, 최근에는 전체 연구개발비의 30% 내외 수준을 차지하고 있으며, 산업경쟁력제고와 함께 민간 부분에서 하기 어려운 기초ㆍ원천 연구, 거대과학연구, 사회적 이슈 해결, 국민이 요구하는 공익적 연구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국가 과학기술정책은 기후변화, 환경 문제, 저출산 고령화, 삶의 질 제고 등 미래사회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현 이명박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은 577 전략(그림 1)으로 대변된다. 이는 국가 총 연구개발투자를 GDP 대비 5%를 투자하여, 주력 기간산업, 신산업창출, 지식기반서비스, 국가주도기술, 현안 관련 분야, 글로벌 이슈대응, 기초ㆍ기반ㆍ융합 등 7개 R&D 분야와 세계적 과학기술 인재, 기초원천연구 진흥, 중소ㆍ벤처 기술혁신, 과학기술 국제화, 지역기술혁신, 과학기술 하부구조, 과학기술 문화 등 7개 시스템을 통해 최종적으로 7대 과학기술 강국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과학기술 577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최근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2013년도 정부연구개발 투자방향 및 기준(안)」을 심의① 미래 성장잠재력 확보를 위한 투자 지속 ② 일자리 창출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 체감형 R&D 지원 강화 ③ 창의적 인재양성 및 혁신시스템 구축 ④ 정부 R&D 투자 효율성의 획기적인 제고 등 4대 기본방향 아래, ① 중소ㆍ중견기업 육성 지원 ② 미래성장 기반 확충 ③ 공공기반 R&D 지원 강화 ④ 서비스 R&D 활성화 ⑤ 융합형 민ㆍ군 R&D 체계 구축 ⑥ 창조와 융합을 통한 과학기술혁신 및 인재양성 강화 ⑦ 전략적 국제협력 등 개방형 혁신체계 구축 등 7개 중점 추진분야와 ① 신규 R&D 사업 사전기획 강화 ② 계속사업 타당성 재검증 강화 ③ 융ㆍ복합연구 활성화 ④ 사업구조개편 ⑤ 유사ㆍ중복 방지 ⑥ 출연(연) 재정지원시스템 개선 등 6대 투자시스템 선진화 등을 제시하였다.
국가 과학기술정책은 기본적으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교육과학기술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등 정부 부처를 중심으로 기획ㆍ수립ㆍ실행되고 법률 및 예산과 관련해서는 국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치게 된다. 또한, 국가 과학기술정책의 효과적인 기획과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과학기술정책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도 존재한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Science and Technology Policy Institute)은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으로, 과학기술 활동 및 과학기술과 관련된 경제사회의 제반 문제를 연구 분석함으로써 국가 과학기술 정책의 수립과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함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과학기술ㆍ연구개발활동 및 기술혁신에 대한 조사 분석ㆍ연구 과학기술정책 대안 개발 및 기술경영전략 수립에 관한 연구 및 자문, 과학기술과 경제사회의 상호작용에 관한 학제적 연구, 과학기술의 지역협력, 국제협력 및 과학기술정책의 세계동향에 관한 조사 분석ㆍ연구, 정부ㆍ산업계ㆍ학계 및 외국기관과의 연구 및 공동 협력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포스텍 등의 이공계생들은 졸업 후 자신의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경우 연구소 및 기업에서 직접적인 연구개발 활동을 수행하는 연구자로서의 경로와 연구소를 제외한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는 경우로 나누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로 외에도 국가 전체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거나 실행하는 길도 존재한다. 특히 국가 과학기술정책은 이공계생들이 대학(원)에서 배운 과학기술에 대한 전공 지식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분야이나, 상대적으로 진출하는 이공계생들의 수는 적은 상황이다. 아울러 국가 과학기술정책은 국가 및 사회 전반에 대한 파급 효과가 매우 큰 영역으로 포스텍 등 이공계생들은 자신의 이공계 지식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정책을 통해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