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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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근배 / 기계 교수
  • 승인 2012.05.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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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기술에 이용되는 마이크로 관성 센서

며칠 전 북한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교란 전파로 인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이착륙하는 비행기의 위성항법장치(Global Positioning System: GPS)가 먹통이 되는 현상이 발생했지만, 다행히도 운행에는 차질이 없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비행기에 GPS뿐만 아니라 관성항법장치(Inertial Navigation System: INS)도 같이 내장되어있어서 위치 파악에 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INS는 초기에 원래 미사일의 유도 장치로 개발되었지만,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항공기, 차량, 함정 등 거의 모든 항체의 항법 장치와 각종 안정화 장치의 핵심 부품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INS는 GPS와 비교하여 여러 가지 차이점을 가진다. 지구를 공전하고 있는 위성의 신호를 수신하여 삼각 측량법으로 위치를 측정하는 GPS와 달리, INS는 관성 센서를 이용하여 자신의 위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GPS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지적되는 교란 전파 발생 시나 위성 전파가 닿지 않는 곳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해결되어 지형, 기상 상황의 영향 없이 독자적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또한 GPS에서 알 수 없는 항체의 자세나 고도 정보도 정확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무기 체계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센서에서 발생된 가속도와 각속도를 바탕으로 현재 위치를 역산하기 때문에 시간에 따른 오차 누적이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다수의 항법장치에서는 기본적으로 INS에서 얻은 값을 GPS로 보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INS의 성능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자이로스코프(Gyroscope, 이하 자이로)의 측정 정밀도이다. INS의 기본 동작 원리는 먼저 자이로에서측정된 항체의 회전 각속도를 적분하여 항체의 자세, 방향 등에 관계된 기준 좌표계를 설정하고, 이를 가속도계에서 얻은 이동 거리와 속도 등의 정보와 조합하여 중력 가속도를 보상하고 적분하는 과정을 통해 항체의 현재 상태를 알아내는 것이다. 따라서 정밀한 자이로의 성능을 확보하는 것은 곧 더욱 뛰어난 항법 장치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차세대 유도 무기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어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자이로의 성능은 보통 바이어스 안정도(bias stability)를 이용하여 나타낸다. INS에 요구되는 항법 장치로서의 목적에 적합한 자이로의 성능은 0.01 deg/hr 급으로, 1시간동안의 누적 오차가 0.01도 미만이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즉, 100km/h로 움직이는 항체의 위치를 1시간동안 적분하여 계산하였을 때, 최종 위치의 오차 범위가 약 100m미만이 되어야 한다.
INS에 이용되는 자이로는 높은 수준의 성능이 요구되기 때문에 기존의 항법, 유도, 제어 목적으로 사용되던 자이로는 반구형 자이로, 광섬유자이로, 링 레이저 자이로 등이다. 이러한 기계식/광학식 자이로들은 크기가 크고 가격이 매우 비싸며 운용 환경의 제한이 많기 때문에 향후 개발이 요구되는 차세대 무기체계에의 적용은 적합하지 않다.
차세대 무기 체계의 예로는 일반 포탄에 제어 장치를 부착하여 포탄의 자세 제어와 목표물 유도를 가능케 하여 정확성과 파괴력을 향상시키는 스마트 포탄, 사람이 정찰할 수 없는 곳의 정보 수집을 위한 초소형 무인 감시정찰기, 보병의 무장을 위한 미래 개인 병사체계 등이 있다. 이러한 목적에는 성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소형화 및 경량화된 자이로가 필요하지만, 기존의 자이로는 그 크기와 무게의 한계 때문에 활용이 불가능하여 다른 대안이 필요하게 됐다.
1980년대 이후 반도체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된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초소형 기계전자시스템)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의 진동형자이로를 MEMS 공정을 이용해 반도체 형태의 칩으로 구현하여 크기를 수 mm2 이하로 축소시킨 마이크로 자이로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 자이로는 MEMS 공정 기술로 자동화된 대량 생산이 가능하여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가격과 크기 문제로 사용되지 못했던 카메라, 자동차, 로봇, 게임기 등의 광범위한 영역의 일반 산업용으로도 응용이 가능해 손떨림 방지 및 모션 인식 등 많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 가능해졌다.
마이크로 스케일에서 기존 기계식 자이로와 같은 회전을 구현하는 것은 제작과 제어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대부분의 마이크로 자이로는  코리올리 효과(Coriolis effect)를 이용하여 각속도를 측정하기 위한 진동형 구조를 가진다.코리올리 효과는 회전하는 계 내에서 움직이는 물체가 진행 방향과 회전축에 모두 수직한 방향으로 가상의 힘(Fcoriolis=-2mv×Ω)을 받는 것처럼 작용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마이크로 자이로의 진동은 서로 수직한 2개의 자유도가 필요하다. 구동 모드(drive mode)라고 하는 자이로의 움직임을 만들어주기 위한 진동과, 측정 모드(sensing mode)라고 하는 인가된 각속도에 의한 코리올리 효과로 생기는 진동이 그것이다. MEMS 기술은 평면 기반 공정으로 2.5차원이라 불리며 수직으로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많은 마이크로 자이로에서는 x축과 y축 방향의 진동을 각각 구동과 측정 모드로 사용하여 z축 방향의 각속도를 측정하는 구조를 가진다.
진동형자이로의 구동과 측정에는 comb 전극을 사용한 정전기력 방식이 대표적으로 이용된다. 서로 맞물린 손가락과 같은 모양으로, 한 쪽은 고정되어 있고 다른 한 쪽은 움직일 수 있는 서스펜션 구조로 되어 있다. 전극 양 단에 전압차가 발생하면 정전기력에 의한 인력에 의해 한 쪽 전극이 이동하고, 진동형 구조의 공진 주파수에 맞게 전압을 입력해주면 자체 발진이 일어나게 된다. (구동 모드)이 때 각속도가 인가되면 코리올리 효과로 인한 힘이 발생하고, 이 힘은 측정 모드로의 진동을 발생시켜 측정축의 comb 전극에서 양 단의 전하량이 변화하고, 이를 회로적으로 신호 처리를 거쳐 최종 각속도 값이 출력되는 방식이다.
이러한 마이크로 자이로의 성능은 한계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현재까지 보고된 가장 좋은 성능은 약 1 deg/hr 정도로, 진동 구조의 한계성으로 더 이상 성능의 발전을 이루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에 항법 장치에는 아직 이용될 수 없고, 높은 정밀도가 필요하지 않은 비행체의 자세 제어나 일반 산업용으로 주로 이용된다. 군사적 목적으로는 성능 한계로 인해 주로 스마트 포탄의 제어 용도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포탄 발사 시의 충격이 수만 G(중력가속도)에 이르는 만큼 이를 견디고 구조를 안정되기 유지하기 위한 기술도 추가적으로 필요하여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의 마이크로 자이로 연구에서는 그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전기력은 거리에 반비례하는 특성을 가지므로 진동형 구조의 민감도를 위하여 전극 간격을 기존 공정 한계를 뛰어넘어 최대한 가깝게 제작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작은 진동으로도 큰 입출력 신호를 얻을 수 있게 하는 연구(Irvine Univ.)가 발표되었다. 또한 기존에 제어의 문제로 불가능할 것이라 여겨졌던 회전체의 세차 운동(precession)을 이용한 부양/회전 방식의 마이크로 자이로도 개발이 이루어져 현재 일본의 TOKIMEC 사에서 상용화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부양/회전 자이로는 기계적 움직임이 전혀 없기 때문에 약 0.1 deg/hr 정도로 진동형자이로보다 훨씬 더 정밀한 성능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Scale Effect 즉 작아지면서 특성이 더 나아지는 파라미터를 이용하여 소자를 제작하는 것이 MEMS 기술의 기본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마이크로 관성장치의 경우는 다른 기술로는 해결하기 힘든 ‘초소형’ 이라는 기술적/제품적 Needs에 의해 시도되어졌으며, 특성상 기존의 크고 무거운 관성항법장치를 대체 할 수는 없다는게 개발자들의 공통의견이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되는 새로운 마이크로/나노 제작기법 및  측정기법들을 보면 어쩌면 이것도 가능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든다. 정말 기술의 발전은 한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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