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기술
군사기술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2.05.23 16: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 안보로 이어지는 과학기술, 초소형 기계전자 시스템

현대 전쟁에는 온갖 첨단무기가 등장한다. 1991년 벌어졌던 걸프전쟁은 그 전까지 있었던 전쟁과는 양상이 달랐다. 압도적인 공군력과 미사일로 이라크의 주요시설을 파괴한 다국적군은 지상전을 개시한지 100시간 만에 전쟁을 종결하였다. 첨단 기술을 앞세운 무기 앞에는 많은 병력도 소용이 없었다.
군사력은 국가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다른 국가를 침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구성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그렇다. 그리고 걸프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군사력에서 과학기술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다. 사실이 이렇기에 우리나라 국방부는 2020년까지 국방비 대비 연구비 비율을 선진국 수준인 10 % 까지 늘려 우수 기술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기획에서는 국방력과 과학기술의 관계, 우리대학에서 연구한 국방과학기술 중 하나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과학 기술력과 국방력


첨단과학기술의 시대다. 100년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기술과 도구들이 하룻밤이 지나면 쏟아지는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러한 인류가 가지고 있는 첨단기술이 모여 있는 집합체 중 한 분야가 바로 군사과학기술 분야이다. 한 국가의 국방력을 결정짓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그 중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과학기술력이다.
역사적으로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하던 국가들은 당시 시대에 가장 뛰어난 과학 기술력을 가진 국가이기도 했다. 인류 최초로 철제 무기를 사용했던 히타이트 인들은 소아시아에 강력한 제국을 만들어 놓았다. ‘로마는 병참으로 이긴다’ 는 말을 만들어 냈을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로마인들 역시 대제국을 만들어 냈다. 13세기 세계에 태풍을 몰고 온 몽고는 어찌 보면 기술과는 거리가 멀어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몽고인들 역시 기술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칭기즈칸은 잔혹한 학살자로 유명했지만 기술자들의 목숨은 소중히 생각했다. 몽고는 이러한 기술자들의 힘으로 문명세계의 높은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20세기부터 독보적인 과학 기술력을 자랑하는 미국은 폭탄 단 두 개로 세계대전을 종결시켰고, 냉전시대를 거쳐 지금은 전 세계와 전쟁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를 되짚어 봐도 역시 이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가야의 전성기는 가야의 풍부한 철 자원과 철 제련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고려 말 최무선이 화약 제조법을 발견하여 왜구를 퇴치한 사례도 있다.
우수한 과학기술은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은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꾸기도 한다. 등자가 발명되고 중세 유럽 기사의 시대가 도래 했다. 이 후에도 화약이 만들어지고, 전차가 만들어지고, 정밀한 미사일, 나아가서는 강력한 핵무기까지 만들어지며 전쟁의 모습은 꾸준히 변해왔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군사력과 전쟁에 영향을 미치는 일방적인 관계만은 아니다. 우수한 무기를 만들고 군용기술을 만드는 과정에서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민간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우주에 대한 인간의 도전은 미사일 기술을 개발하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인터넷 또한 그 기원은 군사적 목적이었다. 원자력 발전소도 그 시초는 강력한 무기였다.
국방력이 한 나라의 국력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고,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휴전 중인 상태이므로 앞으로 국방과학기술의 중요성은 점점 강조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에 국방과학연구소를 설립하고 각종 기술을 개발해왔다. ‘전차의 능동 파괴 체계’,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자주포 인 ‘K9’, 3.5세대 전차로 앞으로 한국군의 주력 전차가 될 ’흑표전차(K2)’ 등등 많은 결과물들이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나왔다. 뿐만 아니라 민간 연구단체와의 연계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대학의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연구소에서 미세기술을 바탕으로 한 각종 군사과학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기술들이 개발되고 그로 인해 전쟁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할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국방력에 과학기술력이 미치는 힘은 어마어마하므로 꾸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손영섭 기자 ys9111@

 

국방 MEMS특화연구센터


국방 MEMS특화연구센터는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특화연구센터사업의 일환으로 우리대학의 국방 MEMS특화연구센터를 포함해 총 17개 연구센터가 운영된다. 국방특화연구센터사업은 방위사업청 주관의 사업으로 장기적이고 안정된 국방과학기술 개발과 인력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국방부가 1994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이 사업은 최첨단 무기체계의 원천 기술의 개발을 장기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영상정보, 비행체, 무인화 기술, 수중통신, 나노응용 기술 등을 연구 중이다.
국방 MEMS특화연구센터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2006년부터 9년간 총 118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미래 핵심전력인 최첨단 무기체계의 자체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반기술 연구와 전문 인력양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방 MEMS특화연구센터는 정보전자·정밀타격전이 될 미래 전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혁신적 군사기술을 개발하고 민군 보유의 공정 시설과 기술정보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첨단 무기체계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국방 MEMS특화연구센터는 그 이름에 나타나 있듯이, 최첨단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초소형전자기계시스템(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이하 MEMS)을 무기체계 개발에 응용하여 지능화ㆍ소형화된 첨단무기와 초소형 전투로봇·비행체 등의 초소형 무인 플랫폼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MEMS 기술은 소자 내에 기계, 전자, 광, 화학소자 등을 집적시켜 만든 초소형 칩에 다기능을 실장 시키는 것으로 저전력, 초소형, 고성능을 동시에 꾀할 수 있어 세계 각국의 기업과 연구소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이다. 우리대학 당국은 MEMS 기술의 연구 필요성을 인식하고 2001년에 초소형기계기술연구소를 개소했으며, 기계, 화공, 화학, 생명과학, 신소재 공학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킨 연구가 MEMS특화연구센터에서 지속해서 수행되고 있다.
국방 MEMS특화연구센터는 포항가속기연구소, 나노기술집적센터와 적극적으로 연계하여 국내 타 대학에서는 불가능한 다양한 초소형 MEMS 기술의 ‘노하우’를 최첨단 무기체계 개발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커다란 이점을 가지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