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의 미래를 위한 선택의 법칙
포스텍의 미래를 위한 선택의 법칙
  • .
  • 승인 2012.05.02 1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을 한다.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와 같은 간단한 선택부터 어떤 직업을 택할 것인가, 누구와 결혼을 할 것인가와 같은 중요한 결정까지, 어떻게 보면 우리 인생은 연속되는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의 모임이다. 우리 포스테키안들이 몸담고 있는 포스텍에서도 선택의 중요성은 마찬가지이다. 포스텍의 성공 이유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연구중심 대학, 소수정예 교육, 풍부한 시설투자 같은 설립 초기의 현명한 선택은 포스텍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었다. 과거의 선택이 오늘의 포스텍을 결정한 것처럼, 현재의 선택은 미래를 좌우하는 법. 포스텍의 미래는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지금까지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포스텍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의 기준과 법칙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첫 번째 법칙은 미래에 대한 심사숙고이다. 2009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됐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20여 개 국에서 출간된 “10-10-10”이라는 책이 있다. 결정의 순간에 10분 후, 10개월 후, 10년 후를 상상해 보면 선택이 명확해진다는 내용이다. 대학에서는 많은 일들이 학기단위로 진행되고, 교육은 백년대계이어야 하므로 6개월, 6년, 60년 후를 예상하는 6-6-60을 고려해볼 수 있다. 포스텍의 중요한 결정들에 6-6-60을 적용하여 현재의 결정이 6개월, 6년, 60년 후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 것인가를 고려한다면 눈앞의 목표보다는 발전된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발표되는 대학평가 순위를 높이기 위한 정책이라면, 그 정책이 6년, 60년 후에 돌아보더라도 대학발전에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미래를 결정하는 장기적인 정책들은 합리적으로 분석된 6개월, 6년, 60년 후 포스텍의 청사진과 함께 기획되어야 한다.
두 번째 법칙은 가치관과 비전의 실천이다. 자신만의 가치관이 없으면 매사에 흔들리기 쉽고, 비전이 없으면 자신만의 미래가 없다. 모든 어려운 결정들에서 가능한 대안들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각각의 안이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어떤 안도 다른 안을 압도하는 장점이 없기 때문에 선택이 어려운 것이다. 이런 경우에 자신만의 가치관과 비전을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따져 보면 의외로 선택이 쉬워진다. 결국 선택의 문제는 가치관과 비전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포스텍은 개교 이래로 소수의 영재를 모아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하여 국가와 인류에 봉사하는 것을 건학이념으로 하고 있다. 개교 20주년을 맞은 2006년에는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POSTECH 비전 2020’을 대내외에 선포하였다. 포스텍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건학이념과 비전에 대한 포스테키안들의 공감대가 더욱 강력히 형성되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요 정책들이 결정되어야 한다.
세 번째 법칙은 행복추구와 자기만족이다.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방향이어야 한다. 선택에 있어서 자기만족의 중요성은 지속가능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간의 의지는 놀라운 것이어서 때로는 엄청난 것을 이루기도 하지만, 무리한 노력은 결국 인내의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 모든 결정의 중심에는 자신이 있어야 하며, 자신이 그 결정에 대한 결과들을 오랫동안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결정은 지속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포스텍의 중요 정책들은 포스테키안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행복하지 못하면 결국 그 조직은 생명력을 잃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불가능하게 된다. 포스텍이 세계 수준의 대학이 되려면 포스테키안들이 그 수준에 맞게 행복하고 만족해야 한다. 이러한 자기만족은 기본적인 복지혜택을 바탕으로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신바람 나는 분위기에서 가능하다.
포스테키안에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학생들은 대부분 20대 청춘이다. 포스텍도 올해로 개교 26주년을 맞는 청춘의 시대라 할 수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에도 나오듯이 청춘은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하지만, 동시에 그것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다. 위에서 언급한 선택의 법칙들은 포스텍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6-6-60을 바탕으로 학업, 진로, 취업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고 자신만의 가치관과 비전을 빨리 확립한 위에서 인생의 고민거리를 줄이고 미래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주위의 기대보다는 본인이 만족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앞으로도 포스테키안들과 포스텍이 현명한 선택들을 꾸준히 해나간다면 우리의 발전된 미래는 시나브로 우리 곁에 와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