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중심축제, 포항시대학연합축제 vs. 형산동아리문화제
동아리중심축제, 포항시대학연합축제 vs. 형산동아리문화제
  • 이재윤 기자
  • 승인 2012.04.1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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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은 연례적으로 세 개의 학생축제를 개최되며 매번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행사를 주관한다. △2월 중 학부 신입생 환영행사 ‘새내기새배움터’, △5월 중 학교 대표축제 ‘해맞이한마당’, △9월 중 대학 간 교류행사인 ‘포스텍-카이스트 학생대제전’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더불어 11월 중에는 동아리연합회가 주최하는 ‘형산동아리문화제(이하 형산제)’가  개최되어 각 동아리별 공연ㆍ전시회ㆍ이벤트 등이 일주일 간 진행된다.
그러나 2007년부터는 포항시대학연합(포스텍-한동대-선린대)이 10월 중 포항시대학연합축제(Passion of Pohang, 이하 POP)를 개최하게 됐으며, 서로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두 행사를 준비하기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형산제는 점차 침체되어, 작년까지는 11월 중 동아리행사 일정 관리와 일부 지원에 그치고 있다. 매년 POP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 대학의 의견 조율과 소통이 난항을 겪고 있으며, 우리대학 학생들의 실질적인 축제 참여도는 저조한 편이라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한편 올해 업무를 수행하는 제26대 동아리연합회(이하 동연)는 현재 인원이 적고 활동이 저조한 동아리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동아리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2008년 이후로 퇴색되었던 형산제를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따라서 서로 비슷한 시기에 개최될 두 축제를 비교하여 평가하고 두 축제의 개최여부를 각각 결정하자는 의견이 학생사회의 도마 위로 오르게 됐다.
 이에 지난 4일 자치단체 생각나눔은 정보통신연구소 중강당에서 ‘동아리 중심축제 열린토론회’를 개최하여 의견을 수렴하고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나 참석인원이 30여 명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2부에 걸쳐 진행된 열린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포항시대학연합축제 개최 여부에 대한 논의
1부와 2부로 나누어 개최된 작년도 POP 중 동아리중심축제의 성격을 갖는 행사는 제2부인 ‘the 젊음, 대학생 거리로 나가다’였으며, 포항시 예산 2,000만 원에 세 대학에서 각각 700만 원을 지원하여 총 예산 4,000만 원으로 진행됐다. 각 대학 캠퍼스에서 번갈아 개최하던 행사 장소를 포항시내 육거리로 옮겨 대학생들의 무대를 선보인 결과 다수의 포항 시민들이 행사에 참여해 성황을 이뤘고, 포항 소재 대학 사이의 교류 및 지역 사회와의 교감이라는 목표 또한 어느 정도 성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작년 POP는 행사 준비를 위해 세 대학에서 모인 기획단이 20명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인력이 부족했으며, 8월이라는 늦은 시기에 기획을 시작했기에 진행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기획사가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공연팀에 대한 지원이 부실했고 전체 행사에 대한 사전 홍보 및 사후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작년도 행사 평가에서 외면 받은 선린대는 올해 POP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질적인 축제의 콘텐츠를 생산하게 될 동아리 대표자들의 의견도 엇갈렸다. 공연동아리 분과에서는 POP가 시민들에게 공연을 선보일 새로운 기회라고 보는인 반면, 취미ㆍ학술ㆍ전시동아리 분과에서는 거리에서 진행할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하기 부담스럽고, 동아리의 특색을 살리기도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도 학기 중 포항시내에서 개최되는 축제는 교내에서 개최되는 다른 행사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며, 행사가 하루에 그쳐 아쉽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형산동아리문화제 기획에 대한 심의
한편, 동연은 교내 동아리중심축제인 형산제를 올해 11월 중에 3일간 개최하여 활동이 침체된 다수의 동아리들을 활성화하고, 기존 동아리들의 2학기 행사를 더욱 활발하게 지원할 계획을 발표했다. 학생회비 600만 원, 동아리등록금 400만 원을 비롯하여 추가 교비지원 및 외부업체 후원 등의 재원을 확보하여 학내 최대 축제인 해맞이한마당 못지않은 행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연분과 측은 동아리 공연이 짧은 행사기간 밀집된다면 준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으며 동연 측은 합동공연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전시ㆍ취미ㆍ학술분과 동아리 대표자들은 POP와는 달리 교내에서 개최되는 행사이므로 각 동아리들의 문화를 살린 콘텐츠를 생산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용이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형산제가 진행될 기간은 해맞이한마당과 달리 학사휴강이 없고, 다수의 학생들이 참여해야 할 당위성이 없어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2박 3일간 모든 동아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도 부족할 뿐더러, 동아리 등록금이나 외부 후원업체 등의 한시적인 재원을 매년 같은 규모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2부에 걸쳐 POP와 형산제 각각에 대한 평가가 위와 같이 이뤄진 후, 두 축제 중 어떤 행사를 개최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으나 참석자들의 입장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여기에 올해에는 두 축제를 모두 개최하기에는 예산과 여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총학생회장단의 견해에 따라 두 축제 중 하나는 개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열린토론회 이후, 지난 10일 동연은 동아리대표자회의를 개최하여 두 축제의 개최 여부에 대한 각 동아리 회장의 의견을 재차 수렴했다. 총학생회 대표자운영위원회는 이와 같은 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두 축제의 개최 여부를 각각 의결할 예정이며, 오는 5월 중 열리는 제2차 전체학생대의원회의에서 이에 대한 최종 심사가 이뤄지게 된다.
최근 동아리 활동인원이 일부 동아리에 집중되고 있으며, 인원 부족으로 활동이 저조해지거나 해산하는 동아리가 늘고 있는 경향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산하는 추세를 막을 수는 없으나, 학교와 학생의 역사를 담아온 동아리가 사라져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POP와 형산제 모두 개최 배경과 성격에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대학만의 ‘동아리 문화’를 담아낼 좋은 기회인만큼 진정한 ‘대학생 동아리 문화’를 꽃피울 장이 펼쳐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