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인터넷 커뮤니티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
  • 허선영 기자
  • 승인 2012.04.1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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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인터넷 커뮤니티의 발자취와 현주소

1990년대 초반 인터넷이 우리나라에 보급된 이후로 우리대학에도 인터넷을 이용한 커뮤니티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1993년에 개설된 PosB를 필두로 이슬비나 Lion과 Poppy 같은 학과ㆍ분반커뮤니티들이 속속 들어섰다. 또한, 총학생회에서도 교내 소통을 활성화하고자 Union이나 PoU등의 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러한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약 20년의 세월 동안 우리대학 학우들의 소통의 장 역할을 해내며 우리대학의 사회ㆍ문화를 형성하는데 이바지했다.
이렇게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가 우리대학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만큼, 이전에는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가 잠시 문을 닫는 일이 생기면 많은 사람들이 금단현상에 허덕이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PosB나 이슬비 등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에서 솟아나고 있다. 실제로 2012학번 새내기에게 PosB나 이슬비에 대해서 물어보면, 자주 이용하는 학우들은 드물다. 요즘은 주변에서 PosB 보드에 글을 올리기 보다는 페이스북(facebook)에서 친구들의 담벼락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포항공대신문은 이러한 세태의 변화를 인식하고,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의 역사와 실태 그리고 이러한 실태의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우리대학 내의 인터넷 커뮤니티 역사는 1993년 만들어진 ‘PosB’(당시 ‘후남이네’)로부터 이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PosB는 전산과에 재학 중이었던 홍영수 동문이 개인적인 목적으로 개설한 조그만 사설 BBS이었으나, 1995년부터 총동창회 공식 BBS로 인정받으면서 가입자가 급증하게 됐다. 이어 2000년 전후로 컴퓨터공학과 BBS인 ‘Lion’, 학생생활연구소에서 운영했던 ‘Green BBS’, 최초로 개인 보드를 제공했던 ‘말림비’가 생겨났다. 2000년 말에는 PosB 하드디스크 도난 사건으로 PosB에 편중됐던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반성이 이뤄졌고, 이후 교내에 다양한 BBS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슬비는 2003년 해킹 사건으로 말림비가 문을 닫은 후 말림비와 유사한 형태로 개설됐다. 이 밖에도 2009년 제23대 총학생회에서 다양한 정보 전달과 학우들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제작한 ‘PoU’ 등이 있다.
이러한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가 대학 정책 행정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을 수 있으나, 교내의 사회ㆍ문화에 끼치는 영향은 실로 적지 않았다. 명실상부한 우리대학 최대의 사설 BBS인 PosB는 발족 이후 우리대학 학우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어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이슬비나 과ㆍ분반 커뮤니티 또한 각자의 색깔에 맞는 독특한 커뮤니티를 이루었다. 2005년에 발행된 포항공대신문 제228호의 설문에서는 ‘평소 가장 자주 보거나 의견을 개진하는 등 활발히 이용하는 매체’와 ‘학내 여론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매체’에 PosB, 분반 게시판 등의 ‘비공식 게시판’이 80% 이상의 높은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PosB, 이슬비, 과ㆍ분반 커뮤니티를 비롯한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가 과거에 비해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PosB의 경우에는 관계자에 따른 통계와 2005년도 통계를 비교해보면 동 시간대 접속자 수는 80~130명 정도,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3,000~3,500명 정도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점은 로그인 접속자의 고학번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2012년 4월 4일 21시경에 동 시간대 접속자 수를 분석해본 결과 총 접속자 130명 중 로그인 접속자는 55명이었고, 이 중에 △연구원 1명 △2008학번 이상 36명 △2009학번 7명 △2010학번 6명 △2011학번 3명 △2012학번이 2명이었다. 비록 비로그인 접속자(guest)를 제외한 결과이나 PosB는 로그인 상태에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므로 실제 활동자의 대부분은 고학번 학우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앞으로 점점 신입생들의 활동 비율이 감소한다면, 몇 년 후에는 PosB가 더는 교내 소통의 장 역할을 해내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슬비나 다른 분반ㆍ과 커뮤니티도 구체적인 자료를 얻기 힘드나 비슷한 상황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슬비 같은 경우에는 VT 기반 서비스로 Web 기반 서비스보다 접근성이 떨어져, 신입생들은 이슬비를 활발히 이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2009년 만들어진 모 분반 커뮤니티 사이트 또한 대부분의 게시판에 공지 이외의 친목 글이 올라오지 않은 지 두 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컴퓨터공학과 커뮤니티 Lion의 경우도 몇 번의 부활을 거쳤으나, 사용자가 많지 않아 지금은 컴퓨터공학과 Wiki 사이트로 개편된 상태다.
위와 같은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 실태의 주요 원인으로는 ‘다른 소통 매개체의 등장’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대부분 개인에 의해 운영되어 지속적인 관리가 어렵다는 점도 상당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서버를 유지하는 데에도 비용이 들뿐만 아니라, 서버가 고장 나 자료가 손상된 경우에 복구가 매우 힘들다.
이슬비의 경우에도 2010년경 서버의 파일시스템이 손상되어 기존의 글들이 모조리 사라지는 일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이슬비는 잠시 공백 기간을 가진 뒤 새로운 서버로 이전했으나 정상적인 복구는 이뤄지지 못했다. 예외적인 경우로 PosB는 2000년과 2009년에 하드디스크를 도난 맞기도 했다. 이와 같은 사건들은 학우들의 소통 불편에서부터 수년간 쌓아왔던 정보의 손실까지 큰 피해를 불러일으키지만, 현실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는 20년 가까이 우리대학의 문화와 여론 형성에 한 부분을 담당해왔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가 이 역할을 많이 대체하고 있지만, 꼭 이를 부정적인 방향의 변화라고는 단정 지을 수 없다. 오히려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전보다 더욱 빠르고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산 역사를 담고 있으며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의 실태에 안타까움을 느끼는 학우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교내 인터넷 커뮤니티가 가파른 내리막길에 들어설지, 오르막길에 들어설지는 학우들의 관심과 운영진의 노력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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