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코믹스와 마블 유니버스
마블 코믹스와 마블 유니버스
  • 이승훈 객원기자
  • 승인 2012.04.1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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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만화계 변화의 중심, 마블 코믹스

그러니까 난데없이 왜 ‘마블 코믹스’냐는 이야기다. 남자라는 동물들이 그렇다. 초등학생 때 드래곤볼을 보며 열광하고 고등학생 때 드래곤볼을 다시 보며 열광하고 대학생 때 다시 드래곤볼을 보며 열광하는 남자라는 동물들은 언제나 영웅물 혹은 만화들에 매료되어 있다. 그런 대부분의 남자들이 한때 미쳐있었던, ‘드래곤볼’의 명성이 무색하게도, 영화화된 ‘드래곤볼’은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모두 외면받았다. 제목답게 ‘마블코믹스’ 이야기를 하지 않고 ‘드래곤볼’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이상하겠지만 정말 이상한 것은 국내 관객에게 익숙한 일본만화를 영화화한 작품이 맥없이 떨어져 나간 판국에 국내 인지도가 제로에 가까웠던 미국 코믹스, 그것도 기존에 알고 있던 ‘슈퍼맨’, ‘배트맨’으로 이루어진 DC코믹스가 아니라 마블 코믹스의 ‘아이언맨’, ‘토르’라는 이름들이 어느새 한국에 자연스럽게 정착하여 수많은 사람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익숙한, 대체 ‘마블’은 어떤 곳인가.


 마블 코믹스


마블 코믹스는 영웅물을 주로 출판하는 미국의 만화 출판사이다. 대표작으로는 다들 알다시피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이 있으며 라이벌 격이라고 생각되는 DC코믹스와의 차이는 DC코믹스의 영웅들에 비해 캐릭터 자체의 특성이 강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1930년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이 발생했던 이 시기에는 슈퍼맨과 배트맨 같은 ‘절대악을 물리치는 영웅’이라는 단순이분법적인 슈퍼히어로가 인기를 끌었으며 이 시기를 이끌었던 것이 DC의 영웅들이다. 캐릭터 자체의 특성보다는 ‘권선징악’의 스토리에 중심이 실렸던 것이 DC코믹스의 특징이며 영화화되면서 캐릭터가 재해석된 ‘배트맨 : 다크나이트’의 경우도 있으니 지금은 이 차이가 조금은 모호해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헐크’등의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여전히 마블코믹스의 히어로들이 좀 더 짙은 캐릭터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상품 유형을 전개시킨다는 ‘원 소스 멀티 유즈’는 만화 콘텐츠에도 적용되는 방식이다. 오락실에서 봤었던 ‘Capcom vs Marvel’처럼 이미 게임화는 진행되어온 것에 반해, 영화화는 상대적으로 늦어, 2000년에 ‘엑스맨’을 시작으로 스파이더맨, 데어데블 등의 영화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마블 코믹스영화의 부흥은 2008년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아이언맨’의 개봉 이후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왜 마블 코믹스는 마블 스튜디오라는 회사를 차린 것인가?” 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다. 우선 마블코믹스가 소니픽쳐스에 영화화 판권을 넘긴 ‘스파이더맨’시리즈가 대흥행하여 25억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인 반면, 마블코믹스는 단지 6200만 달러의 수익밖에 가지지 못했다. 이에 영화의 각본, 즉 ‘원 소스’를 가지고 있는 마블 코믹스는 직접 ‘멀티 유즈’ 방식을 운영해 모든 수익을 가져가겠다는 야심으로 ‘마블 스튜디오’를 설립하여 직접 영화화를 하기 시작했으며, 그 이후 나온 첫 영화가 바로 우리가 본 ‘아이언맨’이다.

마블 코믹스는 영웅물을 주로 출판하는 미국의 만화 출판사이다. 대표작으로는 다들 알다시피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등이 있으며 라이벌 격이라고 생각되는 DC코믹스와의 차이는 DC코믹스의 영웅들에 비해 캐릭터 자체의 특성이 강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1930년대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이 발생했던 이 시기에는 슈퍼맨과 배트맨 같은 ‘절대악을 물리치는 영웅’이라는 단순이분법적인 슈퍼히어로가 인기를 끌었으며 이 시기를 이끌었던 것이 DC의 영웅들이다. 캐릭터 자체의 특성보다는 ‘권선징악’의 스토리에 중심이 실렸던 것이 DC코믹스의 특징이며 영화화되면서 캐릭터가 재해석된 ‘배트맨 : 다크나이트’의 경우도 있으니 지금은 이 차이가 조금은 모호해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으나,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헐크’등의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여전히 마블코믹스의 히어로들이 좀 더 짙은 캐릭터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상품 유형을 전개시킨다는 ‘원 소스 멀티 유즈’는 만화 콘텐츠에도 적용되는 방식이다. 오락실에서 봤었던 ‘Capcom vs Marvel’처럼 이미 게임화는 진행되어온 것에 반해, 영화화는 상대적으로 늦어, 2000년에 ‘엑스맨’을 시작으로 스파이더맨, 데어데블 등의 영화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마블 코믹스영화의 부흥은 2008년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아이언맨’의 개봉 이후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그렇다면 여기서, “왜 마블 코믹스는 마블 스튜디오라는 회사를 차린 것인가?” 라는 질문이 생길 수 있다. 우선 마블코믹스가 소니픽쳐스에 영화화 판권을 넘긴 ‘스파이더맨’시리즈가 대흥행하여 25억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인 반면, 마블코믹스는 단지 6200만 달러의 수익밖에 가지지 못했다. 이에 영화의 각본, 즉 ‘원 소스’를 가지고 있는 마블 코믹스는 직접 ‘멀티 유즈’ 방식을 운영해 모든 수익을 가져가겠다는 야심으로 ‘마블 스튜디오’를 설립하여 직접 영화화를 하기 시작했으며, 그 이후 나온 첫 영화가 바로 우리가 본 ‘아이언맨’이다.


마블 유니버스


이미 영화화된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 외에도 ‘마블 유니버스’에는 수많은 캐릭터가 존재한다. 마블 유니버스 내의 캐릭터들이 서로 다른 작품에 출연하기도 하는 등의 방식으로 많은 히어로들이 이어져 하나의 역사를 갖게 된 세계관을 ‘유니버스’라고 칭하는데, 영화화 과정에서 히어로들이 모두 이어져 있는 상황은 아니며, 크게 ‘엑스맨’, ‘어벤저스’ 그리고 ‘스파이더맨’으로 나뉘게 된다. 마블 코믹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하는 질문은 ‘왜 어벤저스에는 스파이더맨이 안 나오나? 왜 분리되어 있나?’와 같은 것인데, 이렇게 나뉘어져 있는 것은 마블 코믹스의 의도가 아닌 영화화 판권의 문제 때문이다. 스파이더맨의 영화화 판권은 소니픽쳐스에, 엑스맨의 판권은 20세기폭스에 있는 한, 아마  마블 코믹스 영화의 세 가지 중심축이 함께 등장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물론 이 세 회사가 서로 일정을 조절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마블 코믹스는 오히려 ‘어벤저스’의 영화세계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DC코믹스의 경우 영화화 판권이 모두 워너브라더스에 있기 때문에 DC코믹스는 손쉽게 영화상에서 DC유니버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배트맨은 이미 독자적인 길을 구축했고, 최근 개봉한 ‘그린랜턴’이 관객몰이에 실패한 것으로 미루어봤을 때, 이 DC유니버스가 영화상에서 언제쯤 마블과 나란히 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인 상황이다. 


프리퀄, 시퀄 그리고 스핀오프


‘엑스맨’은 세 편의 시리즈를 종결하고, 자비에 박사와 매그니토의 과거를 다루는 프리퀄을 선보이며 엑스맨 시리즈를 리부트 했다. 동시에 스파이더맨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라는 리부트를 시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어벤저스’는 앞의 두 영화와는 다르게 시간적인 순서로 진행되지 않는다. 기존의 다른 영화들, 터미네이터 1, 2, 3처럼 영화가 시간적인 순서로 진행되거나 과거의 사건을 다루기 위해 프리퀄, 미래의 사건을 다루기 위해 시퀄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과 다르게, ‘어벤저스’의 세계는 프리퀄, 시퀄, 스핀오프가 뒤섞인 채로 거대한 ‘마블 유니버스’의 조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블코믹스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캐릭터들을 영화화할지는 모르겠지만, 만화책에 집중하던 시절 하나의 영웅 시리즈를 통해 팬을 모으고 하나의 세계를 구축한 다음, 그 다음에나 기존의 다른 캐릭터 스토리와 융합을 했던 것처럼, 마블코믹스는 시간의 순서를 따르지 않고 캐릭터 자체에 초점을 맞춰서 다른 캐릭터와 스토리를 융합시켜 진행하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영화 제작 방식을 따르고 있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라는 말처럼 시간의 순서에 따른 속편 제작은 관객들로부터 소재 자체의 재미를 끌지는 못한다. 마블코믹스는 이 시간의 순서를 무시하고 철저하게 캐릭터 중심으로 판을 새로 짬으로써 이미 익숙해진 캐릭터들의 융합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미끼를 던진다. 본편 크레딧 뒤에 숨겨진 ‘이스터 에그’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에 대해 치밀한 복선을 깔아놓았던 것처럼 어쩌면 마블의 모든 영화는 다음 영화를 위한 예고편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면 어떠냐고 생각한다. ‘아이언맨’이 영화상에서 마블 유니버스의 구축을 향한 시발점에 지나지 않았더라도, ‘아이언맨’은 충분히 재미있고, 앞으로 나올 많은 영화들이 꾸준히 관객들에게 새로운 미끼를 던지며 ‘마블 유니버스’의 빈 칸들을 채워나간다면 그 자체로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용어 설명


리부트(reboot) : 이미 존재하는 영화를 가져와 중심 이야기와 캐릭터는 그대로 둔 채 배우와 감독만 바꾸어 ‘다시 만드는 것’
스핀오프(spin-off) : 이전에 발표되었던 드라마, 영화, 책 등의 등장인물이나 상황에 기초하여 새로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
마블 유니버스 : 마블 사의 히어로들이 서로 이어져 있는 하나의 역사, 세계관을 ‘유니버스’라고 칭한다. 마블 사의 유니버스를 ‘마블 유니버스’, DC 코믹스의 유니버스를 ‘DC 유니버스’라고 부른다.
프리퀄(prequel) : (유명한 책-영화에 나온 내용과 관련하여) 그 이전의 일을 다룬 속편
시퀄(sequel) : 후속편, 전편의 주연배우가 재등장하는 영화의 후속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