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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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영섭 기자
  • 승인 2012.04.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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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의식과 역사교육
내일 포항에 미사일이 떨어진다면? 독자들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기자 본인은 이런 생각을 자주 해본다. ‘지금 당장 전쟁이 일어나면 나는 어떻게 해야 되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당연한 고민이고 모두들 한 번씩은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모두들 귀에 익히 들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이고, 휴전 중이며, 한반도는 국제적으로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하나이다. 하지만 단순히 사실을 아는 것과 이를 바탕으로 안보의식을 가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10대, 20대의 안보의식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사실은 꽤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문제이다.
올바른 안보의식은 올바른 역사교육을 바탕으로 한다. 역사를 바로 알고 그것을 되새겨 보면 자연히 생기는 것이 안보의식이라고 본다. 사실 우리나라의 역사교육이 형편없다는 사실 또한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문제이다. 2006년에 처음 실시되었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중고교급 수준인 3~4급 시험의 합격률이 각각 45.71%, 31.73%였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이 시험에서 오답율이 높았던 부분은 근대 이후 일제시대 관련 문제들이었는데, 우리가 가장 곱씹어야할 역사를 국민들이 이렇게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것이다.
이공계 대학인 우리대학의 사정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학생이 이공계 중심으로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교육구조가 그 원인일 것이다. 만약 학부생들이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본다면 합격률이 어느 정도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다. 국사가 필수과목이 되었고 전문연구요원이 되기 위한 조건 중에 한국사검정능력시험이 포함되어 있는 등 예전부터 사회 전반에서 조그마한 노력들이 있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이룰 때 올바른 안보의식도 완성이 될 것이다.
우리는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살아야한다. 21세기에 들어서만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의 크고 작은 충돌이 있었다. 평화는 맨손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유명한 중립국 스위스는 중립국이라는 지위를 끊임없는 노력으로 인정받았다. 스위스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들의 평화는 그들의 피와 땀의 결과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쉽게 알 수 있다.
우리대학 학생들의 현역복무 비율은 현저히 낮다. 상당수의 대한민국 남자들이 안보의식을 가지게 되는 가장 큰 계기가 군대인데 우리대학 학생들은 그 기회를 접하는 비율도 매우 낮다. 최근 인문학 교육이 강화되고 있지만 그 중 역사항목 비중이 매우 적어 보이는 것도 걱정이다.
지금 우리가 큰 탈 없이 무사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은 과거를 걸어왔던 사람들의 공이다. 앞으로 우리도 그 길을 걸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