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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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훈 기자
  • 승인 2012.03.2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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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꿈을 꾸다 in 삼국지' 의 작가, 너와같은꿈(필명)

- 온라인에서 작품을 연재하게 된 동기는.
평소 삼국지나 동양고전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글들이 올라오면 관심 있게 보는 편이었지만, 마음에 드는 글이 없었다. 조아라의 삼국지 완결물 중 <교당출려> 같은 좋은 글도 있지만 엄밀히 따져 <교당출려>도 연의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지라 연의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밋밋한 구석이 있었다. 삼국지의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삼국지의 인물들을 다른 의미에서 해석 해 보고 싶었다. '같은 꿈을 꾸다 in 삼국지'는 그렇게 시작됐다.


- 온라인 연재에서 출판에까지 이르려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
나 같은 경우는 연재를 하다가 조금씩 글이 알려지면서 조아라를 비롯한 몇몇 출판사에서 컨택을 받았다. 대부분의 경우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장르문학 출판사의 현실이 대여점에 치중하는 것이 사실이다 보니 제 글이 대여점에 나가서 취향에 맞지 않아 조기종결 될 것을 우려했다. 제 뜻과 가장 부합했던 조아라와 손을 잡게 되었는데, 보통 종이책을 거쳐 전자책으로 가는 루트를 거친다면 나는 그 반대로 전자책을 거쳐 종이책으로 가는 방향이다.


- 전업 작가로 진로를 잡으실 의향이 있으신가.
지금 내 직업은 카드 제조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30대 직장인이다. 외근이 잦은 편이라 이동 시간에 주로 상상을 하며 글에 대한 줄거리를 얻는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은 글을 쓰면서 한계에 도전하는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였다. 만약 전업이 된다면 지금처럼 즐거움을 찾기 위해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다. 회사 생활에 충실하며 글을 쓰는 것은 취미 활동으로 남길 생각이다.


- 문피아/조아라 등과 같은 연재 사이트에서 앞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점이 있다면.
조아라는 유료 연재를 도입하고 있고, 문피아는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 장르 문학의 쌍두마차가 바람직한 경쟁을 통해 유료 연재의 질적 상승을 일으킨다면 지금 장르 시장이 황폐화된 원인을 끊어낼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할 수 있다. 조아라는 문피아의 커뮤니티를 배우고, 문피아는 조아라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발빠른 시도를 배운다면 이상적인 장르문학 사이트의 본을 보일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3월 15일부로 한미 FTA가 발효되면 저작권에 대한 권리가 한층 강화된다. 인터넷에 판을 치는 불법 스캔본에 대한 문제는 지금 당장은 큰 이슈가 될 수 없을지언정 언제고 사회적 이슈가 되어 불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인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사건이 터지리라 생각한다. 조아라와 문피아는 그때를 대비하며 질 높은 작품을 수용하고 경쟁시킬 준비를 해야 한다. 질 높은 작품이 장르문학을 선도하고 개성 넘치는 글들이 그 뒤를 따라간다면 2000년도 초에 일어났던 장르문학의 부흥은 다시 이뤄질 것이다.


- 연재한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연재하고 있는 '같은 꿈을 꾸다 in 삼국지'가 가장 사랑을 많이 받고 있으며, 내 뜻을 온전히 반영한 결과물이다. 지금과 같이 각박하고 혼란스러운 정체성이 뒤섞여 있는 현대에서 우리가 지향해야할 윤리와 정치관은 무엇인가를 그려보고자 했다. 생각보다 호응을 많이 해주셔서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그저 행복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