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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어강의 정책 재검토되어야 한다
[316호] 2012년 03월 07일 (수) . .
우리 대학은 국제화 정책의 일환으로 2010년 영어강의를 실시하였다. 2010년 이전에도 교수들이 원하는 경우 영어강의가 진행되었고 이를 장려하기 위해 인센티브가 지급된 적이 있었다. 2010년 이전까지 실시된 영어강의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면 대체로 영어강의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2004년과 2008년의 교육개발센터 조사에 의하면 설문에 참여한 교수와 학생의 대다수가 영어강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영어강의가 시행된 2010년 8월 교수와 학부, 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인터뷰 결과에 따르면 응답 학생의 70%, 교수의 60%가 영어강의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010년 설문조사에서 영어강의에 대해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 것은 영어강의가 전면적으로 시행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영어강의는 지식 전달 및 강의 내용 이해도에 있어서 한국어 강의보다 효과적이지 못하다. 설문조사와 인터뷰 결과에 따르면 한국어로 강의했을 때의 지식 전달 및 이해도를 ‘100’으로 봤을 때, 영어 강의는 ‘70’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영어강의에서는 적극적인 질문과 활발한 토론을 기대하기 어렵다. 효과적인 강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질문과 토론이 필수적인데, 영어강의에서는 학생들의 영어능력 부족으로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교수의 영어구사능력 부족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영어강의는 지식 전달 차원에서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강의 중에 일어나는 교수와 학생 간의 교감을 어렵게 한다. 영어강의를 하게 되면 교수의 인생 경험이나 삶의 지혜와 같은 지식 못지않게 중요한 내용을 전달하기 쉽지 않다. 이렇게 되면 대학교육의 중요한 목표의 하나인 인성교육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물론 외국인 교수 및 학생 유치, 대학의 국제화, 대학평가에서의 유리한 고지 선점과 같은 영어강의의 순기능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영어강의는 득보다 실이 많다. 그렇다면 대학은 영어강의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시키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우선, 영어강의를 교수 자율에 맡겨야 한다. 과거 조사에서도 드러났듯이, 선택적 영어강의가 시행되었을 경우에는 강의 만족도와 교육적 효과가 아주 높았다. 반면 영어강의가 전면적으로 시행된 후의 그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훨씬 지배적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교수와 학생의 영어구사능력이 뛰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수의 영어구사능력이 강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높고, 학생도 그에 상응하는 수준의 영어구사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지식 전달 외에 학생들의 영어능력 향상과 같은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수들과 학생들의 영어구사능력을 단기간 내에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없다. 따라서 교수 개개인의 영어구사능력, 영어강의에 대한 인식, 교육 철학 등을 종합하여 영어강의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  
또한, 영어강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영어강의 경험이 부족하거나 혹은 자신의 영어강의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원하는 교수들에게 강의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영어구사능력 향상을 원하는 교수들이 원하는 시간에 개인 교습을 받을 수 있는 원어민 튜토링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영어구사능력 향상을 위한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대학에서 운영 중인 영어인증제를 강화하여 효과적인 영어습득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현재 S/U 시스템은 학생들의 영어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S 취득의 기준선을 현재 85%에서 90%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재학 중 영어권 대학 단기 유학을 의무화하는 것도 학생들의 영어구사능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이제 우리 대학은 영어강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공표하여야 한다. 전공 과목 100% 영어강의를 고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비교육적이다. 대학의 대승적인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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