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오름돌] 배가 산으로 갈지언정 혼자선 못 끈다
[78오름돌] 배가 산으로 갈지언정 혼자선 못 끈다
  • 강명훈 기자
  • 승인 2012.02.10 16: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친가에서 명절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중 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 선거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원총이 만들어지는구나 하면서 최근 우리대학에도 다원화의 바람이 불지 않나 생각해보게 된다.
새로운 집행부와 인권운동을 지지하는 A단체의 등장은 웹상에서는 물론 조직 개편, 학생 운동 등을 통해 학생사회에 파장을 불러옴과 함께 새로운 공동이념의 등장을 예고했다.
이번으로 3회 연속인 단일후보였고 후보등록 역시 순탄지만은 않았기 때문인지 개인적으로 우려되는 바도 있었던 지난 총학생회 선거였지만 새로운 사람들로 구성되는 신 집행부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창단 과정에서부터 논란을 겪은 A단체 역시 지지와 반대, 중립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겪었지만 이 갈등 자체야말로 학생사회에 긍정적인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적어도 삼 파, 그 이상으로 나뉘어 격렬한 의견충돌이 있었다. A단체 역시 이 점을 알기에 적극적인 어필을 시도했고 학생들 역시 지지든 반대든 이 단체의 행동에 주목하고 의견을 제시하게 됐다.
한 학년에 300명밖에 되지 않는 소수집단이라 해도 개인마다 이념은 존재한다. POVIS, POSB의 등장으로 소통의 자유도는 늘어났지만 일념을 가진 조직으로는 지금까지 총학생회 집행부가 유일했다고 할 수 있다. 학과학생활동협의회(학과협)가 타 대학에서 볼 수 있는 단과대 연석회의와 같은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하고 있다고는 하나, 이념을 가진 단체라 보기엔 힘들었다. 대표자운영위원회, 집행부 회의 등 여러 회의 기구에서 사소한 의견 충돌은 있었을지언정 이념 대 이념이 대립하는 구도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지난 학생의료공제회 사태가 단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하나의 이념을 추구하는 단체가 필요한 이유는 개인의 주장만으로는 사회에 어필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매번 학교에서 크고 작은 이슈가 터질 때마다 POVIS와 POSB가 뜨겁게 달아오르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 ‘뒷북’을 칠 수 밖에 없거나 ‘집행부는 뭘 하느냐’ 혹은 ‘다음부턴 잘 하자’는 평론에 그치고 만다. 그러나 집단으로서 어필하는 경우는 다르다. 각 회의기구 역시 하나 된 다수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는 법이다. 지금까지 우리대학의 학생사회는 다원화 된 사회라 보기엔 획일화된 이념이 지배하는 곳이었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최근 등장한 A단체의 소속도, 지지자도 아니다. 하지만 우리 학생사회에 또 다른 이념을 가진 학생단체가 등장하기를 원한다. 원총이 들어서면서 대학원생들도 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를 찾았다. 앞으로는 모든 포스테키안이 단신의 목소리로가 아니라 하나의 집단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여기서 ‘모든’을 주목하는 이유는 우리대학은 다른 어떤 사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소수로 구성된 사회이기 때문이다.(고대 아테네는 우리보다 더 많은 인원으로 직접민주정치를 실시했다) 배가 사공 때문에 산으로 올라가버려서는 안되지만 최소한 사공이 있어야 배가 앞으로 움직인다. 더 많은 생각과 이념이 부딪치는 가운데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는 배를 지향하는 포스텍 학생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