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오름돌] 대학 서비스 시설의 새로운 패러다임
[78오름돌] 대학 서비스 시설의 새로운 패러다임
  • 김정택 기자
  • 승인 2011.09.2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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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9일, 중앙대학교 캠퍼스에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불리는 ‘맥도날드’가 대학 내 매장으로는 처음으로 개점했다. 많은 대학에는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여러 영리업체들이 입점해 있으며, 이 업체들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대학 내에서 상업 행위를 하고 있다. 이들로 인해 대학 내 문화는 변화하고 이에 따라 장단점이 나타나고 있다. 학생식당 위주의 단조로운 메뉴가 다양한 메뉴로 변화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대학이 직접 경영하는 식당과 다르게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는 가격 정책으로 인해 대학 내 물가가 오른다는 단점도 있다. 학생식당 한 끼 식사가 보통 2천 원에서 4천 원 사이인 사실과 비교하면 커피 한 잔에 3천 원은 학생들에게 부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상업매장들이 대학 내에서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담스러운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실제로는 값비싼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대학은 복지회라는 대학 산하 단체를 통해서 대학 내의 식당ㆍ커피 전문점ㆍ주점ㆍ매점 등을 운영하면서 교내 구성원들에게 안정적이고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복지회가 운영하지 않는 업체들도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포스플렉스 개장에 맞춰서 학교 내에 영리업체들이 잇따라 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플렉스도 이윤을 추구하는 업체이며 포스플렉스 건물 안에 입점해 있는 편의점ㆍ커피 전문점 등의 매장들 또한 영리업체들이다. 이들은 대학 내 문화를 변화시키고 지금까지 정책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비록 포스플렉스가 대학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어서 영향이 제한적이겠지만 분명히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필자는 대학 내에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세태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특히, 상당수의 학생들이 외부업체에서 식사를 해결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본지 설문조사 결과에 비추어 봤을 때, 교내의 상업업체가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학생식당과 지속적인 경쟁을 통해 교내 전체 식사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어 보인다. 그리고 고려대학교의 하나스퀘어나 이화여자대학교의 ECC 건립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주변 지역 주민들을 교내로 불러들여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학 내에 상업시설을 건립한다는 사실을 교내 구성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양해를 구해야 했으며, 상업시설 건립에 따른 대책을 미리 세울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포스플렉스는 대학 수영장과 상업 수영장 사이에 애매모호한 위치 때문에 많은 대학 구성원들이 오해를 가지고 불만을 품고 있다. 그리고 이뿐만 아니라 앞으로 복지회와 포스플렉스 내 상업시설은 직접적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다. 교내 구성원 대상의 수익도 감소할 것이며 주말이면 지곡회관을 가득 메우는 지역 주민 대상의 수익도 감소할 것이다. 학생식당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커피 전문점이나 매점 등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충당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복지회 전체 손익은 감소할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긍정적인 경쟁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복지회는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교내 구성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여 대학 전체 서비스가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