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교수팀 세계 최고 극미세 나노선 개발
김광수 교수팀 세계 최고 극미세 나노선 개발
  • 승인 2001.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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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차례대로 나노선 다발의 단면도와 구조도, 전자현미경으로 본 나노선 다발이다. 오른쪽 위가 김광수 교수.
머리카락 25만분의 1 굵기의 초미세 나노선이 우리학교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되었다.

기능성분자계연구단 김광수(화학)교수 연구팀은 지난 7일 유기나노튜브를 이용한 0.4나노미터짜리의 은 나노선 배열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미국에서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의 나노선 배열보다 집적도가 200배 높은 것으로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Science)’는 이 연구결과를 10월 12일자 표지 논문으로 실을 예정이다.

이 연구는 다년간에 걸친 새로운 나노구조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던 중 생체 에너지 전달 물질인‘하이드로퀴논(Hydroquinone)이 나노튜브를 형성할 수 있다는 예측에서 시작되었다. ‘하이드로퀴논’을 이용해 0.4㎚ 지름의 구멍이 많이 뚫린 다공성 유기 나노튜브를 만든 뒤, 이것에 질산은 용액을 떨어뜨리고 빛을 쪼이는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은 원자 2개 굵기의 은 가닥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지금까지 보고된 가장 가는 나노선의 직경은 최근 일본에서 관측된 약 1나노미터이다. 그러나 이는 초고진공에서 가는 나노선을 잡아 늘여 끊어지기 직전 단지 수 초 이내의 짧은 순간에만 나타났을 뿐이고, 길이도 짧아 나노소자로서의 실용성이 없었다. 이에 비해 김광수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선은 합성과정이 매우 간단하면서도 상온, 상압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는 특징을 지닐 뿐만 아니라 은 나노선을 둘러싸고 있는 유기 나노튜브가 절연체 역할을 할 수 있어서 나노회로의 연결소자로서의 실용성이 매우 높다.

이와 같이 간단한 광화학 반응으로 직경 1나노미터 이하의 나노선이 단 몇 분 만에 용액상에서 만들어졌다는 논문을 처음 받은 사이언스 심사위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사실임이 입증되자 혁신적인 연구결과만을 속보로 싣는 ‘사이언스 익스프레스(http:// www.scienceexpres s.org)’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가늘고 집적도가 높은 나노선 배열이 합성됐음을 전 세계 과학계에 알렸다.

나노기술은 특성상 시설투자가 많이 들고 다양한 전공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며, 대학·기업체·연구소간 기술 교류가 필수적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의 창의적 연구진흥사업 지원과 전공의 벽을 넘어선 인접 학문분야 간의 협동, 그리고 산업체와 기업 연구소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이번 나노선 연구는 전산분자 설계와 물성분석 실험을 담당한 홍병희씨 외에 전자현미경 사진해석을 주도한 배성철 박사(물리화학실험 전공), 결정구조를 만든 이치완 박사(유기합성 전공), 나노선의 양자현상을 계산해 낸 정석민 박사(전산양자물리 전공) 등 연구원이 서로 다른 분야를 전공하면서 이룬 학제간 협동 연구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박사과정 2년차인 홍병희 씨가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였는데 그는 미세한 나노 분말에 질산은 용액을 한 방울 떨어뜨린 뒤 빛에 쪼이는 간단한 방법으로 나노선 배열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 이번 논문의 ‘제1 저자’로 기록되었다.

최근 나노과학이 크게 각광받고 있긴 하나 대부분의 나노소자들이 10나노미터 이상의 크기로 되어 있어, 양자현상을 실질적으로 보여주지 못한 한계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로 인해 아직 잘 밝혀져 있지 않은 다양한 1차원 공간의 양자현상 연구나 미세회로를 이용한 초고성능 초소형 컴퓨터, 양자컴퓨터 등 다양한 양자전자소자 연구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