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축사
[특집] 축사
  • 박태준 설립이사장
  • 승인 2011.09.0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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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당시 열정, 자존, 기개 회복하여 비전 성취하길

 우리 포스텍이 개교 25주년을 3개월 앞둔 오늘, 제6대 총장 취임식을 거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29년 동안 봉직해온 교수 생활을 정리하고 포스텍의 초빙을 받아주신 김용민 신임 총장님께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이 자리를 빛내주시는 내빈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서양에는 25주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풍습이 있습니다만, 저의 인생에도 단 한번 ‘사반세기’라는 말이 아주 특별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포스코 사반세기’였습니다. 1968년 4월에 포항제철소 건설을 시작하여 1992년 9월에 광양제철소 건설을 마쳤을 때, ‘사반세기에 걸친 대역사를 성공리에 완수했다’는 표현을 써야 했습니다. 그때 국립묘지에 누워 계신 고 박정희 대통령을 찾아뵙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철소가 없으면 산업화에 성공할 수 없다는 확고한 일념으로 포항제철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셨던 그 분께 ‘사반세기 임무완수’라는 보고를 올려야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통해 생애에 두 번째로 ‘사반세기’라는 말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포스텍 개교 25주년인 올해 12월 3일, 다시 ‘사반세기’의 깊은 감회에 젖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도 사반세기의 감회를 느끼는 가운데, 가슴에 묻어둔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친애하는 포스텍 교수 여러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을 추구하는 포스텍은 극동의 영일만에서 탄생했습니다. 이 지리적 위치가 한국사회에서는 대단히 불리한 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개교 당시에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포항으로 돌아온 교수들은 한국 이공계 대학의 새로운 롤 모델을 창조하겠다는 사명의식과 책임의식이 강렬했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선택에 당당했고, 그만큼 기개가 높았습니다. 그래서 신설 대학을 지원해준 ‘용기 있는 제자들’에게, “영일만은 오대양 육대주로 뻗어나간다.”고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그 열정, 그 자존, 그 기개를 저는 높이 보았습니다. 그것은 저에게 참으로 익숙한 정신적 원형질이었습니다. 포항의 포스코가 세계 최고 제철회사로 성장해 나가는 험난한 도정에서, 우리의 조직에는 늘 그러한 정신이 꿈틀거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느 조직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전과 정신입니다. 개교 20주년을 맞아 ‘비전 2020’의 깃발을 치켜들었던 포스텍은 오늘 김용민 총장님의 취임과 함께 심기일전의 자세를 가다듬기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교수 여러분께서 개교 당시의 그 열정, 그 자존, 그 기개를 회복하여 확고한 전통으로 정착시켜야 합니다. 비전은 곧 우리의 의지입니다. 의지는 길을 개척하고, 그 길은 새로운 역사를 창조합니다. 포스텍은 그 길을 개척하는 대학입니다. 제철보국의 길이 포스코의 운명이었던 것처럼, 포스코가 세운 포스텍의 운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우뚝 서는 것입니다.

 제6대 김용민 총장님, 그리고 교직원과 법인이사 여러분.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이, 한국 대학사회에서 반드시 고쳐야 할 병폐의 하나가 파를 만들고 편을 가르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 포스텍도 예외는 아닙니다. 특히 안정기에 접어든 후부터 그것이 심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는 25년 만에 처음으로 총장을 외부에서 초빙했습니다. 그래서 신임 총장님의 장점과 단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장점은 그 잘못된 인습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신선한 기풍과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며, 단점은 교직원 여러분과 교류하고 소통한 시간이 짧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간단합니다. 장점을 최대한 살려내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탁월한 연구실적과 풍부한 교육경험을 쌓은 김용민 총장님은 훌륭한 포부와 계획을 품고 있습니다. 소통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스텍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우리의 기대가 큽니다. 교수, 직원, 법인, 지역사회의 이해와 공감과 협력 속에서 재도약의 리더십을 마음껏 발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것은 교수와 직원 여러분의 열린 마음입니다. 여러분이 신임 총장과 함께 포스텍의 체질을 개선하고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리더십과 조직이 하나로 움직여야 개선과 비전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이 평범한 상식을 명심하고 실천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기회에 정준양 이사장을 비롯한 법인이사 여러분께도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포스텍의 체질 개선과 비전 성취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이 문제에 대하여 총장의 요구가 아니어도 이사회가 먼저 제안할 수 있는 수준의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포항시민 여러분께서 포스텍에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포스텍의 성장은 포항시의 발전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포스텍은 포항시의 더 큰 자랑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빈 여러분,

 친애하는 교직원과 법인이사 여러분.

 25년 전에는 바지랑대 같았던 우리 캠퍼스의 마로니에가 어느덧 중후한 풍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캠퍼스의 나무들이 자라나고 우거지듯이, 그렇게 포스텍도 성장하기를 소망합니다. 저의 이 오래된 소망을 이뤄주실 분들은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입니다. 여러분의 정신과 마음에 신뢰를 보내면서, 김용민 총장님의 취임을 거듭 축하드리고, 여러분 모두의 건승과 우리 포스텍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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