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취임사
[특집] 취임사
  • 김용민 총장
  • 승인 2011.09.0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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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연구의 수월성 실현해 국가와 인류의 새로운 좌표 제시할 터

 존경하는 박태준 설립이사장님과 정준양 이사장님, 여러 내외 귀빈, 포스텍 구성원 여러분!

 포스텍 제6대 총장으로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면서, 앞으로  포스텍이 세계 최고수준의 대학으로  도약과 발전을 이끌 리더로 저를 믿고 선임해 주신 정준양 이사장님을 비롯한 여러 이사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포스텍은 불과 25년 전에 설립됐습니다. 세계 유수 대학과 비교할 때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박태준 설립이사장님과 김호길 초대총장님을 비롯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한 교직원 여러분의 부단한 노력과 사회 각계각층의 크나큰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단기간에 국내 정상, 아시아 Top-Class의 이공계대학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포스텍의  빛나는 오늘을 있게 한 여러분의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우리나라에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와 도전정신, 그리고 이를 실현하고자 지난 25년간 쏟아부은 땀과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포스텍의 최상 미션인 건학이념을 여러분과 함께 되새기면서 포스텍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약속하고 다짐합니다.

 포스텍의 건학이념을 짧게 요약한다면, 우수한 교육을 통해 미래의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선구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산업과의 연계로 연구결과를 응용하며, 교육, 연구, 산학협동을 통해 국가와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 포스텍의 비전은 우수한 학생들을 탁월한 교수들의 지도로 창의성과 지성, 학문에 대한 열정을 두루 갖춘 고급인재로 양성하고, 교수, 학생, 동문들이 도전정신을 갖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이끌어가며, 혁신과 협력을 통해 국가와 인류가 직면한 grand challenges에 대해 해법을 만들어내는 위대한 대학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입니다.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대학 구성원 개개인이 저마다 수월성을 추구하는 한편,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시스템의 변화와 혁신을 받아들이고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수월성은 지속적으로 장려되고 엄격하게 지켜져야 합니다. 한마디로 수월성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새로운 문화를 포스텍에 정착시켜가야 합니다.

 지난 30년 가까이 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저의 가장 큰 보람과 기쁨은 제 지식과 경험을 학생들과 나누고, 이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성공적으로 활약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260여 명의 교수들은 포스텍을 믿고 선택한 학생들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하며, 이들의 꿈을 크게 키워 이뤄질 수 있도록 자질과 역량을 배양하고 북돋워 주어, 장차 글로벌리더로 성장하도록 교육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 이공학문의 기초를 더욱 튼튼히 다져주고 동기 부여를 해주어, 학생들이 학업을 마치더라도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는 습관과 자세를 갖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현상에 대한 분석 위주와 주어진 영역 안에서의 편협한 전문성을 키우는 교육방식을 지양하고, 창의성을 발현시키고 경계를 뛰어넘는 폭넓은 학문체계를 갖추도록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탁월한 교수를 확보하고, 교수들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운영해 나가는 것이 건학이념을 실현하는 핵심과제라 생각합니다. 교수 개개인의 학문적 역량을 증진시키는 것과 함께,  향후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입각하여 선정된 전략적 육성분야에서 세계 Top-Class의 연구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주도해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과와 연구분야, 소속기관의 틀을 과감히 뛰어넘어 협력과 융합연구를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과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끈기를 갖고 창의적으로 연구의 수월성을 실현해 나간다면, 자연현상의 새로운 발견은 물론 의료, 환경, 에너지 등 우리 사회와 전 세계가  당면한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새로운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현실적으로 연구결과를 사회에 전파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산업계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더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상호 협력을 강화하여 이를 실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연구중심대학으로서의 미션과 핵심가치, 연구, 교육성과를 산업계는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 진실하게 알리고 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포스텍이 처한 현실을 살펴볼 때 인력과 시설, 재정 등 현재의 보유자원으로는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대내적으로는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새로운 자원을 창출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앞으로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 실현을 기반으로 해서 정부, 지방자치단체, 산업체, 포스코, 학교법인 물론 포스텍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의 협력과 소통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대학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교수, 학생, 직원, 연구원과 동문들이 한마음으로 비전을 공유하며, 굳건한 의지로 저마다의 전문성을 발휘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는 건학이념의 실현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며, 포스텍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 년간 세계가 놀랄만큼 눈부신 성장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 없는 한 소위 ‘5대 강대국’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 저는 포스텍이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세계적 수준의 대학에 가장 근접한 가능성을 갖춘 대학이라 확신합니다. 수월성을 실현해 나가는 것과 함께, 포스텍 캠퍼스에 진실성, 전문성, 투명성, 상호협력의 문화를 정착시켜 나간다면, 우리 사회의 수준을 한단계 더 끌어올리며, 국가와 인류의 미래에 새로운 좌표를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목표가 쉽게 실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포스텍이 설립된 25년 전에도 이 같은 목표는 박태준 설립이사장님과 김호길 초대총장님의 꿈에 불과했습니다. 이 두 분의 확신과 결단, 불굴의 의지에 많은 분들의 헌신과 노력이 어우러져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을 만들겠다는 꿈은 결실을 맺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꾸준히 노력해 나간다면, 앞으로의 사반세기는 포스텍을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우리의 꿈을 반드시 실현하는 시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 (St. Francis of Assisi) 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부터 하라, 그런 다음 할 수 있는 것을 하라. 그러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해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두려워하지 않고 믿음과 열정으로  21세기 세계 최고의 대학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우리 포스텍의 여정에 기꺼이 동참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또, 포스텍을 아끼고 사랑하는 관계기관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뜨거운 성원을 당부드립니다. 

 끝으로, 오늘의 자랑스런 포스텍을 만드는 데 크게 공헌해주신 박태준 설립이사장님과 정준양 이사장님, 그리고 제5대 백성기 총장님께 거듭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