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식당 진단
교내 식당 진단
  • 하헌진 기자
  • 승인 2011.03.23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호 간의 이해 속에서 더 나은 식당을 바라보자

 매일 식사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향하는 교내의 여러 식당. 오늘도 주방에는 음식을 분주히 만들고 있는 조리사들이 보이고, 학생들은 줄서서 음식을 기다리거나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이러한 상황의 이면에는, 식당운영에 관한 학교의 사정과 식당에 대한 구성원의 생각이 각각 존재하고 있다. 포항공대신문사는 교내식당의 대부분을 운영하는 복지회를 찾아가 복지회의 사정을 들어보고, 우리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복지회가 운영하는 식당에 대한 교내 구성원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각각, 서로가 잘 알지 못하는 서로의 생각을 알아보자. <편집자주>


복지회의 교내 식당 운영

수익보단 구성원 복지증진이 우선

 적자나는 식당, 다른 수익사업으로 메워
 복지를 위한 방안은 구성원과 함께 고민해야

 복지회는 교내의 각종 편의시설 관리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우리대학 대학서비스센터내 부서이면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복지회는 대학으로부터 전기세, 물세, 시설비용 정도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그 외 복지관련 사업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것은 복지회에서 독립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우리대학 복지회에서 운영하는 식당으로는 △프리덤(학생식당) △위즈덤(교직원식당) △카페테리아 △연지 △오아시스(스낵바) 등이 있다. 이러한 식당을 운영하는 복지회의 목적은 사실 수익을 창출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대학 구성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즉, 복지회는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의 복지증진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 실제로 복지회가 운영하는 식당 중 프리덤, 위즈덤, 연지 식당의 경우, 현재 음식을 만들 때 드는 원가보다 더 싸게 판매하고 있다. 복지회 관계자는 “프리덤 식당의 경우, 식사 한 끼를 만들기 위한 원가가 판매가격 2200원보다 대략 147% 더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손해보는 장사’를 한 결과, 작년 2010년 한 해 프리덤 식당은 약 3억 6천만 원 적자를 기록하였고, 위즈덤, 연지 식당도 각각 약 3천 7백만 원, 1억 2천만 원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최근 들어 식재료비 가격이 급등하여 올해는 예년보다 더 많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복지회가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일부 교내 식당에서 발생한 적자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수익창출사업이 필수적이다. 현재 복지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익창출사업으로는 △통나무집 △교내 매점 △교내 카페 △교내 자판기 등이 있는데, 작년에는  지곡회관 편의점이 1억 3천만 원 흑자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두었다. 또한, 복지회는 교내 행사나 회의에 필요한 뷔페나 도시락도 외부업체와 경쟁하고 있으며, 금년부터는 몇 해 전 시행되었던 야식사업을 다시 시작하여 외부 야식업체들과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이전의 야식사업과는 다르게 금년부터는 야식 전문 프랜차이즈 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을 통해 다양한 야식 메뉴를 준비할 예정으로, 더 나은 질과 저렴한 가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복지회는 다양한 수익창출사업을 통해 교내식당의 적자를 메우고 있지만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물가 때문에 복지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채소나 육류 등 식재료를 납품하던 업체를 높은 물가로 인해 포항 내에서 찾을 수 없어 타 지역의 업체와 계약을 한 상태이고 이마저도 계속된 물가상승으로 납품사정이 원활하지 않은 실정이다. 복지회 관계자는 “물가상승이 지속된다면 식비인상이 불가피하다”며 현재 교내식당 식비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해외대학뿐만 아니라 몇몇 국내 기숙대학에서 식당 운영에 시행되고 있는 ‘밀플랜’(Meal Plan, 일정기간 동안의 식권을 미리 구입하게 하여 정해진 날짜, 정해진 인원을 대상으로 식사를 제공하는 제도)에 대해 복지회 관계자는 “우리대학과 같이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사를 이용하는 대학들은 밀플랜 제도를 대부분 시행하고 있다”며 “몇 해 전 밀플랜 제도를 추진하다가 학생들의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다. 만일 학생들이 밀플랜 제도를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싶은 것이 복지회의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복지회는 총학생회와 함께 우리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복지회 운영사업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공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복지회 관계자는 “우리대학 구성원들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방안은 구성원 의견을 모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복지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가능한 많이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헌진 기자 hjha126@postech.ac.kr


교내 구성원 설문조사 결과

가격대비 음식의 질이 가장 중요

 가장 자주 이용하는 식당은 프리덤
 가격에 만족할수록 더 많이 이용

 

 포항공대 신문사에서 복지회가 운영하는 식당에 대해 교내 구성원들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3월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설문에 교원 15명 학부생 149명 대학원생 75명 직원 53명 등 총 292명이 참가하였다.

 교내 구성원들은 복지회에서 운영하는 교내 식당을 얼마나 자주 이용할까? 이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의 16%가 주 16~21회 이용한다고 응답했고 21%가 주 11회~15회, 22%가 주 6회~10회, 36%가 주 1회~5회 정도 이용한다고 답했다.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5%였다.

 교내 구성원들이 가장 자주 이용하는 식당은 프리덤으로 52%를 차지하였으며, 이어 오아시스(18%), 위즈덤(18%), 카페테리아(8%), 연지(4%) 순으로 나타났다.

 복지회 식당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 어떤 방법으로 끼니를 해결하는지 알아본 결과(중복 응답 가능) 41.3%가 음식을 배달해 먹는다고 답했으며, 41.0%가 효자동이나 대이동 등에 있는 외부 식당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이외에 RIST, 가속기, 국제관 식당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11.8%였으며, 직접 요리해 먹는다는 응답자도 5.8%나 되었다.

 각각의 식당에 대한 구성원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하여 맛, 음식의 양, 가격, 메뉴의 다양성, 위생 및 식당환경 등 5가지 항목의 만족도를 알아보았다.

 가장 많은 구성원이 이용하는 프리덤식당의 경우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인 항목은 62%가 매우만족, 만족이라고 응답한 가격이었으며, 54%가 위생 및 식당환경에, 34%가 양에, 28%가 메뉴의 다양성에, 25%가 맛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족과 매우불만족을 포함해 43%의 학생이 메뉴의 다양성에 불만을 가진다고 답하였다.

 4%만이 자주 이용한다고 응답한 연지의 경우 응답자들의 61%가 가격에 불만족 한다고 응답했고, 만족 한다는 응답자는 10%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연지 식당의 비싼 가격이 가장 저조한 이용률의 주원인으로 추측할 수 있다. 대부분 식당에서 위생 및 식당환경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나 오아시스의 경우 28%만이 만족한다고 응답하였다. 맛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식당은 위즈덤이었다.

 앞선 설문조사 결과로부터 우리대학 구성원들은 식당 선택에 있어서 가격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물가상승으로 인해 식재료 값이 급등해 가격 인상이 미지수로 자리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교내 구성원들이 복지회의 상황을 이해하고, 복지회는 있을지 모르는 가격 인상 환경을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이해시킬지 고민하는 등 양측 모두 소통의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손영섭 기자 ys9111@pos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