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언론 플레이
[문화] 언론 플레이
  • 김정택 기자
  • 승인 2011.03.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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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플레이? 언론플레이!

  언론에 의해 여론이 변형되는 경우 많아
  공정한 언론 플레이를 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 언론은 여론을 반영하면서도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언론의 힘은 거대하다. 사소한 사건이 심각하게 보도되는 경우도 있고, 논란의 여지가 많은 사건이 영향력이 작은 사건으로 보도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언론의 거대한 힘에 의해서 대중들의 여론이 언론이 의도한 방향으로 휩쓸리는 경우가 존재하며 새로운 여론이 형성되는 경우도 있다. 언론을 접하는 사람들은 여론을 조작하려는 시도라며 의혹을 표하기도 한다. 언론을 통해 여론을 바꾸고 새롭게 형성하는 소위 말하는 ‘언론 플레이’는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나라 사회를 포함해서 세계 어디서나 언론 플레이는 명백히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언론 플레이라는 단어는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거나 상대방을 폄하하는 방식으로 언론을 조작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언론 플레이를 부정하고 올바르게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론 플레이가 마냥 부정적인 활동은 아니다. 다만, 합법적인 막후교섭과 불법적인 뒷거래 사이에 경계가 모호한 활동이기 때문에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것뿐이다. 언론을 효과적으로 이용해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훌륭한 언론 플레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금품 및 향응을 제공하여 불법적인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한다면 언론 플레이의 나쁜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언론 플레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언론 플레이가 필요하다면 적절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언론계에서는 공공연하게 언론 플레이의 핵심은 ‘학연’과 ‘술’이라는 말이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언론 플레이일 경우에 해당하는 말이다. 언론 플레이의 핵심은 바로 ‘보도 자료’와 ‘인맥’이다.

 보도 자료는 자신을 홍보하고 기사화 되도록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보도 자료는 단순히 기자들에게 기삿거리를 제공해주는 수준을 넘어서 언론의 논조 방향을 먼저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홍보실 사람들』의 저자 오세영 씨는 “보도 자료로 배부된 자료가 반드시 신문에 나오지 않는 경우라도 억울해할 필요는 없다. 그 보도 자료가 나감으로 인해서 기자들이 엉뚱한 기사를 쓰지 않거나, 경쟁사의 언론 플레이가 먹히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오세영 씨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언론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데 보도 자료는 필수적이다. 친절하고 자세한 보도 자료를 이용한다면 효과적인 언론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인맥은 학연ㆍ지연ㆍ혈연을 연상시키는 부정적인 단어이지만 올바르게 이용한다면 충분히 공정한 언론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학연ㆍ지연ㆍ혈연은 지금까지 언론의 암적인 존재였다.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많은 사람들이 부정하고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어두운 곳에서 불법적으로 이용되었다. 따라서 인맥을 인정하고 공개하여 부정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인맥 또한 공정한 언론 플레이에 이용할 수 있다. 강준만 씨의 『언론플레이』에서는 ‘학연과 같은 ‘패거리 문화’가 정녕 극복할 수 없는 우리의 굳건한 문화라면 그걸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가르치는 건 어떨까?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의 교과 과정에 「인맥 만들기」라는 필수 과목을 넣자. 인맥을 활용할 수 있는 처세술을 당당히 가르치잔 말이다’라고 한다. 인맥을 교과과정에서 가르치자는 의견은 과한 면이 없지 않지만 기존의 인맥과 활발한 활동을 통해 얻은 인적 네트워크를 공개적으로 자신의 처지와 상황을 알리는데 활용한다면 훌륭한 언론 플레이가 될 수 있다.

 보도 자료와 인맥을 이용해서 언론 플레이를 한다고 해도 타이밍이 맞지 않다면 자신이 원하는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언론에서 시의성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큰 이슈가 발생하면 다른 이슈들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거나 사라져버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언론의 이런 점을 이용한다면 사건을 축소시킬 수도 있고 극대화할 수도 있다. 다음의 사례를 보면 언론 플레이의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986년 11월, UPI 통신에서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조부였던 조지 5세는 담당 의사가 모르핀과 코카인을 주입해 안락사 시켰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 TV 뉴스가 보도하였다. 당시 왕의 주치의였던 도슨 경의 전기를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도슨 경은 왕가의 승인으로 조지 왕의 죽음을 앞당겼으며 그 이유는 왕의 죽음이 조간신문의 톱을 장식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서였다”라고 보도했다. 위의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영국 왕가는 언론을 이용해서 조지 5세의 죽음을 애도하는 분위기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주말이나 공휴일 전날이나 업무 종료 시간 전에 사실을 공개하여 사건을 축소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알아본 바와 같이 보도 자료와 인맥을 활용하고 적절한 시간에 자신을 언론에 알린다면 효과적인 홍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명심하자. 여론은 언론에 의해 휩쓸리고 새롭게 형성된다.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자신을 당당하게 언론에 알리고 적극적으로 어필해라. 그것이 바로 공정한 언론 플레이다.


홍보성 기사, 이것은 정당한 언론 플레이인가?


 최근에 많은 사람들은 주로 인터넷 언론을 이용해서 언론을 접하고 정보를 얻는다. 특히, 네이버(Naver)나 다음(Daum)과 같은 대형 포털 사이트의 집적화된 뉴스 섹션에서 언론을 접하게 된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노골적인 홍보성 기사가 버젓하게 노출되어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홍보성 기사 작성을 요청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일반적으로 10만 원이 안 되는 가격이면 홍보성 기사 한 건을 작성 받을 수 있고, 대형 포털 메인에 공개된다. 작성 받은 기사는 언론에 공개된 적이 있다는 증거물로 활용되기도 하고, 실제로 언론을 접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어서 홍보 효과를 일으킨다.

 하지만 금전적인 수단만을 이용해서 특정 업체나 사람의 홍보성 기사가 노출되는 것은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혼란을 과중시키며, 언론의 신뢰를 떨어트린다. 돈을 받고 홍보성 기사를 작성해 주는 업체가 과연 공정한 언론의 역할이고 바람직한 언론 플레이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