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뒤풀이’ 이후의 학생회관
여전한 ‘뒤풀이’ 이후의 학생회관
  • 손영섭 기자
  • 승인 2011.03.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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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식 함양과 시설개선 필요

▲ 매 행사 뒤풀이가 끝날 때마다 어질러지는 학생회관 휴지통
 바닥에 흘려진 술, 분리수거 되지 않은 쓰레기, 구토의 흔적이 남아 있는 화장실.  학기가 시작되면 우리가 자주 보게 되는 학생회관의 모습이다. 학생회관은 자치단체와 각종 동아리 등 학생단체가 활동하는 공간이며, 북 카페, 오아시스와 같은 학생들의 편의시설이 마련된 공간이다. 그러나 최근, 이 공간이 학생들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 학기가 시작되면 학과ㆍ동아리ㆍ분반 등 여러 모임이 한 학기 활동을 계획하는 개강총회를 여는데, 이 개강총회 뒤에는 정규행사처럼 ‘뒤풀이’가 진행된다. 술을 함께 마시고 게임도 하며 구성원간의 친목을 다지는 이 뒤풀이는 주로 학생회관에서 열린다. 이 외에도 새내기 새 배움터 행사 중 하나인 ‘로스트 메모리즈’ 를 비롯해 많은 뒤풀이가 학생회관에서 마련되어 진다.

 학생들의 공간인 학생회관에서 서로 간의 친목을 다진다는 그 의미는 좋아 보인다. 그러나 이런 행사가 끝나고 난 다음날의 학생회관 모습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학생회관에 들어온 이들은 채 가시지 않은 알코올 냄새를 맡으며 술이 흘려져 있는 바닥, 화장실에 쌓여 있는 술병, 먹고 남은 안주, 구토의 흔적, 이로 인해 막혀 버린 변기 등 불쾌한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주중에는 미화부원이 청소를 하기 때문에 다행히 이런 모습을 오래 접하지 않아도 되지만, 금요일 저녁에 뒤풀이가 있었다면 주말에 학생회관에 들린 사람들은 이런 불쾌한 모습을 오랫동안 접하게 된다.

 올해도 이런 학생회관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3월 2일 학과 개강총회가 열렸으며 수학, 물리, 신소재 등 여러 학과가 학생회관에서 뒤풀이 행사를 진행하였다. 3월 3~4일에 걸쳐 열린 분반 개강총회와 이후 열린 동아리 등 다수의 개강총회가 학생회관에서 뒤풀이를 가졌다.

 학생회관 담당 미화부원의 말에 따르면 화장실에 버려진 쓰레기들은 대부분 분리수거 되지 않은 상태이며, 음식물과 구토로 인해 변기 막히는 현상이 심하다고 한다. 쓰레기만 치우고 바닥에 흘린 술은 그냥 두고 나오는 단체도 있다. 올해에는 학생들의 의식 개선, 음주문화 캠페인 등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사정이 많이 나아졌다고 하나 여전히 더욱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설 개선도 요구된다. 우리대학에 있는 쓰레기통은 대부분 분리수거 시설이 갖춰져 있으나 그렇지 않은 곳도 존재한다. 학생회관의 경우 1층에는 분리수거 시설이 있으나 2, 3, 4 층은 그런 시설이 없어 뒤풀이 후 쓰레기가 화장실 밖으로 넘쳐나는 것은 물론 미화부원도 청소할 때 많은 곤란함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바람직한 뒤풀이 문화 조성의 일환으로서 학교와 학생, 양방이 모두 같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