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전 세계가 함께 지식을 나눈다.
[기획] 전 세계가 함께 지식을 나눈다.
  • 하헌진 기자
  • 승인 2011.03.02 1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Open Course Ware

 최근 우리사회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사회가 요구하는 대학의 기능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대학은 이제 기존의 학문연구의 틀에서 벗어나, 지식과 기술을 이용하거나 정보를 전달하여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능 또한 요구받고 있다. 대학이 사회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오픈강의이다. 대학수업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여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오픈강의. MIT에서 처음 시작해 세계 여러 대학이 사회봉사와 학교홍보의 수단으로 오픈강의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오픈강의에 대한 우리대학의 상황을 포항공대신문사에서 진단해보았다. <편집자주>


OCW 어제와 오늘

대학의 사회 봉사, OCW

MIT에서 최초 시작…2000개 이상 강의 제공
지식 환원ㆍ데이터베이스화, 사교육 방지 기능

 본지 제 296호(2010년 10월 13일)에서는 TED와 TEDx를 소개했었다. TED와 TEDx의 핵심 중 한 가지는 누구에게나 쉽게 강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주로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방법 등으로 기회를 제공하는데, 이와 같은 원리로 대학의 강의를 동영상으로 공유하고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운동이 있다. 이를 Open Course Ware(이하 OCW, http://bit.ly/2Rde)라고 한다. OCW에는 강의 동영상뿐만 아니라, 강의계획서나 강의자료 등이 공개되는 경우도 있다.

 OCW는 2001년 MIT에서 모든 지식을 전세계 모든 사람들과 공유하자는 취지로 발표되었으며,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이 시작되었다. ‘지식은 사유화나 개인화가 아니라 공공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모토이다. 2010년 현재 2000개가 넘는 강좌가 공개되었으며, MIT에서 시작된 OCW는 전 세계 많은 대학으로 전파되고 있다. 현재 많은 대학에서 비슷한 방법으로 시행되고 있는데, UC Berkeley, 예일대, 중국과 일본의 대학 등에서 OCW를 제공하고 있으며 더 많은 대학들이 참여하는 추세이다.

 대학뿐만 아니라, 유튜브 에듀(Youtube EDU, http://bit.ly/11neJJ)나 칸 아카데미(Khan Academy, http://bit.ly/17O4o6)와 같은 교육 서비스 제공 사이트를 통해서 OCW와 유사한 대학 과정 수준의 고등 교육을 무료로 제공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애플도 아이튠즈 유(iTunes U)라는 서비스를 통해서 대학강의를 시청하거나 청취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Korea Open Course Ware(이하 KOCW, http://bit.ly/U2Ori)가 2007년에 만들어져 대학강의가 공개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지원 중인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World Class University, 이하 WCU)에서는 강의를 KOCW를 통해 공개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어 수준 높은 강의가 공개되고 있다. KOCW에는 국내 강의자료 535건, 해외강의자료 450건, 일반교육자료 29,052건(2009년 11월 현재)이 공개되어 있다. 현재 공개되어 있는 동영상 자료의 경우, 울산대학교가 202건으로 가장 많고, 고려대학교 95건, 서울대학교 66건, 우리대학 20건 등이 공개되어 있다.

 KOCW와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OCW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는 곳은 숙명여자대학교이다. 숙명여자대학교는 Sookmyung Network for an Open World(이하 SNOW, http://bit.ly/7UnIBa)를 운영하면서 숙명여자대학교의 강의나 TED, TEDx, 유명 연사의 강연 등을 공개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에 강의동영상을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기도 했다.

 OCW는 대학이 가진 고등 지식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대학은 OCW를 통해서 자신들이 연구한 지식을 사회로 환원할 수 있으며, 개인 학습자에게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지역과 같이 고등 교육을 제공받지 못하는 국가의 학생에게도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해 줄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중ㆍ고등학생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컨텐츠를 제공해줌으로써 사교육을 줄일 수 있다.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과 더불어, 인류의 지식을 동영상을 통해 데이터베이스화 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동영상으로 모든 지식을 저장한다면 현재보다 좀 더 수월하게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OCW는 대학의 수준을 보여주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전 세계의 많은 대학들이 자신들의 강의를 공개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불리는 대학과 강의 수준을 비교해 볼 수도 있으며, 더 높은 수준의 강의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강의를 공개한다면 대학의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정택 기자 jtkim@postech.ac.kr


우리대학 상황진단

OCW, 연구 더 필요하다

일부 학과, 센터에서 자체적으로만 오픈강의 제작
녹화 가능한 시스템은 곧 구축, 교수의 의지가 중요

▲ 우리대학은 KOCW에 현재 20개의 강의를 공개하고 있다


 현재 MIT를 비롯한 세계 유명대학 대부분이 OCW에 참여하여 대학강의를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울산대학교, 고려대학교 등 전국 94개 대학들이 KOCW에 참여해 1400여 개의 대학강의를 대중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우리대학 또한 KOCW에 동참하여 현재 20개의 강의를 공개하고 있다.

 우리대학이 KOCW에 제공한 강의들은 모두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WCU사업을 통해 ‘해외과학자’로서 우리대학에 온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의이다. 이는 ‘WCU사업으로 새로 개설된 학과는 영어로 강의해야할 뿐만 아니라 해외과학자의 강의내용을 KOCW에 제공하라’는 WCU사업의 권고사항에 따른 조치이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은 새로 개설된 △융합생명공학부 △첨단재료과학부 △정보전자융합공학부(이하 WCU 신설학과) 소속의 해외과학자 교수들의 강의를 작년부터 KOCW에 제공하고 있다.

 우리대학이 KOCW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한 강의는 WCU 신설학과의 강의가 전부이지만, 그 외에도 교육개발센터에서 관리하는 ‘지식나눔’(http://nanum.postech.ac.kr)을 통해서도 다양한 오픈강의들이 업로드되고 있다. 지금까지 지식나눔 서비스를 통해 업로드되는 동영상은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습득한 지식을 다른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공유하기 위해 학생 스스로 능동적으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올해는 2011학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Remedial Course 강의를 교육개발센터에서 직접 녹화하여 우리대학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였다.

 그러나 WCU사업으로 인한 오픈강의와 교육개발센터의 지식나눔 서비스 이외에 우리대학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들을 위한 오픈강의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학사관리팀 관계자는 “교육 관련 회의에서 교육방향 수립 시에 검토한 적은 있으나 정책적으로 구체화한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학관계자들은 우리대학에서 OCW와 같은 오픈강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로 가장 먼저 ‘우리대학 교수들의 오픈강의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꼽았다. 정보전략팀 관계자는 “외국교수들은 대부분 오픈강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것에 반해, 국내교수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강의가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 “오픈강의를 시행하려면 강의를 녹화할 수 있는 강의실이나 강의 제작도구, 강의를 배포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교수님의 의지가 있어야 오픈강의를 시행할 수 있다”라며 “OCW의 교육적 효과를 충분히 검토한 후 정책적으로 결정되면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대학은 현재 기존 e-class를 대체하는 새로운 학습지원관리시스템인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를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오는 5월부터 진행될 LMS 사업의 일환으로 우리대학은 강의를 촬영하여 녹화할 수 있는 환경과 시설을 준비할 예정이다. 또한, 학생들도 수업과 관련된 내용을 동영상으로 올릴 수 있으며, 교수나 조교가 수강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기존의 시스템에서 교수와 학생이 서로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양방향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LMS가 구축된다면, 강의와 관련된 동영상을 교수와 학생들이 자유롭게 올리며 온라인상 교수와 학생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히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된다.

 WCU사업의 일환으로 제공하고 있는 OCW를 제외하면, 우리대학에서 OCW와 관련된 오픈강의는 전무하다. 하지만 우리대학이 OCW에 무조건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교육개발센터 이은준 부센터장은 “우리대학의 OCW는 아직 연구를 해야 할 단계이다. 오픈강의 시장의 변화에 무조건 따라가기 보다는 우리대학의 특수한 문화와 환경을 고려하고 OCW를 통해 우리대학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대해 더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대학이 OCW에 활발히 참여하여야 한다면, 충분한 논의 후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우리대학만의 독자적인 강의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하헌진 기자 hjha126@postech.ac.kr


김유미(융합생명공학부) 교수

장점과 단점 모두 가진 OCW

직접 들을 수 없는 이들에게 기회 제공
우리대학만이 특수하게 보일 수 있는 OCW 필요


- OCW는 현재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해외대학과 비교하신다면?
 현재 해외과학자로 오신 교수님들의 모든 대학원 강의가 OCW를 통해 전 세계인들이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해외에서 OCW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대학 중 하나가 MIT인데, MIT에서는 정말 강의하기를 좋아하거나 오픈강의를 원하는 교수에 한하여 OCW가 진행되며,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오픈강의가 많습니다. MIT 학생이 아닌 사람들도 MIT 교수의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이들의 취지인데, 우리대학 역시 직접 와서 들을 수 있는 학생보다는 포스텍에 다니지 않기 때문에 그 강의를 듣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서 OCW를 실시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OCW의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일단 강의에 참여한 학생의 입장에서는 복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타대학 학생이나 직접 와서 들을 수 없었던 학생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영어로 강의가 진행되기 때문에 교수와 학생 모두 영어 공부나 영어 실력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여느 영어강의에서나 문제가 되듯이, 지식의 전달과 배움에 있어서 영어강의가 가장 효과적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또한 강의 도중에 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도 카메라를 의식하여 질문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좋게 생각하면 복습을 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수업시간에 다른 생각을 하거나 아예 수업에 들어가지 않아도 언제든지 강의를 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일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우리대학에 OCW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대학에서는 국제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일들을 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 와중에 오픈강의를 만드는 것이, 특히 영어로 오픈강의를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포항공대에서 꼭 오픈강의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오픈강의는 중요하다 등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외국의 여러 유수 대학에서 오픈강의를 하고 있다고 해서 우리도 똑같이 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면역학 강의를 외국에서 오픈강의로 제공한다면 그 강의를 보면 될 것을, 굳이 우리대학에서 복사물을 만들 듯이 똑같은 면역학 오픈강의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만약 우리대학만이 특수하게 제공할 수 있는 강의가 있다거나, 특출나게 강의를 잘 하는 교수님이 계시다거나, 해외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새로운 강의가 있다거나 할 때에는 OCW도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국내 학생들을 위해 한국어로 OCW를 개발하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타대학 학생들이 포스텍 학생들처럼 모두 영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한국어로 된 오픈강의는 많이 존재하지 않으니 이들을 위한 OCW를 개발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고 생각됩니다.

-  OCW를 하며 느낀 점이나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사람들이 얼마나 오픈강의를 이용하고 있을까가 가장 궁금합니다. OCW에 많은 노력이 기울여진만큼, 얼마나 활용이 되고 있는가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제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강의한 것을 하나 올렸을 때 한두 명이라도 그 강의를 보고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 오픈강의를 하는 데에 더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대학 교수님들은 항상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 강의하며, 오픈강의 유무에 상관없이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OCW를 하고 하지 않고를 떠나서, 포스텍의 강의는 우리 학생들을 가장 우선적으로 위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가영 기자 kimka13@postech.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