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국제화를 통한 연구경쟁력 강화 - 방법론은 여전히 논란
[기획] 국제화를 통한 연구경쟁력 강화 - 방법론은 여전히 논란
  • 김가영 기자
  • 승인 2011.01.01 0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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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하던 시간은 지났다. 언제부턴가 대학이 갖추어야할 필수요건으로 국제화가 요구되기 시작했고 우리대학은 어떻게 이를 실현할 것인가 많은 고민과 논의를 거쳐 왔다. 모든 고민을 해결하진 못했지만 우리대학은 2010년 국제화 3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했다. 하루가 다르게 세계가 하나의 시장처럼 기능하는 가운데 대학 경쟁력도 이제 세계수준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국내 대학 뿐 아니라 해외의 여러 대학에서도 국제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국제화의 방법론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존재한다.
< 편집자주 >


국제화 3개년 계획 중간 점검

국제화 3개년 계획, 어디까지 왔나

외국인 학생유치ㆍ각종 서비스 제공 활발
해외 석학 유치ㆍ인프라 구축 노력 필요


 우리대학은 작년 1월 국제화 3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3월 Bilingual Campus 선포를 시작으로 국제화에 시동을 걸었다. 국제화 3개년 계획은 2010~2012년까지 3년간 1500억 원을 투자해 △세계 최고 수준의 석학 유치, 국제공동연구 활성화를 위한 인적자원 육성, 우수 외국인 학생 유치 등의 과제로 우수 인적자원 확보 △국제 공동 연구소 유치 및 융합연구센터 설립 등을 통한 물적 인프라 구축 △영어 공용화 캠퍼스, 외국인 통합지원센터 구축 등을 통한 글로벌 환경 조성 등 3분야 9개 세부과제를 통해 캠퍼스의 근본적인 국제화를 이루어내고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계획 수립 후 1년이 지난 지금 포스텍에 불어온 국제화의 바람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살펴보자. 우선 지난 1년간 하노이, 북경 등에 해외 사무소를 열고 미국, 중국, 동남아 등지를 다니며 활발한 홍보로 학생선발을 한 결과 외국인 학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외국인 통합지원센터(ISSS)에 따르면 외국인 학생 수는 2009년 74명에서 2010년 100명으로 35%정도 증가하였다. 기존 목표가 전체 학생 수의 4.3%인 약 130명의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는 것인데 목표달성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외국인 구성원이 증가함에 따라 외국인들에게 적합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10월 ISSS가 국제관에 문을 열어, 외국인들에게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한국 내 생활에 필요한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학 캠퍼스도 Bilingual Campus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현재 각종 공고문은 국문과 영문으로 동시에 게시되고 있으며 외국인이 있는 회의나 세미나는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대학원ㆍ학부 전공과목 강의도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미흡한 부분도 지적되고 있다. 첫째로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정해져 제일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해외 석학 영입이 더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석학을 영입함으로써 교육 및 연구의 질적 수월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과제의 목적인데 지금까지 우리대학에 부임하기로 한 해외 석학은 아직 없다.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한 지 이제 겨우 1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해외 석학들이 기존에 연구하던 곳의 연구 환경, 문화적 환경이 우리대학과 차이가 많기 때문에 이 과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로 외국인 인력을 영입함에 따라 인력규모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에게 제공할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이 되지 않고 있다. 외국인 교수가 늘어나며 생길 연구실ㆍ강의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융합연구센터 건립을 계획하였지만 아직까지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또한 외국인 학생들이 대거 유입됨에 따라 기숙사 확충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도 부족한 실정이다.

 셋째로 영어강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원 강의와 학부 전공강의 전체를 영어로 강의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지난 3월부터 시행된 영어강의 정책은 교육현장에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영어강의로 인해 수업의 질과 학생들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그림2>에서 보여지듯 영어로 수업이 이루어지면서 질문ㆍ토의의 부재 등 여러 의사소통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많은 교수들이 영어강의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와 같은 문제점 때문에 영어강의 실시에도 불구하고 일부 수업에서는 우리말로 강의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대학의 국제화 3개년 계획은 단순한 ‘International Mixing’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국외의 다양한 연구인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여 궁극적인 국제화와 대학발전을 꾀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일반적인 의미의 국제화라고 할 수 있는 Bilingual Campus 구축과 같은 글로벌 환경 구축에 투입한 예산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해외 인력 유치와 그 인력들을 위한 각종 연구 인프라 구축에 훨씬 많은 예산을 책정했다. 국제화 3개년 계획을 통해 세계최고의 연구중심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우리대학의 의지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손영섭 기자 ys9111@postech.ac.kr


타 대학ㆍ기업 국제화 추진 사례

국제화 계획의 이면성, ‘발전과 부작용’

홍콩과기대ㆍKAIST 국제화로 큰 성장
LG전자ㆍ싱가포르 영어공용화 부작용 발생

 세계화에 발맞춰 국내외 여러 대학 및 기업에서는 국제화를 목표로 다양한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대학에서도 2010년부터 국제화 3개년 계획을 마련하여, 그 일환으로 영어공용화 캠퍼스(Bilingual Campus)를 실시하고 있는 것은 이미 익숙해진 사실이다. 국제화가 대학 및 기업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대학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의 국제화 추진 사례들을 살펴보자.

 국내의 경우를 살펴보면, KAIST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KAIST는 지난 2007년 서남표 총장의 부임과 함께 100% 영어 강의 정책을 시행했다. 매년 영어강의 비율을 높여, 지난 봄학기 학부 강의 89%가 영어로 진행되었다. KAIST는 이 영어 강의 정책으로 각종 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을 앞지르기 시작했으며, 지난 더타임즈 세계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에 28위를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계속하여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대학 중에서는 가장 국제화에 성공한 사례로 홍콩과기대를 들 수 있다. 홍콩과기대는 20년이 되지 않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성장속도는 어마어마하다. 1991년 설립 당시 우리대학과 KAIST를 롤 모델로 삼았지만, 현재는 여러 대학평가에서 이미 국내 대학들을 앞지르고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성장했다. ‘우물 밖을 보라!(Think outside the box)’라는 구호를 내걸고 영어공용화 강화에 앞장섰던 것이 홍콩과기대가 지금과 같은 성장을 하는 데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엄청난 재원을 들여 최신 건물 및 시설을 갖추고 외국의 유명 석학들을 유치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은 단기간에 국제화에 성공해 대학을 발전하게 하는 힘이 되었다.

 일본에서도 국제화 열풍이 불고 있다. 일본의 특징 중 하나인 폐쇄주의가 과거 일본의 대학들에서도 나타나, 일찌감치 경제 선진국이 되었지만 외국인 유학생의 비율이 낮았다. 이에 일본 정부가 국제화 정책의 일환으로 외국 유학생을 10만 명까지 늘리는 것을 비롯하여 유학생 장학금 지급, 유학생 비자 완화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여 현재는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QS가 발표한 2010년 세계대학평가에서 도쿄대가 교수진과 학생의 국제화 비율에서 크게 뒤떨어지는 등, 일본 대학의 대학평가 순위가 점차 낮아져 일본 내에서도 대학의 국제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기업에서도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 해외 우수학생을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영어 공용화의 문제점도 없지 않다. 국내 기업 LG 전자의 사례에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영어공용화의 부작용이 실제로 보여졌다. LG 전자는 글로벌 기업 도약을 목표로 지난 2008년부터 영어공용화를 실시했다. 회의 진행과 보고서 작성 등을 영어로 진행했으며, 외국인 임원들도 대거 영입했다. 그러나 다양한 부작용으로 인해 영어공용화는 실패로 돌아갔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직원들에게는 업무 부담이 가중되었고, 의사소통 또한 혼선이 생겨 실이 득보다 컸던 것이다. 대거 영입했던 외국인 임원들도 결국 자국으로 돌아갔다. 영어 공용화만이 조직이 발전하는 길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또 싱가포르의 사례에서 세계 언어의 도구로서 영어가 가진 한계를 엿 볼 수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영어공용화 정책에 의해 영어가 생활 언어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생겨났다. 정부는 주민들의 표준 영어 사용을 목표로 이를 권장하였으나, 싱가포르 특유의 영어 방언인 싱글리시(Singlish)가 생겨나 일상에서 싱글리시의 사용이 보편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싱글리시는 문장의 끝에 특유의 추임새가 붙고, 영국식 발음과 거기에 중국어 억양까지 더해져 특이한 발음과 억양을 가지고 있다. 표준영어로는 거의 소통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영어공용화로 인해 개인의 듣기ㆍ쓰기 능력은 우수해졌지만, 말하기에서는 싱글리시의 사용으로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의사소통에 문제가 따른다. 이는 국제화에 필요한 의사소통 도구로서의 영어가 가질 수 있는 한계와 부작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국제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국제화에 한발 가까워지고 발전과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부작용 또한 함께 보여지고 있다.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들을 고려하여 단계적인 노력을 통해 차근차근 국제화에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대학에서도 여러 사례들을 통해 배울 점은 받아들이고 우려해야할 사항들은 미리 대처하여 추진 중인 국제화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국제화를 이루길 기대한다.

김가영 기자 kimka13@postech.ac.kr


이재성 교학부총장 인터뷰

올해의 노력이 천천히 나타날 것 기대


- 국제화 3개년 계획이 수립된 배경이 무엇이고 계획 수립 후 어떤 일들을 해왔나?

 우리대학의 국제화 3개년 계획은 외부 기관이 평가하는 국제화 지표를 만족시키기보다는 근본적인 국제화를 이루어 내자는 계획이다. 따라서 해외 석학 영입을 포함한 교수 부분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정하였다. 이 외에도 국제 공동연구 거점 구축ㆍ국제화 서비스 제공ㆍ국제학교 유치 등의 과제가 있다. 외국학생 유치ㆍ국제화 캠퍼스ㆍ국제화 서비스 제공 같은 쉬운 과제는 잘 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한 해외 석학 영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분들을 모시는 것은 단순히 돈의 문제를 떠나서 우리대학, 대한민국이 그런 석학들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느냐, 편하게 정착 할 수 있느냐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해외 석학 영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시작하기 전부터 이 부분이 제일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고 현재 성과도 제일 지지부진하다. 해외 석학을 10명 유치하는 것이 계획인데 한 사람 한 사람 유치하는 것 자체가 큰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일단 금년은 어느 사람이 우리대학에 관심이 있는지 분야 별로 대상을 물색하는데 중점을 두었고 내년부터는 대상을 정해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 해외의 우수한 연구자들이 원래의 연구 환경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들에게 제시하는 우리대학의 비전은 무엇인가?

 어디에 내세워도 떨어지지 않는 학생자원이 있다는 점을 첫 번째 장점으로 제시한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과학 인력에 있어서 아시아 지역이 굉장히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는 과학에 관심이 많고 우수한 학생들이 많다. 또한 외국에서 연구하던 기존 환경 못지않은 곳에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사업들을 추진한다. 국제 공동연구 거점 구축 등의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어떤 국내 대학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 각종 서비스 제공에 비해 물적 인프라 준비는 더딘 것 같다.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2013년까지 우리대학 교수가 300명까지 늘어날 예상인데 현재 쓰고 있는 건물이 교수 250명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따라서 국제화 계획과 관련이 없더라도 건물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포스코 측에 첨단에너지연구센터 건립을 제안하고 있다. 기숙사 문제는 일단 결정된 사안이 없다. 다만 외국인 학생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사회 측에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찾고 있다. 외국인 학교는 현재 부지 문제가 해결이 되었고 포항시와 포스코 교육재단이 운영할 계획이다.

- 학부생 영어강의 정책이 여전히 논란 중이다. 정책 운영에 변동이 있나?

 다른 대학들의 선례도 있기 때문에 시작 전부터 학부생 영어강의의 문제점들을 예상하고 있었다. 우리말로 강의하여도 쉽지 않은 내용인데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서투른 언어로 소통하는 것에 대한 교육적 논란은 시작 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있었던 논란거리이다. 그러나 우리대학 학생들이 우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요즘 고등학교 영어 교육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고, 캠퍼스 국제화가 정상 궤도에 오른다면 입학생들이 그걸 예상하고 그에 맞게 준비를 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정책은 계속 밀고 나갈 것이다.

- 3년간 1500억 원 투입 이후에 증가한 인적겧걋?자원들로 인해 전체 예산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증액 범위와 이를 조달할 수 있는 방책은?

 예산 내용을 자세히 보면 국제화 3개년 계획 예산이 모두 투입된 후 증액한 예산 부분은 인건비 정도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이에 대해서 이사회에서 지원해 주기로 하였다.

- 국제화 3개년 계획 첫해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자면?

 몇 가지 부분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고 올해의 노력이 몇 년 뒤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해외 석학 영입이 가장 큰 목표였는데 이 과제가 괄목할 만한 성과가 없었으므로 자체적으로 평가를 할 때 금년은 잘 되지 않았다고 본다. 계획이라는 것이 항상 세운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년에는 새로운 롤링 플랜을 만들어 시행할 예정이고 가장 중요한 해외 석학 영입에 많은 힘을 쏟을 예정이다.

손영섭 기자 ys9111@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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