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경주 ‘술과 떡 축제’를 찾아서
제10회 경주 ‘술과 떡 축제’를 찾아서
  • 최여선 기자
  • 승인 2007.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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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날 경주에서 맛본 ‘술’과 ‘떡’
눈송이 같은 벚꽃잎이 지고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4월 중순, 경주 황성공원에서는 ‘술과 떡 잔치’가 한창이다. 이 축제는 벌써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문화관광부에 ‘대표축제’로 인정받을 만큼 유명해진 이 축제에 어떤 행사가 준비되어 있는지 엿보고, 전국의 이름난 술과 떡을 맛보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 주>


토요일인 지난 14일은 경주 ‘술과 떡 잔치’ 개막일이었다. 잔치가 열리는 황성공원 입구에는 노점상들이 아침 일찍 나와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였다. 커다란 솥에서 끓고 있는 쇠고기 국밥과 하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화빵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공원 입구에서 한참 들어가야 진짜 ‘잔치’하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축제장은 ‘떡’ 전시장과 ‘술’ 전시장으로 나뉘고, 그 외 ‘술 만들기’와 ‘떡 만들기’ 부스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떡 전시장은 우리나라 각 도와 중국·일본의 다양한 먹거리들이 부스별로 미식가들을 자극하고 있었다. 인절미·찰떡·시루떡·감자떡… 그 외 수많은 이름 모를 떡들이 손님들의 손길을 기다리며 오색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사람들은 각 지역 떡을 구경하고 시식하며 자신의 입맛에 맞는 떡을 골라 담았다.

우리나라 떡 전시장 옆에는 중국 과자와 대나무 잎 밥, 만두를 파는 부스와 일본 약밥과 벚꽃 떡, 다꼬야끼를 파는 부스가 있었다. 중국 부스에서는 중국의 사람들이 추석에 먹는다는 월병이 눈길을 끌었다. 월병은 우리나라의 호두과자와 맛이 비슷했는데, 호두과자를 압축시켜 놓은 것처럼 단단하고 크기는 3배정도 된다.
중국과 일본 부스 옆에는 소비자가 직접 떡 만들기를 할 수 있는 코너가 있다. 여기에서는 절편 모양을 찍기도 하고 화전을 직접 부쳐볼 수도 있다. 아이들이 고사리같은 손으로 꽃잎을 한장씩 올려가며 화전을 부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옆에는 술의 원료인 누룩을 빚는 코너가 있는데, 동그랗게 빚은 누룩을 띄우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떡 전시장 근처에 술 전시장이 있다. 석류술·오미자술·머루주·복분자 등 그동안 흔히 보던 것들도 있었지만, 처음 본 술들도 눈에 띄었다. 입담 좋은 판매자와 소비자의 대화가 여기저기에서 들렸다. 술도 떡과 같이 시음할 수 있어서, 술 전시장 근처에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어른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술과 떡 잔치가 물론 먹는 축제이지만, 어찌 사람들이 떡과 술만으로 만족할 수 있겠는가. 축제장에 또한 빠질 수 없는 것이 먹거리 장터이다. 경주시 새마을부녀회에서 준비한 다양한 먹거리가 있었다. 또한 노점상들도 바베큐나 홍어회 같은 식욕을 자극하는 음식들을 준비해 두었다.

술과 떡 잔치는 4월 14일(토)부터 19일(목)까지 6일간 열린다. 술과 떡 전시장과 먹거리 장터 이외에 매일매일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다. 올해로 2회째 열린 ‘창작떡 만들기 대회’와 ‘가족 떡매치기’는 관람객들이 행사를 보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해준다. 베트남 민속공연과 ‘World of Festival’을 통해서 사람들은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축제를 시작하는 14일의 날씨는 눈부시게 화창하고 봄 날씨 답지 않게 후끈하여 초여름같이 느껴졌다. 이런 날씨 속에 가족 또는 친구들과 나온 사람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가 가득한 축제장은 정말 “축제가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포항에서 경주는 가깝고도 먼 곳 같다. 마음만 먹으면 2시간이면 다녀오지만 생각보다 자주 가기가 힘들다. 축제 때 이외에도 경주는 신라의 천년 역사가 담겨있는 곳인 만큼 볼거리가 많다. 한번쯤 시간을 내서 경주에 바람쐬러 가는 것도 좋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