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SNS의 그림자
[사회] SNS의 그림자
  • 손영섭 기자
  • 승인 2010.12.08 22: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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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로 등장한 SNS 부작용,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나

       SNS의 순기능 뒤에 감춰져 있는 문제점
       각종 부작용 사회적 문제로 확산

 지난 294호 신문 ‘커뮤니케이션의 신혁명 SNS’(10면, 11면) 기사에 나왔듯이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는 이제 인간관계 등 여러 부분에서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가 되었다. 우리는 SNS를 통해 기존에 알고 있던 사람들과의 친분을 돈독히 하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며 서로에게 필요한 많은 정보를 공유한다.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친밀도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법 외에는 SNS를 이용할 수 없었으나 이제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어느 곳, 어느 때나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건물이 크면 그 그림자도 커지는 법. SNS에도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SNS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자.

 1. 독이 될 수도 있는 빠른 정보 전달력
SNS가 가지고 있는 큰 장점 중 하나가 정보의 전달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SNS의 각 사용자들은 수많은 다른 사용자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의 공감을 얻는 정보라면 그 전달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올해 서울의 침수피해나 해운대 화제사건에서 이런 SNS의 장점이 드러났다. 그러나 이러한 SNS의 장점은 독이 될 수도 있다. 올바른 정보가 SNS를 통해 퍼져나갈 수도 있지만 잘못된 정보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별한 여과장치 없이 마치 입소문처럼 전달되는 잘못된 정보는 나쁜 의미로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이번 연평도 사건 이후 한 커뮤니티에서 바그다드 폭격사진이 연평도 폭격사진인 것처럼 올라왔다. 이 사진은 각종 SNS를 거치며 빠르게 퍼져나갔고 결국 국내 대형 방송사와 몇몇 외신마저 이를 연평도 포격사진으로 잘못 생각하고 오보를 냈다. 특정인에 대한 악성루머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 같은 사항에 대한 잘못된 정보는 큰 사회적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사람 셋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낸다는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속담이 아주 잘 들어맞는 곳이 현재의 SNS이다.

 2. 개인정보 노출의 위험성
개인정보 노출의 위험성도 SNS의 큰 문제점 중 하나이다. SNS에서 개인정보 노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째는 SNS 자체의 문제이고 둘째는 사용자의 부주의에 의한 문제이다.

 많은 SNS가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회원으로부터 빼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얼마 전 싸이월드가 맥 어드레스(대부분의 네트워크 어뎁터에 부착된 고유 식별자)를 수집하겠다고 한차례 소동을 벌였었고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의 SNS도 개인정보수집 논란에 휩싸였다. 이들 SNS는 개인의 생활습관, 구매패턴들을 규합하여 광고나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여러 가지 개인정보를 자신의 이익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한다. 페이스북이 ‘소셜네트워킹 개인보안법’이 제정되는 것을 막기 위해 로비 활동을 벌였던 것은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많은 개인정보들이 사용자들의 부주의에 의해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SNS에 올라오곤 한다. 연락처, 이메일, 집주소, 사진 등의 개인 신상정보는 물론 일정, 휴가계획, 현재위치 등의 생활정보까지 본인이 따로 통제하지 않으면 많은 개인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공개 될 수 있다. 특히 특정인이 쓴 글을 제한 없이 읽을 수 있는 개방형 SNS의 경우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아무 생각 없이 올린 나의 개인정보가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노출되며 범죄 등의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올해 여름 휴가철에 자신의 휴가계획을 SNS에 올렸다가 빈집털이를 당했다는 뉴스가 상당수 있었다. 위의 두 가지 대표적인 문제점 이외에 SNS에 집중하여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경우, SNS 비사용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소외감도 SNS의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분명히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런 것들로 SNS를 매도하기보다는 SNS가 가진 장점과 잠재력을 생각하여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좋은 방향일 것이다. SNS는 친구, 선후배 등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고 직접 소통하기가 힘든 개인과 개인, 단체와 개인 등의 소통창구가 되기도 한다. 또한 사용자가 원하는 다양한 정보가 오가는 매체로서의 역할도 수행하는 것이 SNS다. 현재 SNS의 문제는 사용자들의 주의와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SNS 사용자들이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SNS를 성장시켜줬으면 한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보는 SNS의 그림자

 

        ‘대리인을 통한 대화’로 바껴가는 소통
        가상에서의 자아, 현실과 동일시 되어가나

 혹자는 SNS는 이미 ‘Service’가 아니라 삶의 일부분이라고 얘기한다. 이는 마크 주커버그가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아닌 ‘Social Web Utility’라고 말한 것과 동일하며, 서비스와 유틸리티의 차이는 필요에 따라 선택이 가능한지의 여부이다. 몇 년 전, 인터넷의 주된 화두는 ‘익명성의 위험성’이었던 것에 반해 현재는 (속칭 DC 코갤의 신상털기로 얘기되는) ‘사생활 침해’가 중심 이슈로 올라와 있는 상황인데, 이는  SNS의 모태였던 블로그/미니홈피 등이 이미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상황이며 웹에서의 자아와 현실에서의 자아가 동일시되어간다고 볼 수 있다. “사이버공간은 현실과 다른 공간이다”라며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실명인증에 반대했던 기억이 무색하게도 모두들 웹에 자신의 분신들을 스스로 채워 넣고 있다. 아파트 반창회/동창회/향우회 등으로 이루어지던 이미 고전이 된 ‘인맥관리시스템’은 이제 SNS를 통해 우리가 웹에 낳은 분신들을 이어주고 우리는 그 분신을 통해 또 다른 인맥을 무궁무진하게 생성해가고 있다.

 그럼 여기서 영화 이야기로 들어가 보면, ‘소셜 네트워크’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페이스북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A)와 페이스북 이후 법적인 분쟁 (B). 영화에서는 A, B가 교차편집으로 보여진다. B가 법정드라마의 모습을 닮은 것이, 소송과 관계된 이야기를 넣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겠으나, 예리하게 지적되는 부분은 페이스북 탄생 이전의 경우 등장인물들의 주 소통방식이 ‘만남’과 ‘대화’로 이루어지는 반면 소송관련 부분에서는 모두 변호인을 사이에 두고 말을 나누게 된다. 이는 SNS가 처한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며 직접적인 소통이 아닌 두 인물 사이에 대리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의 소통은 평행선처럼 ‘결국 맞닿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에서의 마크와 왈도/윙클보스 형제가 결국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SNS가 처한 환경에서 소통의 어려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이런 주제는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 끊임없이 나오던 해묵은 것이다. 현실성의 결여, 객체와의 쌍방통행이 아닌 일방통행이 만든 악플. 하지만 이제 와서 이 주제가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은 스마트폰을 등에 업고 날아오르는 SNS 덕분에 사람들의 주된 소통방식이 대화에서 SNS, 혹은 웹, 혹은 키보드로 넘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 중 하나는 식당에서 밥을 시키고 앞 사람과 대화없이 스마트폰에 열중해 있는 모습들이다. 트위터에 ‘여기는 명동 어디, 친한 누구랑 밥 먹으러 왔다, 뭘 시켰는데 맛있을까?’ 식의 트윗을 남긴다면, 사회적인 인맥관리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SNS가 오히려 현실에서의 깊은 관계를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직접소통이 아닌 간접소통이 정말 획기적인 인맥관리의 수단이며, 동시에 사람들을 가깝게 이어줄 것이라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 연인 크리스티와 왈도의 다툼을 보면 크리스티는 페이스북에서 왈도가 ‘Single’로 표시되어있는 것에 분개하며 마크는 왈도의 동물학대 기사로 인한 파급효과를 두려워한다. 이는 가상에서의 자아를  현실에서의 자아보다 우선시하는 모습, 활자가 ‘현실에서의 말’보다 우선시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가상의 자아, SNS에서의 모습이 자신의 전부인 양 착각하고 행동하고 있다.
 

 SNS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구성하고, 전과는 다른 소통방식을 낳게 될 것이다. 물론 그 방향이 옳은지 나쁜지의 여부는 시간이 지난 뒤에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친구 요청’을 하고 F5를 연신 누르는 것이 과연 미래의 친구 되기 방식이 될 것인지, 많은 친구들과 follower들을 가진다면 더 행복하고 외롭지 않게 될 것인지. 헤어진 예전 여자친구에게도 너무 쉽게 ‘친구’신청이 가능하고 언제든지 친구를 끊는 것이 가능한 ‘the’가 삭제되어 더 쿨해진 Facebook처럼 쿨하고 간편한 세상이 우리가 진심으로 바라던 미래인지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할 일이다.
 

이승훈 / 산경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