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릴레이] 2006 부산 비엔날레
[문화릴레이] 2006 부산 비엔날레
  • 이홍재 기자
  • 승인 2006.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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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미술, 미술 속의 생활
부산 비엔날레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부산’이라는 도시 그 자체를 캔버스 삼아 세계 각지에서 온 작가들이 기발한 방식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어디서나’다. 행사는 이 주제에 매우 충실하다.
작가들이 해변과 주변 도로에 설치한 것은 ‘전망대’·‘미끄럼틀’ 등이다. 이것들은 그들의 작품인 동시에 바다를 찾은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 주고, 작품의 너머로 보이는 바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어우러져 하나가 된 또 하나의 작품으로 변모한다. 또한 주거공간에 녹아든 작가들의 손길은 우리가 사용하는 가구·식기·장난감 등의 사물마저 다르게 보이도록 만든다.

그러나 ‘어디서나’의 의미는 여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부산 비엔날레를 즐기는 모든 사람들은 TV를 통해 작가들의 영상미술을 감상하고, 라디오를 통해 음향작품과 작가들의 인터뷰를 들을 수 있으며, 부산 비엔날레에 관한 모바일 서비스를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다.
현대미술전의 실내전시가 이루어지는 부산시립박물관의 계단을 오르면 부산 비엔날레의 공간이 펼쳐진다. 가장 먼저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각종 잡동사니들과 모빌 등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구조물이다. 유리병들을 거꾸로 세워 만든 통로를 위태로운 기분으로 밟으면서 통과한 관람객들은 쓰레기로 만들어진 거대한 물고기와 마주치고, 딱딱하고 어두운 공간에 누워 진동*괴음 등과 천장에 나타난 비행기들을 보며 전쟁의 불안감과 현실의 안도감 사이에서 방황한다.

현대미술전은 수영요트경기장에서 이어진다. 카메라가 360도로 계속 돌아가며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영상을 보며 관람객들은 덩달아 혼란에 빠질 것이다. 어떤 관람객들은 신문기사들의 제목을 오려내 조합해서 하나의 시를 만들고, 다시 신문용지에 인쇄하여 만들어진 ‘작품’을 읽으며 즐거워할 것이다. 어쩌면 구내방송에서 누군가의 이름이 불릴지도 모른다.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는 ‘우연히’ 작품의 일부로서 사진을 찍게 될 것이다. 라디오를 통한 음향작품과 작가 인터뷰는 http://www.ataleoftwocities.net/에서 들을 수 있다.
바다미술제는 해운대 일대에서 펼쳐진다. 해운대를 찾은 관광객들은 마치 무대처럼 꾸며진 거대한 작품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전망대에 올라가서 탁 트인 바다를 구경하며 데이트를 즐긴다. 낙서를 하는 등 작품을 훼손하는 사람들 때문에 관리인들은 괴롭지만, 그들은 오히려 ‘이 작품들은 공공미술(Public Furniture)이므로 사람들이 이용할 때 성립하는 것’이라고 하며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한 해변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는 ‘리빙 퍼니쳐’에서는 주거공간처럼 꾸민 전시관에서 일상용품으로서 만들어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미술의 미래는 생활이다’라는 실용미술의 모토를 역설했다.

부산 비엔날레의 행사기간은 11월 25일까지이다. 아직 한창 진행 중이다. 현대미술이 앞으로 어떠한 길을 나아가게 될 것인지 보고 싶은 사람, 현대미술에 흥미가 있지만 어려워서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사람, 부산 비엔날레는 그 어떤 사람에게든지 열려 있다. 혹 지금까지는 미술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라도 이번 부산 비엔날레를 통해 새로운 세계에 발을 디뎌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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