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맺기] XYVec 기술이사 김성완 동문
[일촌맺기] XYVec 기술이사 김성완 동문
  • 정연수 기자
  • 승인 2010.11.03 2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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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정신’을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기업은 희망을 주고 사람을 얻는 곳
목표는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깨닫는 것

 최근 우리대학 김성완(기계 90) 동문(㈜자이벡 기술이사, ㈜누트파이브 대표이사)이 발전기금으로 5천만 원을 내놓았다. 이번 기부는 지금까지 동문이 참여했던 발전기금 중 액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완 동문은 지난 1월에도 기계공학과 대학원생 건강검진 기금을 공동으로 기부했었다. 이 밖에도 작년에 리더십 액티비티 특강에 연사로 참여했고, 올해는 창의설계경진대회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김성완 동문을 포항공대신문사에서 만나보았다. <편집자주>


- 2006년에 저희 포항공대신문사에서 이미 선배님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6년만에 독자들과 다시 만나는 자리인데요, 2006년 이후로 XYVec은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2006년 이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개인 사업자로 있다가 법인으로 전환했습니다. 그 기점을 기준으로 전과 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깨달음이 왔지요. 창업 후 만 4년째 돼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로는 좀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게 되었으며, 주문형 R&D 이외에도 축적된 우리의 기술로 우리의 자회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재작년에 1호 자회사를 만들게 되었고, 지금 4개 정도의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만한 아이디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정신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1등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탁월함을 추구하고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창업을 결정하는 일이 쉽지 않은 만큼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XYVec을 창업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첫 직장을 3년 정도 다니다 고민을 했습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즐길 수 있는 일을 찾고자 했었죠. 잘 맞는 직장에 취직할 생각도 있었으나 내가 내 인생에 대해 지배력을 가지면서도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어요. 인간은 유희적 동물이니까요. 처음에는 아무도 이런 성격의 일을 하지 않아 불안한 점도 있었습니다만 그만큼 자신감도 있었죠.

- 평소 기업 경영에 대한 특별한 철학이 있으신가요?

 저는 회사를 경영함으로써 사회와 소통합니다. 나는 기업은 희망을 팔고 사람을 얻는 곳이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이 단순히 재화와 용역을 파는 것은 표면적인 활동일 뿐입니다. 가끔 기업들이 얄팍한 장삿속 때문에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하기도 하는데 안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영리 자선단체보다 기업이 대중들로부터 훨씬 사랑받을 수 있는데 얄팍한 장삿속으로 그 사랑을 놓치게 되는 것이죠. 기업의 본질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데 있습니다.

- 최근 발전기금으로 상당한 액수를 기부하셨는데, 이번 기부를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학생들과 자주 접촉하고 회사를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대와 전망이지만 곧 포스테키안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회사가 되길 희망합니다. 기부금은 기계공학과 학생들의 자질 함양을 위해 쓰일 수 있게 부탁했습니다. 이 기금의 일부는 현재 진행 중인 창의설계경진대회에 필요한 경비로 쓰이게 되는데 그 대회에 저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우리 회사를 알리는 동시에 학생들의 역량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셈치고는 적게 든 비용인 것이죠. 앞으로도 학생들의 교육적 목적이라면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 이렇게 적극적으로 발전기금에 참여하시는 것을 보면 선배님의 포스텍 사랑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포스텍 졸업생으로서 모교에서 배웠던 가장 큰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포항공대는 좋은 학교입니다. 제가 입학하고 첫 축제를 맞았을 때 통나무집에서 故 김호길 총장님을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날 노벨상 수상자들의 강연이 있었는데 총장님께서 그 분들을 모시고 통집에 오셨지요. 친구들과 있던 저는 무작정 총장님께 찾아가서 그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때 좋은 말씀도 듣고 총장님께 술도 따라드리고 분위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그때 하신 말씀 중에 이런 게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그때는 사회가 아주 혼란스러울 때였는데, 총장님께서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런데 총장님께서 하신 이야기는 그게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그 분은 앞으로의 세계는 경제가 좌우하게 될 테고 경제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며, 그래서 우리 학생들만큼은 공부를 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도 그 말씀이 저에게는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포항공대가 좋은 학교라는 것은 이런 ‘정신’이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이 이런 ‘정신’을 잊지 않고 실천하고 다음 세대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힘써주길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포스텍 학생들에게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창시절 별명이 ‘브라운’이었습니다. 하는 일마다 열심히 전력질주했지만 ‘브라운 운동’처럼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있진 않아 친구들이 장난스레 붙여준 별명이죠. 지금은 그러길 굉장히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목표는 한 순간에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의 시행착오 끝에 깨달아지는 것입니다. 대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전력질주하고 부딪쳐봐야 합니다. 후배들은 자신이 만족하기 위한 수준까지 공부를 하기 바랍니다. 목표를 모른 채 불안해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럴 때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과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자신보다 키가 높은 항아리에 물을 넘치게 하고자 하면 채울 때는 물이 어디까지 차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물을 붓다가도 넘치지 않아 지치게 되지요. 하지만 새는 게 없다면 언젠가는 항아리에서 물이 넘치게 될 것입니다. 다만 명심할 것은 있습니다. 차고 넘칠 때까지 물을 채우는 걸 게을리 하지 말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