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학평가와 포스텍
[기획] 대학평가와 포스텍
  • 김가영 기자
  • 승인 2010.11.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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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언제부턴가 대학평가는 대학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게 되었다. 대학 구성원들은 이를 대학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지표로 삼을 수 있고,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은 대학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또한 대학평가는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출신대학에 대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객관성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평가기준에 대한 논란은 언제나 있어왔지만 그 영향력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관마다 평가방식이 달라 결과가 다르지만 대학평가는 적어도 대학들이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포항공대신문사에서는 이번 기획특집에서 대학평가에 대한 기본적 정보를 요약하여 전달하고 학생들의 대학평가에 대한 인식을 살펴봄으로써 독자들과 함께 우리대학의 발전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 대학평가와 포스텍
평가지표 가중치에 따라 천차만별 순위

주로 교육ㆍ연구ㆍ평판도ㆍ국제화 부문 평가
지속가능성 평가, 올해 최초 실시

 대부분의 포스테키안은 경쟁의 연속인 삶을 살아왔을 것이다. 자신의 의지로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경쟁 속에 놓여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대학 간의 경쟁, 대학평가에서 어떤 대학은 높은 순위에 오르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고, 어떤 대학은 평가 결과에 크게 연연해 하지 않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현재 대학평가가 이루어지는 기준을 정리하고 그동안 우리대학이 대학평가에서 거두었던 성적과 올해의 성적을 살펴볼 것이다.

 우선 현재 언론에 자주 노출되어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각종 대학평가의 평가지표를 간략히 살펴보았다.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중앙일보 내 교육연구소인 중앙일보교육개발연구소(JEDI)에서 평가하여 발표한다. 평가는 주로 △교육여건 △국제화 △교수연구 △평판도 4가지 부문으로 이루어진다.

 조선일보-QS(Quacquarelli Symonds) 대학평가는 △연구능력 △교육수준 △졸업생 평판도△국제화 4가지 분야로 평가지표를 나누어 대학을 평가하며, 5월 중순에 이 평가결과를 발표한다. 그동안 더타임즈에서 발표했던 QS 세계대학평가는 올해부터 영국 선데이 타임즈와 미국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에서 9월 초에 발표한다. 그 평가지표는  △동료 평가 △논문 인용 △교육 환경 △국제화로, 같은 평가기관에서 평가하는 조선일보-QS의 아시아 대학 평가와 가중치에서 조금 차이를 보인다.

 그동안 QS와 함께 THE-QS 세계대학평가를 발표해온 영국의 더타임즈는 QS와 결별하고 앞으로 캐나다의 톰슨-로이터와 새로 손을 잡고 세계대학평가를 발표한다. 톰슨-로이터사의 평가는 △동료 평가 △논문 인용 △교육 환경 △국제화 △연구비 5가지의 지표로 진행됐다. 연구비 항목은 QS와 달리 톰슨-로이터사만 활용한 평가지표이다.

 한편 경향신문은 올해 처음으로 ‘2010 경향신문 대학지속가능지수 평가’를 발표했다. 평가기관은 경향신문사가 2007년 설립한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Economic Research Institute for Sustainable Society, ERISS)이며 평가지표로 크게 △교육 △연구 △경영 △취업 △편의 △소통 △학생만족도 등의 다양한 부문을 선정했다.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만큼 다른 대학평가와 평가방식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부문별 가중치는 알려져 있지 않다. 각 평가 기관의 평가 지표 별 비중을 [표 2]에 정리하였다.

[표 1] 최근 우리대학 평가기관별 순위

 

2006

2007

2008

2009

2010

조선일보-QS

 

 

 

17

14

The Times-QS

 

233

188

134

-

The Times-Thomson Reuters

-

-

-

-

28

Sunday Times-QS

-

-

-

-

112

중앙일보

2 (공동)

1

2

3

2

[표 2] 평가기관의 평가지표별 반영 비중

 

평판도

연구ㆍ논문

교육환경

국제화

연구비

조선일보-QS

10

60

20

10

 

The Times-Thomson Reuters

34.5

37

12.75

5

10.75

Sunday Times-QS

50

20

20

10

 

중앙일보

20

30

30

20

 

 이렇게 다른 평가 지표 비중을 갖고 있는 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은 어떤 순위([표 1] 참조)를 받아왔을까?

 우리대학은 위에서 나열한 대학평가 중 가장 처음으로 발표된 ‘2010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국내 3위, 아시아 14위를 차지했다. 지난 해 기록한 17위에서 3계단 상승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이공계 특성화 대학’중에서 아시아 1위를 기록하였다. 이 평가에서 서울대는 6위, 카이스트는 13위를 차지했다. 한편 평가기준이 다소 달랐던 ‘QS 세계대학평가’에서는 112위를 차지하여 지난해 134위에서 22계단 올랐고 아시아 대학 중에서는 18위, 국내에서는 서울대, 카이스트에 뒤이어 3위를 기록했다. 서울대는 50위, 카이스트는 79위를 차지했다. 올해 최초로 실시된 경향신문 ‘대학지속가능지수 평가’에서는 우리대학이 교육ㆍ편의ㆍ학생만족도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여 전체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더타임즈가 올해 처음으로 톰슨-로이터사와 함께 시행한 세계대학평가에서는 우리대학이 세계 28위를 기록하여 국내 대학 최초로 세계대학평가에서 20위권에 진입하였다. 각 부문에서 골고루 우수한 평가를 받았는데, 특히 연구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연구 분야 지표 중 기술이전 수입-혁신(Industry income-innovation) 항목에서는 만점을 받은 것이 눈에 띈다. 이 평가에서 카이스트는 79위, 서울대는 109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가장 권위 있다고 평가받는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의 지난 몇 년간 우리대학의 순위는 서울대 카이스트와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리대학은 2002~2005년까지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2006년에는 서울대와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당시 가장 눈에 띄는 평가지표는 신설된 국제화 부문이었다. 그리고 2007년에 다시 1위를 차지했지만 그 이후로 2008년 2위, 2009년 3위를 차지하여 일부 구성원들의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번 2010년 중앙일보 대학평가 평가지표에는 점수 산출식 변경, 지표 통폐합, 지표계산식 변경의 변화가 있었고, 우리대학은 총 350점 만점에서 277점을 받으면서, 카이스트(294점)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여 작년에 비해 한 계단 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대학이 각 평가기관마다 받은 순위는 천차만별이다. 평가 지표도 다르고, 지표마다 두는 비중도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구성원 모두가 앞으로 지혜를 모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아 기자 pja0606@postech.ac.kr


- 대학평가에 대한 학생 설문조사 결과
필요성은 인정하나 크게 신뢰하지 않아


재학생 대체로 “대학평가에 관심있다”
연구실적ㆍ교육여건에 비중을 더 두었으면

 포항공대신문사에서는 매년 특정 평가기관과 언론사가 발표하는 대학평가에 대한 우리대학 재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0월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설문을 실시했으며, 학부생ㆍ대학원생 포함 총 3,097명 중 434명(학부생 276명, 대학원생 158명)이 설문에 참가하였다.

 매년 발표되는 대학평가 결과에 대해 우리대학 학생들은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이에 대해 62.8%의 학우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답변하였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로 대부분 ‘대학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답변했으며, ‘학교의 이미지와 인지도가 달려있는 일이기 때문’, ‘VISION 2020에 얼마나 다가가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학우들도 있었다. 반면 18.7%의 학우들이 대학평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로는 ‘평가기관마다 순위가 천차만별이라 신뢰가 가지 않기 때문’이 대부분이었다. 그 외 ‘대학평가 결과를 실제 대학생활에서 체감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대학평가가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는 62.9%가 필수적이거나 필요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전혀 또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학우는 15.7%로 나타났다. ‘대학평가가 대학간의 경쟁을 이끌어내어 대학이 발전할 수 있는 자극제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대학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고,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학우들은 ‘대학평가에서 좋은 순위를 받기 위해 대학평가에 맞춰 대학이 운영되면 대학만의 개성과 정체성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주로 내세웠다.

 대학평가의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는 32.7%가 신뢰한다고 응답하였고,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학우들도 27.4%로 나타나 재학생들이 대학평가를 크게 신뢰하는 편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되는 각종 대학평가의 신뢰도를 5점 만점으로 매긴 결과, ‘더타임즈-톰슨 로이터 세계대학평가’가 평균 3.64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QS 세계대학평가(3.04점), 중앙일보 대학평가(2.76점), 경향신문 대학지속가능지수평가(2.68점), 조선일보-QS 아시아대학평가(2.58점)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학평가의 영향력에 대해 거의 대부분의 학우들이 대학평가가 대외적으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2.3%의 학우들이 대학평가의 영향력이 없다고 응답한 것에 반해 무려 88.9%의 학우들이 영향력이 있다고 응답하였는데, ‘매우 영향력이 있다’라고 답변한 학우가 35.5%나 될 정도로 대학평가의 영향력을 크게 생각하고 있었다. 대학평가로 인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항목에 대한 질문(복수응답 가능)에는 77.0%가 ‘대학의 우수한 학생 확보’라고 답변하여 ‘대학의 우수한 교원 확보’(41.7%), ‘기부금 모금의 활성화’(39.9%) 등 다른 답변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재학생 대부분이 대학의 우수한 학생 확보에 대학평가가 큰 영향력을 끼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재학생들이 우리대학으로의 진학을 결정하는 데에 대학평가가 얼마나 영향을 주었을까? 입시철에 지원 대학 또는 대학원 결정에 대학평가가 실제로 영향을 주었는지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각각 조사한 결과 영향을 주었다고 답변한 학생의 비율(학부생 48.4%, 대학원생 42.4%)과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답변한 학생의 비율(학부생 40.0%, 대학원생 44.9%)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재학생 대부분이 대학의 우수한 학생 확보에 대한 대학평가의 큰 영향력을 생각하였지만 재학생들이 실제로 대학 또는 대학원을 결정할 때에는 대학평가가 크게 상관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평가 지표에 관한 질문에 대한 학우들의 생각은 뚜렷한 경향을 보였다. 대학평가 지표 중 가장 비중 있게 반영하여야 하는 지표(복수응답 가능)로 연구실적(77.9%)과 교육여건(75.6%)이 가장 많이 선택되었으며, 가장 불필요한 지표(복수응답 가능)로는 국제화수준(57.6%)과 사회평판도(31.8%)가 가장 많이 선택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여러 대학평가가 우리대학의 특징이자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실적과 교육여건을 많이 반영하면서 우리대학이 다소 부족한 국제화수준과 사회평판도에 대한 비중을 줄였으면 하는, 우리대학 재학생들의 바람이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평가와 우리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56.0%의 학우들이 ‘결과는 수용하고 부족한 부분을 선택적으로 보완해 나아가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하지만 28.8%에 달하는 학우들은 ‘대학평가 결과에 상관없이 우리대학만의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대체로 우리대학이 대학평가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대학평가에 상관없이 우리대학만의 길을 가야한다는 의견도 상당부분 차지하였다. 어느 답변 모두 정답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학평가에 대해 우리대학이 어떤 자세를 가지고 나아가야 하는지는 우리대학 구성원 모두가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하헌진 기자 hjha126@postech.ac.kr


- 대학평가와 우리대학의 목표
대학평가에 대한 우리의 자세

모든 대학의 상황을 반영한 잣대 어려워
진정한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 절실해

 올해 영국 일간지 ‘더타임즈’가 캐나다 연구평가기관인 톰슨-로이터 사와 공동으로 진행한 세계대학평가 결과에 그야말로 대학 전체가 들썩였다. 그 어떤 국내 대학도 밟아보지 못한 고지에 다가섰으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하지만 다른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결과에서는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수백 개도 넘는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서열을 가리다 보면 어떤 기관이 조사하였는가에 따라 우리대학 순위가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등이 차이난다. 언론에는 크게 보도되지 않았지만 2010 상하이자오퉁대 세계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은 세계대학 300위권에도 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국내대학 5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답은 평가 기준에 있었다. 예를 들어 상하이자오퉁대의 평가는 교수와 동문 중 노벨상 및 필즈상 수상자 수, 높은 피인용 연구실적을 가진 연구진의 규모, 유력 저널에 게재된 논문의 양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이와 유사하게 더타임즈의 평가에서는 연구실적겞紫츃교육 여건 등을 중요 기준으로 평가한다. 두 가지 평가 모두 연구 측면을 중시하지만 상하이자오퉁대는 양적인 면을 더타임즈의 경우 질적인 면을 주로 본다는 데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아무리 연구 역량을 중요 요소로 따진다고 해도 양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우리대학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밖에 주관적인 평가 반영 비율이 높으면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은 아시아 대학의 순위가 낮아진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대학평가는 대학의 설립 취지 및 목적과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소수정예, 연구중심대학의 기치를 걸고 이를 충실히 이행해온 우리대학은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모두 포괄하는 종합대학과는 다른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더타임즈 평가의 항목이 우리대학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설계된 사실은 참으로 다행이다. 한 발 더 나아가 과연 대학평가 결과가 정말 중요한 것인가 되짚어볼 필요도 있다. 어쩌면 대학평가의 세부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도 다른 일을 하는 것이 글로벌 인재를 키우고 노벨상 수상에 한걸음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우리대학에서 발표한 학겮츃박사 연계과정 운영 안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대학평가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않으며 단기적으로 그 효과가 드러나지 않더라도 대학의 미래와 가능성을 고려한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이루어져 21세기를 선도하는 진정한 리더 대학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보자.

박재현 객원기자 parkdog3@poste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