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 엘리베이터 홀짝 운행 논란
RC 엘리베이터 홀짝 운행 논란
  • 손영섭 기자
  • 승인 2010.11.03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1.3% 男 같이 쓰자, 71.6% 女 따로 쓰자

 이번 학기 초 RC(Residential College)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입사기간에 한하여 원래 남자 층, 여자 층으로 운행하던 엘리베이터가 홀수 층, 짝수 층으로 운행하게 된 것이다. 매학기 입ㆍ퇴사 기간만 되면 짐을 옮기느라 엘리베이터가 마비돼 사생들이 불편을 겪게 되어 특별히 이런 조치가 취해졌었다. 하지만 원래 입사기간만 홀수 층, 짝수 층으로 운행할 계획이었으나 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기도 했고 많은 사생들이 홀짝 운행을 원하기도 하여 계속하여 홀짝 운행을 시험적으로 실시하기로 하였다.

 홀짝 운행을 한 결과 엘리베이터 대기시간이 감소하는 등 여러 이점도 있었지만 문제점도 발생하였다. 특히 술에 취한 남학생이 이성 층에 출입하는 소동이 벌어져 9월 17일까지로 예정되었던 시험운행 기간을 이틀 앞당겨 15일까지로 단축하기도 했다.

 이후 RC측은 사생들을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홀짝 운행에 관한 설문 조사를 하였는데, 남학생들은 91.3%가 찬성, 여학생들은 71.6%가 반대하여 남녀가 홀짝 운행에 대해 상반되는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찬성하는 쪽은 ‘기존 운행방법은 불편하다.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 ‘역차별이다’, ‘한쪽은 바쁘게 운행하는데 한쪽은 한가하다. 너무 비효율적이다’ 등등의 의견이 있었고 반대하는 쪽은 ‘효율과 편의보다는 인권, 사생활의 문제를 고려해야한다’, ‘이성과 동승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이성 층에 출입할 위험이 있다’등의 의견이 있었다.

 분명 현 엘리베이터 운행방법은 문제의 여지가 있다. 여학생들은 세 개 층이 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반면 남학생들은 아홉 개 층이 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고층에 사는 남학생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10분씩 기다리는 것은 보통이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무작정 홀짝 운행을 하게 되면 남녀 사생간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서로 배려하고 상대방의 불편함에 대해 이해하는 성숙한 태도로 대화를 통해 양 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