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교수팀, 정신분열증 치료 새로운 방향 제시
박상기 교수팀, 정신분열증 치료 새로운 방향 제시
  • .
  • 승인 2010.10.13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포기능에 미치는 영향 첫 규명…美국립과학원회보 온라인판 게재

 “미쳤다”는 한 마디로 표현되는 병, ‘정신분열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DISC1이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정상적인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생명과학과 박상기 교수 연구팀이 최초로 밝혀냈다.

 생명과학과 박상기 교수ㆍ박영운 박사ㆍ박사과정 정재훈씨 팀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 최신호를 통해 발표한 이번 연구결과는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DISC1과 미토콘드리아 간의 상호작용과 정신분열증 치료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DISC1 단백질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미토필린(Mitofilin)이란 단백질의 정상적 활동을 방해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러한 기능이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 대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는 미토콘드리아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DISC1 단백질이 미토필린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상되면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이 유전자가 미토콘드리아의 정상적인 기능에 이처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신분열증 환자의 유전자에서만 망가져 있다’는 뜻의 DISC1(Disrupted-in-schizophrenia 1) 유전자는 정신분열증의 발병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기존의 연구는 이를 통한 정신분열증 발병의 현상적 측면만을 규명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이번 연구성과는 정신분열증의 발병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장애와 그로 인한 신경세포의 비정상적인 기능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DISC1 유전자의 세포질 내 메커니즘 규명에 치중되었던 정신분열증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상기 교수는 “정신분열증은 1%의 인구가 일생에 한 번은 앓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입원율이 높아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는 질환이지만 신경생물학적인 규명이 미흡한 병”이라며 “이번 연구는 DISC1의 새로운 역할을 규명하는 한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제어를 통한 정신분열증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도 제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