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맺기] 뷰티플 마인드 배일환 총괄이사
[일촌맺기] 뷰티플 마인드 배일환 총괄이사
  • 김정택 기자
  • 승인 2010.09.22 0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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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플 마인드’를 가진 음악인, 배일환

기부를 당연히 여기는 분위기 조성되어야
자신의 본분에 맞게 행동하는 사회되길

 

 ‘뷰티플 마인드’의 공연이 문화콜로퀴움의 일환으로 지난 9일 대강당에서 열렸다. ‘뷰티플 마인드’의 총괄이사인 첼리스트 배일환 교수를 만났다. ‘뷰티플 마인드’는 전 세계의 소외된 이웃에게 국악과 클래식 등으로 사랑을 나누는 문화외교 자선단체이다. 이번 공연에는 첼리스트 배일환, 시각 장애인 클라리네티스트 이상재, 뇌성마비 피아니스트 김경민 등 6명의 음악인들이 참여하였다. 이번 호에서 만난 배일환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 관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외교통상부 문화홍보 외교사절이다.


- 포스텍에서 공연을 마친 소감은 어떠신가요?
당연히 너무 좋습니다. 저는 학생들 앞에서 연주하는 걸 즐겨요. 저희 뷰티플 마인드는 보통 세 가지 연주를 해요. 첫 번째는 저희가 활동하러 간 나라의 외교관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연주를 해요. 그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전파하기 위해서 연주하는 것이죠. 두 번째는 인터내셔널 스쿨이나 로컬스쿨에서 연주를 해요. 세 번째는 소외계층이나 장애우를 대상으로 연주를 하죠. 하지만 저는 두 번째를 가장 좋아해요. 앞으로 그들이 세상을 이끌어 갈 것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우리의 정신과 생각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죠.

- 뷰티플 마인드의 설립과정을 소개해주세요.
뷰티플 마인드는 장애우를 위해서 만들었어요.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함께 하는 것이 건강한 사회인데 사람들은 같이 어울리려 하지 않아요. 그것을 깨고 싶었어요. 장애우들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뷰티플 마인드도 만들고 뷰티플 마인드 아카데미도 만들었죠. 제가 스탠포드에 교환교수로 갔을 때, 스탠포드 대강당에서 첫 공연을 했어요. 한국에서 장애우 음악인들을 불러서 연주를 하고 수익금은 그 지역에 다 기부했어요.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우리나라도 아닌 미국에 가서 공연을 하고 기부도 한다는 것을 상상해보셨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애우들이나 그 지역민들보다도 부모님들이 제일 감동받더라고요. 걱정거리였던 내 자식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부모들의 마음을 치유해줘요. “뷰티플 마인드”라는 이름도 장애우들을 바라보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나타낸 것이에요.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커질 줄 몰랐어요. 소문이 나서 캘리포니아, 홍콩 등에서 공연을 했어요. 그리고 그 지역에 사단 법인이 생겼죠. 1년 동안 그렇게 보낸 뒤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미국의 뷰티플 마인드가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경제적으로 조금 힘들었지만 소명감이 생겨서 휴직을 하고 다시 미국으로 가서 1년 더 일하면서 정착시켰어요. 그리고 한국에서도 정식으로 사단법인을 만들게 되었죠.

- 사회봉사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떤 일이든지 계기가 있어서 하는 게 좋죠. 하지만 유대인들 교육 이야기를 잠깐 해보면 유대인들은 자기자식들이 어느 정도 성인이 되면 내 아이의 자선통장을 따로 만들어서 이건 네 이름으로 기부가 된다고 알려주죠. 기부가 당연하다고 알려주는 거에요. 저도 어릴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기부가 당연하다고 배웠죠. 이게 정당한 사회고 행복한 사회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계기는 필요 없어요. 모두가 어릴 때부터 기부를 당연히 여길 수 있는 교육이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뷰티플 마인드를 이끌어 가다보면 제 가족 중에 장애우가 있다고 오해를 받기도 해요. 하지만 그렇지 않거든요.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을 하는 거에요.

- 교수로 재직하면서 동시에 이 일을 하는데 힘들지는 않으신지, 원동력은 어디서 얻나요?
힘들긴 힘들어요. 가족들이 왜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냐고 그래요. 하지만 주변에서 좋은 말을 해주고 격려해줘요. 어딜 가든지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학생들도 도와주고요. 주위에서 안 도와주면 할 수 없어요. 정부, 음악인, 기업 등이 도와줍니다. 한국에서 첫 연주할 때 외교부 관계자들이 관람 후 너무 좋아하였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외교통상부의 인가를 받아 사단법인으로 등록했어요. 같은 음악인들도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음악인들은 순수하거든요. 일반인들은 의아해 해요. 깐깐하고 잘난체한다고 생각됐던 음악인들이 장애우들을 도와주고, 레슨비도 안 받고 가르쳐주니까요.

- 포스텍에서는 지식봉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이에요. 지식이나 탤런트를 나누는 것, 그것은 당연한 것이에요. 그런 활동을 내세우지 말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어느 일에나 우선 순위가 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으면서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 교수님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나의 목표는 세계평화인데, 아마 모든 사람의 목표일 거에요. 자신의 본분을 알고 자신에게  맞게 노력한다면 우리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라오스가 행복지수 2위라고 합니다. 왜 행복지수 2위이겠어요? 그러려니 하고 사는 것일 수도 있지만 라오스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영역을 알고 그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본분을 넘어서는 욕심은 세계적으로 문제에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변에서 정치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어요. 제가 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정치인, 기업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과 관계를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제 본분을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