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오름돌] 지식의 ‘얼리어답터’ 될 수 있기를
[78오름돌] 지식의 ‘얼리어답터’ 될 수 있기를
  • 강명훈 기자
  • 승인 2010.09.22 0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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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운 더위가 지금도 기억나는 올해 여름방학 때의 일이었다. 지난 학기가 끝날 즈음 기자로서 역량을 좀 더 키우고 싶다는 마음에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다. 선배의 소개로 4주 간 서울에 있는 IT 인터넷 신문사인 블로터에서 인턴을 할 기회를 얻었다. 학교에서 전공과목을 배우고 있지만 아직 2학년이었고 IT에 관해서는 관련 지식이 거의 없었던 나에게 기자 선배들이 들려주는 얘기들은 신기하기만 했고 처음엔 익숙해질 수 있을까 하고 겁이 났다.

 IT 시장의 흐름을 익히기 위해 처음 일주일 동안 국내 보도들과 외신들을 읽었다. 일주일 후에는 처음으로 기사를 써보게 되었다. 외신을 읽고 주요 기사를 분석한 글을 썼는데 기삿거리를 찾는 데에 조금 애를 먹었다. 기사 작성에 들어간 지 7, 8시간이 지나서야 기사 하나가 완성됐다. 그냥 습작으로 끝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선배가 네이버 캐스트 뉴스에 내 기사를 실었다는 기쁘면서도 설레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포항공대신문에 쓴 기사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내 기사를 읽게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어깨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그 후 3주 간 기사를 쓰고 선배와 동행하며 다양한 경험을 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블로터를 나왔다. 그 후로 내게 블로터에서의 경험을 들은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내게 ‘넌 졸업해서 기자가 될 거니?’라고 묻는다. 누구나 당연히 품게 되는 의문이었겠지만 나는 그때마다 즉시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기자라는 직업이 하루하루가 새로운 것의 연속일 흥미로운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직업에 관해서는 더 많은 선택지를 원하는 나는 ‘이런 것이 하고 싶다’고 단언하는 걸 싫어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왜 방학에도 신문사를 찾으며 기자로 생활하고 싶었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다 예전에 신문에서 보았던 ‘얼리어답터’라는 용어가 문득 떠올랐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누구보다 먼저 사용해보고 다른 소비자들에게 리뷰를 남기거나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들을 일컬어 얼리어답터라고 한다. 이들은 돌아오는 이익과 상관없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에서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기자들 또한 얼리어답터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정보의 생산지이면서 동시에 사람들에게 정보를 나눠주는 것을 업으로 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남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알려주는 것을 좋아했다. 가끔은 잘난 척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봤지만 지금 생각하면 나는 남들보다 먼저 깨닫고 그것을 알려주는 것에서 즐거움을 얻는 쪽인 것 같다. 인터넷 이용자 수가 해마다 늘어가고 연령층마저 다양해지며 소위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포스테키안 또한 대한민국 1%의 인재들로 개개인이 지식인 중의 지식인이라 할 수 있다. 수많은 지식인들 중 누구도 갖지 못한 정보를 먼저 갖고 알려준다는 것, 어쩌면 가장 재밌는 일이 아닐까?

 포항공대신문사의 기자로서 무언가를 취재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정보를 얻는다는 점에서 다른 학생들보다 많은 특혜를 가진다. 이런 특혜를 잘 살려 우리대학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독자들과 나눌 수 있는 정보를 가장 먼저 얻을 수 있는 얼리어답터가 되고 싶은 바람이다. 바람이 하나 더 있다면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만큼은 얼리어답터가 되어 다른 사람들과 지식을 공유하는 기쁨을 즐겼으면 한다. 훗날에는 그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