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행진
국토대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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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0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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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으로 이뤄낸 우리땅 동해안 종주

 

 

 

 

 

 

 

 

 

 

 

 

 

 

 

 

 

 

 

 

 

 


기획단장 후기

 

  사실 나는 여행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국토대행진도 마찬가지로 생각했었는데, 총학생회 간부인 지인의 갑작스러운 부탁을 받고 덜컥 국토대행진 기획단장이 되었다. 기말고사를 끝내고 나니 국토대행진은 어느덧 한 달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원래는 15명 내외가 석 달 동안 기획했었다는 국토대행진을 나를 포함한 4명의 기획단이 한 달 만에 준비하려니 몸이 2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행진을 시작하기 3주전부터 3일에 한 번씩 답사를 하다 보니 힘들고 지쳐 회의도 생겼다.

  어느덧 출발 하루 전이 되어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나름 열심히 한다고 준비했지만 참가자들이 만족할지, 준비과정에서 불안한 요소도 있었다. 심지어 나조차도 국토대행진이 처음이었다. 참가자 수는 예년에 비해 절반 정도였고, 처음 만나 서로 어색했다. 취소통보를 하루 전에 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그런 상태로 우리는 경포대로 가는 버스에 올랐고 국토대행진은 시작되었다. 첫날 서로의 첫인상에 대한 롤링페이퍼를 적으며 조금씩 알아갔다. 다음날 아침 체조를 하고 첫걸음을 내딛을 때부터 우리는 미우나 고우나 10일간 서로를 챙겨야 하는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이번 국토대행진에는 두 대의 차가 따라갔는데 나를 포함해서 운전을 할 수 있는 사람이 2명밖에 없어서 나는 거의 차를 운전하곤 했다. 내가 하는 일은 미리 정해놓은 중식을 먹는 곳과 밤에 잠을 자는 곳을 확인하고 참가자들의 대열이 위험한 도로를 지날 때 차로 참가자들을 호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종종 대열에서 떨어져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내가 돌아올 때마다 참가자들은 점점 눈에 띄게 친해지고 있었다. 처음에 조용히 있을 때는 전혀 몰랐는데 알고 보니 다들 너무나 개성 넘치고 유쾌한 사람들이었다. 무릇 단체생활을 하다보면 힘든 일은 피하고 편한 일만 하려는 이기적인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도 참가자 전원이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설거지, 식사준비, 뒷정리 등에 앞장섰다. 강원도를 지날 때는 코스의 대부분이 산을 끼고 있어 길이 험했고 오랜 행진으로 인해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그럴수록 참가자들은 더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노래를 부르며 누구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하나가 되어 서로에게 용기를 주며 포항까지 행진해왔다.

  국토대행진이 끝난 직후 한동안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자도 있었지만  참가자 전원이 학교로 당당히 돌아왔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첫 날 찍은 사진과 마지막 날 찍은 사진의 참가자가 똑같은 유일한 국토대행진이었다. 이들과 함께한 10일은 국토대행진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생각을 180도 뒤집어 놓았다. 비단 국토대행진뿐만이 아니라 어디를 누구와 가든 나의 일을 헌신적으로 하고 서로를 아낀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생기고 함박웃음이 피어나는 추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박진영 / 기계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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