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갤러리카페 ‘모네’를 만나다
[기획취재] 갤러리카페 ‘모네’를 만나다
  • 박민선 기자
  • 승인 2010.09.01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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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키안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예술, 갤러리카페 ‘모네’

기존 갤러리의 틀을 깬 자유로운 ‘갤러리카페’

작은 관심이 좋은 작품을 유치하는 데 큰 도움 돼

 

  올 여름 학교에 남아있었던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우리대학 갤러리카페 ‘모네’에서 맛있는 음료나 시원한 빙수를 즐겨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포스테키안뿐만 아니라 많은 포항 시민들이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다과를 즐길 수 있는 모네를 자주 방문한다. 특히 휴일에 모네에서 음료를 즐기며 휴식을 취하러 갔다가 음료만 사고 다시 돌아가야 할 정도로 자리가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커피 향과 함께 예술과 사람이 있는 곳, 갤러리카페 모네가 4월 1일 개장한 이래 5개월이 되었다. 모네 개장 전의 지곡회관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모네를 찾는 이들은 아늑한 장소에서 예술작품도 감상하면서 음료와 간단한 다과도 즐길 수 있다. 기존의 갤러리는 일반적으로 음악이 잔잔히 흐르거나 조용한 장소에서 단지 예술작품만 감상할 수 있었으나, 모네는 기존 갤러리의 틀을 깬 자유로운 ‘갤러리 카페’이다.

  갤러리 카페 모네의 근로장학생 박병진(전컴 10)학우는 “올 여름방학에 모네에서 빙수를 직접 만들고 계산을 하는 등의 일을 하였는데, 무더운 오후에는 방문객이 많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냈다”라며 모네의 풍경을 전했다. 모네를 종종 찾는 이정순(50세)씨는 “시원하고 맛있는 음료가 있는 모네에 친구들과 가끔씩 오는데 음료를 마시며 멋진 작품들도 볼 수 있는 게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갤러리카페의 관장을 맡고 있는 권수길 대학서비스센터 센터장은 “과학처럼 예술도 항상 깊은 사고 속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과학과 동질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공계 학생들도 예술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학생들이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문데, 지나가다 자주 보면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9월 11일부터 열리는 전시회에는 자신의 작품생활 30년 동안 꾸준히 모아 놓았던 소장품들을 전시할 계획이다”면서 모네에 강한 애착을 보였다.

  갤러리 카페 모네는 1년에 35번 전시 작품을 교체한다. 한번 전시할 때마다 전시 작품 수는 약 40작품 내외로 다양하다. 특히 8월 26일부터 9월 10일까지 전시되는 ‘정정미 소묘전’에서는 예술작품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정정미 화백이 직접 진행하는 이벤트도 포함한다. 이 이벤트는 정정미 화백이 포스텍 학생들을 우선 대상으로 하여 인물 소묘를 그려주는 행사이다. ‘즉석에서 예술을 보여준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번 이벤트는 학생들이 좀 더 가까이서 예술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8월 28일에 이미 한차례 진행되었고 9월 4일 토요일 1시부터 한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갤러리카페로서의 모네의 운영 방침 때문에 기존의 갤러리에서 볼 수 없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였다. 모네에는 보통의 갤러리와 달리 작품과 관람객 사이에 접근 금지 표시 등의 전시물 보호 장치가 거의 없다. 또한 기존 갤러리와 다르게 작품 옆에서 음식을 먹는 것 때문에 작가들이 거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시 작품들이 훼손된 적이 있어서 작가가 전시물을 회수해 간 적도 있었다. 그 이후로 전시작품들의 보호가 강화되고 모네에서 파는 음식을 제외한 ‘음식물 반입 금지’ 경고장이 붙었다.

  권수길 관장은 “모네에서 방문객이 도시락을 먹거나 술자리를 갖는 등의 행위는 작가에 대한 예의에 어긋나고 작품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으니 삼가야 한다”며 이러한 조치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권수길 관장은 “모네가 기존 갤러리처럼 조용히 그림만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접근성이 낮아져, 포스텍 학생들에게 예술을 가까이 할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본래의 취지에서 어긋나게 된다”며 갤러리카페로서의 운영방안을 이어나가겠다는 말도 함께 곁들였다.

  또 권수길 관장은 “학생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작은 관심이라도 기울여 작품을 감상하면 모네에 좋은 작품을 유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모네가 연중 계속되는 전시장이니 많은 학생들이 예술작품을 일상 속에서 늘 접하면서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모네가 전국에 널리 알려지는 명소가 되는 것이 그의 작은 소망이다. ‘갤러리 카페’라는 특성을 살려 ‘갤러리’처럼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카페’에서 음료를 즐기면서 친구들과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모네’에서 예술적 감성을 기르면서 휴식을 취하는 멋진 포스테키안들이 많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