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총동창회
[기획취재]총동창회
  • 박재현 객원기자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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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과 졸업생을 잇는 총동창회를 해부하다
▲ 한정 판매된 총동창회 로고 볼 세트

1. 현재 상황 및 당면 과제

우리대학은 1986년 12월 연구중심대학이라는 기치 아래 설립된 이후, 1990년 제1회 석사과정 학위수여식, 1991년 제1회 학사과정 학위수여식을 통해 대학원과 학부의 첫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2006년이 개교 20주년으로 의미가 있었다면, 올해는 첫 졸업생을 배출한지 20년이 되는 해이다. 총동창회도 사람에 비유하면 약관의 나이로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점인 셈이다.

최근 총동창회는 2008년과 2009년 두 해에 걸쳐 동문을 대상으로 연찬 모임을 성황리에 주관한 바 있다. 각각 남이섬과 서울 도심의 호텔에서 진행되었던 모임에는 졸업생뿐만이 아니라 재학생들도 참여하여 동문간 유대 관계를 재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이밖에도 2007년부터 포항공대 총동창회 소식지를 온라인으로 발행하여 동문들에게 모교 관련 소식을 전달하고, ‘선배와의 대화’라는 주제 아래 연사를 섭외하여 총학생회의 활동을 지원하였다.

이와 같이 현시점에서 총동창회가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당면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나 학계에 진출한 졸업생 간, 그리고 졸업생 및 재학생 간 소통의 장을 확충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총동창회에서 중요시하는 과제 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졸업생이 재학생의 진로를 상담해 주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물론, 모교인 포스텍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총동창회가 기여할 수 있는 부문을 찾아 실행에 옮기는 것도 필요하다. 좋은 대안을 찾기 위해 다른 대학의 총동창회에서 어떠한 사업을 진행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2. 국내 타 대학에서의 총동창회 주관 사업 비교

국내 타 대학의 총동창회에서 주관하는 세부 사업은 규모가 크다는 점을 제외하고 우리대학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교의 소식을 알려주는 회보, 동문 정보검색이 가능한 검색서비스, 경조사 및 각종 정보 공유를 위한 커뮤니티 등은 우리대학의 총동창회에서도 이미 제공되고 있다. 물론 우리대학의 총동창회에서 아직 시행되지 않은 사업도 존재한다. 이중 일부는 벤치마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장학 사업은 여러 대학의 총동창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대표적인 사업 중의 하나이다. 우리대학의 총동창회에서도 기금 조성이 된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학금은 보통 동창회 장학재단을 통해 수여되며 기금 출연자가 수혜조건을 직접 정하는 형태가 많다. 고려대학교 교우회에서는 동문의 자녀가 동 대학에 재학 중인 경우를 장학생 선발 자격으로 삼는 제도가 있어 눈길을 끈다.

한편 동창회 활성화, 모교 또는 사회 발전에 공헌한 동문에게 시상함으로써 총동창회 내부 결속을 다지고 존재감을 알리기도 한다. 서울대학교 총동창회의 경우, 매년 참여, 협력, 영광 세 부문에 걸쳐 ‘관악대상’을 선정 및 수여한다. 만약, 우리대학의 총동창회 주관 하에 학술상을 제정하고 매년 수여한다면 건학이념도 살리고 비전 2020에도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밖에도 여러 대학의 총동창회에서는 등반대회, 바둑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시행하는데, 우리대학 사정에 맞게 도입한다면 동문 간 유대감을 다지고 친목을 도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3. 우리대학 총동창회의 나아갈 길

분명한 사실은 우리대학 총동창회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되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상이 졸업생들만의 몫이 아니라는 점이다. 잠재적인 총동창회 구성원인 재학생, 학교의 정책방향을 조율하고 집행하는 학교당국과 재단 모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각자의 노력과 이들 그룹과 총동창회 사이의 협력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먼저 재학생들과 총동창회가 모두 주체가 되어 양방향 소통의 폭을 넓혀야 한다. 재학생들은 사회 각계에 분포되어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1만여 명의 졸업생으로부터 다양한 정보와 조언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총동창회로서는 재학생들이 졸업한 이후 사회나 학계에서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줌으로써 학교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존립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현재 포스텍 포탈 사이트를 표방하고 있지만 학부 재학생 커뮤니티라는 제한된 역할만 수행하고 있는 POU의 확장 및 개편이 도움 될 수 있을 것이다. 총동창회 소식지와 같은 동창회 관련 콘텐츠를 쉽게 공유하는 방안, 재학생, 졸업생을 연결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대학원생의 포탈 참여를 늘리는 방안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한 커뮤니티 활성화 방안도 고려해볼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학교당국, 재단과 총동창회 사이의 긴밀한 협력도 절실하다. 학교당국 및 재단으로서는 아무런 조건 없이 학교 발전에 헌신하는 졸업생이라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총동창회는 학교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재단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대학과 관련된 사업 또는 다양한 이벤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협력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학교당국에 있다. 예전과 달리 총동창회를 구성하는 졸업생들도 사회 각 부문에서 역량을 키워가고 수적인 면에서도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학교당국은 비전 2020과 같은 전략 구상에서 총동창회와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물론 수익 사업과 모금을 통해 예산을 확충하고 새로운 대학 발전 사업을 구상하는 일은 총동창회 임원진이 해야 할 일이다. 다만 학교 구성원으로서 총동창회가 기획하여 진행하는 활동, 역할을 제대로 인지하고 앞으로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는 일은 학교구성원 모두의 몫일 것이다. 아직은 규모가 작아 엄두도 못 내지만 우리대학의 총동창회도 번듯한 동창회 사옥을 가지게 될 날이 있을 것이다. 십 년 후, 이십 년 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동창회 사옥이 모든 동문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 만남의 장, 상징적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