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포스테키안 병역 의식
[기획취재]포스테키안 병역 의식
  • 정해성 기자
  • 승인 1970.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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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대체복무 희망...현역복무 중‘카투사’가장 선호

포스텍이 아닌 다른 대학에서는 학부 2학년이 되면 남학생들이 대부분 사라져 여학생들만 남게 된다고 한다. 타 대학의 학부 1학년을 마친 대부분의 남학생들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에 입대하기 때문이다. 반면, 포스텍에서는 학부 2,3학년이 되어도 군대에 가는 학생들이 드물다.

지난 3월 30일 천안함 사건으로 입대를 앞둔 학생들과 학부모 사이에는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입대를 앞둔 소수의 포스테키안에게는 와 닿았지만, 병역을 대체하는 대부분의 포스테키안에게는 자신과는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이에 포항공대신문사에서는 다른 대학의 학생들과 ‘국방의 의무’에 있어 다른 상황에 있는 포스테키안 남학생들의 병역의식을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16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설문 대상자의 학과는 기계공학과 34명, 산업경영공학과 22명, 화학공학과 18명, 전기전자공학과 16명, 물리학과 15명, 컴퓨터공학과ㆍ생명과 13명, 신소재공학과 12명, 화학과 10명, 수학과가 8명이었으며, 학부 1학년이 24명, 2학년이 44명, 3학년이 44명, 4학년 49명이 설문에 참여하였다.

전체 응답자들의 군 생활 경험 비율은 29%로 나타났다. 1학년 학생을 제외한 응답자의 군 생활 경험 비율은 32.4%이다. 타 대학 학생들이 대부분 1학년을 마치고 군 입대를 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매우 낮은 비율이며 포스테키안의 군입대율이 타 대학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군 입대를 꼭 해야 하는가?’하는 질문에 응답자의 대부분은 대체할 수 있으면 대체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1학년 학생들은 대부분 ‘아직은 결정하지 못했다’라고 답했으며 군필자들을 중심으로 ‘꼭 가야한다’라는 의견과 기타 의견으로 ‘군대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라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대체할 수 있다면 대체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56.3%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 <군 입대 꼭 해야 하는가?>

군 입대를 꺼리는 주된 이유로는 ‘어차피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므로 시간절약 차원’에서 라는 응답이 43%로 가장 많았다. 또한, 다수의 학생들이 ‘학습 리듬이 끊어질 것’을 우려하여 군 입대를 하지 않고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군대 생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입대를 꺼리는 학생들도 있었으며, 소수였지만 ‘대학원 및 졸업 이후까지 확실한 계획이 있다’라고 답한 학생들도 있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군대의 시스템이 싫다’, ‘군대에 가면 사상 및 이념 교육을 통해 세뇌당하기 때문에 싫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석ㆍ박사 과정 중이나 이후에 이행하는 대체복무 이외에 선호하는 병역 이행 방법에 관한 설문에서는 카튜사가 61%로 압도적이었다. 일반병이 17%로 그 뒤를 이었으며 기타의견으로 ‘학사장교 복무’가 주를 이루었다. 이외에 KOICA, 특수병(해병대, 특전사, UDT 등)을 선호하는 학생들도 각각 18명, 4명으로 나타났다.

▲ <선호하는 병역 이행 방법>

이 외에 ‘병역을 대체하는 방법을 숙지하고 있는가?’하는 질문에는 50%의 학생이 ‘그렇다’라고 답을 했으며 그 외의 학생들은 ‘잘 모르지만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고 말해 병역 대체에 대한 정보에 대해 확실히 숙지하지 못한 학생들도 다수 있었다. 군대에 가는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 후 취업ㆍ유학ㆍ병역 문제 해결 후 학업에 집중 등의 의견이 우세했으며, ‘진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와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라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학생들은 학업에 지쳐서 군입대를 했거나 할 것 같다는 응답을 했으며 애국심 때문이라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병역을 이행한다면 그 시기로는 2학년 2학기 후에 간다는 의견이 27%로 가장 많아 다른 대학의 학생들이 대부분 1학년 2학기 후에 입대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비교적 입대 희망 시기가 늦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설문을 통해 바라본 일반적인 우리대학의 남학생들은 군 입대를 대체할 수 있으면 대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병역을 대체하는 방법에 대해 잘 모르지만 가능하다고 알고 있으며, 어차피 대학원 진학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 절약 차원에서 군 입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병역을 이행한다면 카튜사로 복무하는 것을 원하고 2학년 2학기 후에 입대하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포스텍 남학생들의 병역에 대한 걱정에 대해 1회 졸업생이자 현재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박성진 교수는 “포스텍 학생들이 우선 건전한 국가관을 스스로 정립한 다음 우리에게 소중한 국가를 위하여 병역의 의무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를 결정하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