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MT 문화 2. 전국 대학생 MT 페스티벌
대안 MT 문화 2. 전국 대학생 MT 페스티벌
  • 박지용 기자
  • 승인 2010.05.19 2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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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MT 문화의 대안을 만들자”

술 없는 대안 MT 문화를 꿈꾸며 시작
시작부터 끝까지 대학생이 주체가 돼

3월 24일자 포항공대신문(289호)에서 ‘술’ 지배적인 MT 문화에 대해 대안문화를 모색하고자 ‘술’ 없이 Membership Training의 취지를 잘 살려 진정한 공동체 문화로 정착하고 있는 대안 MT 문화에 대한 기획을 하였고, 1탄으로 기독교대학으로서 술을 마시지 않기로 유명한 가까운 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부의 MT에 동행했다.

이번 호에서는 대안 MT 문화 2탄으로 ‘대학생 MT문화의 대안을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5월 7일부터 2박 3일간 개최된 ‘제2회 전국 대학생 MT 페스티벌(이하 MTF)’을 찾아가보았다. ‘술 없는 MT’라는 모토로 지난해 9월 진행된 제 1회 MTF에 이어, 제 2회 MTF는 ‘MT도 예술이다’라는 모토로 지난 8일 제4회 서울월드DJ페스티벌(이하 월디페)과 함께 진행되었다.
<편집자주>

 젊음이란 공통점으로 하나 된 우리

5월 7일 기자가 찾아간 곳은 한강 난지캠핑장. 난지캠핑장은 월드컵 상암경기장 주변공원인 한강 공원 내에 자리 잡은 캠핑장으로, 유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1박 2일’로 유명세를 탄 도심 속 캠핑장이다. 상상공장의 김철환 총괄팀장은 학보사에서 왔냐며 ‘그냥 우리 기획단 하면 되겠네.’ 라고 격한 제스처와 함께 기자를 맞아주었다. 약 500 여명이 참가 신청을 한 가운데 첫날 MTF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대학생들이 새로운 MT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참가자가 많다 보니 반을 나눠 활동을 진행하였는데, 처음 보는 친구들끼리 같은 텐트에서 서로 어색한 감이 맴돌았다. 어색함을 극복하고자 처음 모인 사람들끼리 시작된 ‘포트럭 파티(potluck party)’, 간단히 말하면 자신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조금씩 싸온 음식들을 친구들과 함께 나눠먹고 담소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다. 서로 대화를 통해 모두 다른 고향에, 다른 학교, 다른 전공을 가졌지만 젊음이라는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금세 하나가 되어 친해졌다. 이어지는 ‘바비큐 파티’에서는 언제 처음 봤냐는 듯 마치 몇 년 동안 친했던 친구인양 너무나도 친근한 모습이다.

▲ 바비큐 파티에서 화기애애한 모습.

MT도 예술이다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에 무언가를 열심히 그리고 있는 분이 눈에 띄었다. 가까이 가보니 티셔츠에 나비를 그리고 있었다. MTF의 문화리더라고 소개한 김혜인(홍익대 미술대학) 씨는 “나비는 희망과 기쁨의 상징이다. 처음 나비들은 모두 내 손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그것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면서 새로운 미지의 세상으로 날아간다. 이런 나비들의 여행을 상상해보곤 한다. 기쁨과 희망의 나비효과를 일으키길 바란다. 오늘 나비 100마리를 그리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의 퍼포먼스를 설명했다. ‘MT도 예술이다’는 모토에 맞게 여러 문화리더들이 자신만의 예술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있었다. 생각하는 모든 것이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외치는 이들에게 젊음의 패기가 느껴진다.

▲ 티셔츠에 나비를 그리고 있는 문화리더 김혜인 씨.

대학생의, 대학생에 의한, 대학생을 위한

 MTF 마케팅팀 팀장이고, 행사 당시 현장 디렉터였던 조한아(호서대 패션학과) 씨는 “평소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고 예술경영에 관심이 있어 기획단에 지원하게 되었다. 기획단 모두 MT문화에 대한 아쉬움과 변화에 대한 갈망으로 새로운 MT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취지하에 자발적으로 모인 대학생들이다. 모두들 자원봉사자의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일하였다.”며 기획단에 들어온 이유를 설명했다. MTF는 기획단부터 모두 대학생으로 이루어져 시작부터 끝까지 대학생이 주체가 되는 행사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미숙한 점도 많았다. 많은 참가자들이 늦게 도착하여 일정이 지체되었으며, 여러 프로그램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였다. 다음날 월디페에서 선보일 단체 군무인 ‘플래시 몹’을 비롯하여, 노래방과 다수의 무선마이크를 이용하여 참가자 모두가 함께 노래하며 즐길 수 있는 ‘싱하송’, 가면을 쓰고 노는 ‘가면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있었으나, 제대로 진행된 프로그램은 ‘싱하송’ 뿐이었다. 조한아 씨는 “아직 초창기이다 보니 기획 단계부터 행사 당시까지 소통의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이는 MTF에서 기획단, 참가자 모두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다소 준비가 미흡하지 않았나 하는 기자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프로그램이 빠진 빈 공간을 오히려 참가자들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으로 다양하게 채움으로써 더욱 다채로운 MT가 되었다.

대안 MT 문화를 위한 노력

이튿날 이어진 월디페는 2007년 제 1회 서울월드디제이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올해 제 4회에 이르기까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DJ페스티벌로서 3만여 명의 관객들이 참여하였고, 수많은 DJ와 뮤지션 외에도 다양한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개성 넘치는 관객들과 소통하는 페스티벌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재미있는 축제’라는 슬로건으로 성황리에 개최된 이번 월디페는 MT에 단순한 놀이와 술이 아닌, 문화와 예술을 이어줌으로서 잊지 못할 밤을 선사해주었다.

▲ '월디페'에서 DJ의 음악에 맞춰(사진 제공 : 상상공장).

이번 축제는 작년에 이어 2회째이고 작년에 비해 참가규모가 커져 진행상의 미흡한 점이 많았고 참가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대안 MT를 찾아 나섰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기존의 술만이 전부였던 대학 MT에 문화, 예술을 덧씌워 새로운 대안 MT 문화를 창조해내었으며, 전국에서 모인 개성 넘치는 대학생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장이 되었다.

제1회 MTF에 참가했던 박영준(산경 09)학우는 “MTF의 목적은 MT문화의 새로운 대안을 찾자는 것이다. 작년에 참가하면서 느낀 것은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대로 꾸려가는 MT가 아닌, 개개인이 만들어나가는 그런 자유롭고 오픈된 MT이었다.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고 오픈되어있는 빈 공간을 채워가는 MT가 바로 대안 MT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대안 MT 문화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총괄진행을 맡은 김철환 씨가 말하는 대안 MT 문화란 무엇일까? “젊은 열정과 꿈도 좋지만, 측은지심이 있는, 남을 돌아볼 줄 아는 열정과 꿈이 대학문화의 대안문화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남을 잇는 ‘네트워크와 교감’이 축제의 키워드다. 사람과 문화, 지역을 잇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대 대안문화를 대학생 스스로 실현하는 것, 이것이 바로 MTF가 꿈꾸는 큰 그림이다.” 라며 MTF의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평소 대학생활에서 받아오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젊음의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곳,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 이곳이 바로 대학 MT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