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외부인 주차문제
[기획취재]외부인 주차문제
  • 정해성 기자
  • 승인 2010.05.19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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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걸을 때 발전하는 주차문화
▲ 국제관 앞. 주차금지 표시에도 줄지어 있는 차량들.

지난 4월, 지곡연못은 유난히 길었던 겨울을 마치며 봄을 알리는 벚꽃과 함께 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하지만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항상 문제가 따라온다는 말처럼 주차질서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벚꽃이 한창인 주말에는 차들이 지곡연못 주위를 둘러싸는 것도 모자라 주차가 허용되지 않는 곳까지도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 국제관 주변에는 결혼식이나 큰 행사라도 있는 날이면 차들이 도로까지 점유하여 보행자뿐만 아니라 운전자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현재 우리대학은 2,489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으며 1,800여 대의 차량이 등록되어 있다. 700여 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지만, 여유 공간이 주차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았다. 주차공간에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차관련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차문제가 극심한 곳은 지곡회관과 국제관 주변이다. 안전관리팀에서는 두 지역을 ‘상습 주차 무질서 지역’으로 규정하고 관리를 하고 있다. 국제관은 현재 200여 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큰 행사가 있는 날이면 <사진>과 같이 주차금지 고깔이 있는 곳에도 차들이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안전관리팀 양영선 팀장은 “국제관은 주차면이 총 193면으로 평소에는 주차면이 남아 있다. 그러나 큰 행사시에는 주차면이 부족한데, 이런 경우 청암로로 유도하고 있다. 문제는 지하 2층 주차장 이용 기피에 있다. 또한 국제관은 임대업체가 사용하고 있으므로 대학이 직접관리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국제관은 담당자와 협의해서 지하 2층 주차장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행사시에는 청암로로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밝혔다.

현재 지곡회관 주변에는 132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지곡회관에 상주하는 직원들과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차량만으로도 포화상태이다. 25년 전, 학교를 건설할 당시에는 학생들의 차량소유를 고려하지 않았으나(전원 기숙사 생활 전제) 시간이 지나 차량을 소유한 학생들이 차량을 지곡회관 주변에 주차하면서 주차공간에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이에 양 팀장은 “현재 지곡회관 주변에는 주차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근래에는 봄을 맞아 학교에 나들이 오는 외부인이 줄어가는 추세여서 대처를 안일하게 한 면이 없지 않다.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없지만, 내년부터 외부인이 많이 오는 봄철 주말에는 직원을 배치하여 주차문제를 경감시킬 것을 약속한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번 주차문제와 관련 사설게시판 PosB에는 주차를 유료화하자는 의견이 올라왔다. 이 의견에 대해 양 팀장은 “15년 전 주차 유료화를 검토한 적이 있다. 법적 구성요소와 감사가 필요하여 매우 복잡한 작업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당시 학생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현재 주차를 유료화했던 타 대학도 관리상의 어려움과 비효율성으로 무료화 하는 추세이다”라는 대답을 주었다. 부정주차 단속 여부에 관해서는 “주말에 오는 차들 중에는 학부모의 차량이 있을 가능성도 있어 무작정 주차위반딱지를 붙이는 것은 힘들다. 차량에 대한 벌칙보다는 운전자의 주차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주차문제에 대한 장기적 전망에 대한 질문에 양 팀장은 “현재 주차공간은 유동인구가 적은 곳에는 주차공간이 남아돌지만, 유동인구가 많아 추가로 주차공간이 필요한 곳에는 주차공간이 적은 실정이다. 장기적으로 차량의 수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주차면이 부족한 운동장 주변과 지곡회관 주변에는 주차공간의 확충이 필수불가결하다”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주차문제에 대해 기숙사 18동에 거주 중인 조헌호(화학 통합 10학기) 씨는 “주차공간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무질서한 주차들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 운전자들이 올바른 주차습관을 가지고, 무조건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조금 걷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주차문제를 경감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봄철 주말과 국제관에 행사가 있을 때 주로 발생하는 문제로 국한할 수 있지만, 주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주차공간의 확충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운전자들 사이에 올바른 주차문화의 정착이 필요하다. ‘앞의 차가 질서를 지키지 않고 주차를 했으니 나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이제 그만 지우자.   ‘내가 질서를 지켜 주차를 해야 남들도 질서를 지키겠지?’라는 올바른 주차질서 인식이 필요한 때이다. 또한, 봄철 행랑객들에 대해서는 지역주민과 우리대학의 화합을 고려하여 관용을 베풀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