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아라, 아이디어!
솟아라, 아이디어!
  • 강명훈 기자
  • 승인 2010.05.05 0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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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카드 등 다양한 아이템 사용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포스테키안들에게 창의력은 필수적인 소양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가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데에 힘들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까? 가만히 앉아서 생각하는 것보단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아이템을 쓰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아이디어 카드, Yes but 스티커와 X 마스크, 포스트 잇 등이 그 예이다.

아이디어 카드는 간단한 주제문과 함께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마인드에 관한 문구가 적혀있는 카드다. <그림 1>은 아이디어 카드를 고안한 크리베이트의 아이디어 카드다. 이 외에도 ‘확대하라’, ‘가까이 보라’, ‘아기처럼 보라’ 등 다양한 주제문이 적힌 카드들이 있다. 이 아이디어 카드는 현재 CCL(Creative Common License)이 붙여져 웹상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 <그림 1>. *출처 : 크레베이트

Yes but 스티커와 X마스크는 아이데이션(아이디어를 구체화ㆍ관념화하는 과정)에서 팀원이 꺼낸 아이디어에 딴죽을 걸면 스티커를 붙이고 3개가 붙으면 X마스크를 씌워 당분간 말하지 않고 듣기만 하도록 하는 심리적 환경을 조성하는 작은 툴이다. 이를 통해 팀원의 아이디어를 부정적이 아닌 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 설령 좋은 아이디어가 아닌 것처럼 보여도 버리기보다는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포스트 잇은 공부하던 것을 메모하기 위해 주로 쓰고 있지만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도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림 2>와 같이 생각나는 것을 그때그때 옮겨 적으면 나중에 그룹핑을 했을 때 서로 다른 생각들을 쉽게 연결할 수 있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한 장의 포스트 잇에는 하나의 생각만 적을 것!

▲ <그림 2>. *출처 : 크리베이트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갖고 있어도 아이디어를 꺼내려는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먼저 아이디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전문가가 말하는 ‘아이디어 찾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강명훈 기자 kmh91@

숨은 아이디어 찾기

“어떻게 하면 아이디어를 잘 낼 수 있을까요?” 아이디어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자주 듣게 되는 질문이다. 늘 듣는 질문이지만 막상 대답을 하려면 난감할 때가 많다. 질문에 대한 답은 한 마디로도 정리될 수 있을 만큼 간단한 것이기도 하지만, ‘아이디어’가 무엇인가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없이는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디어를 잘 낼 수 있는 결론을 말하기 이전에 ‘아이디어’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미부터 되물어보기로 하자.

◎ 아이디어란 무엇일까?
‘아이디어’라는 말은 전혀 다른 맥락과 상황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주말에 뭐할까? 뭐 좋은 아이디어 없니?”와 같은 일상의 질문에서도 아이디어라는 단어가 쓰이고 있으며, 비즈니스적으로 성공할 만한 아이템을 발굴할 때도 아이디어라는 말을 쓴다. 학생일 경우 과제나 논문 주제, 공모전 주제를 무엇으로 할까에 대한 아이디어를 고민하기도 한다.

‘아이디어’라는 말은 여기저기서 폭넓게 사용되는 친근한 말이지만 최근 자주 이슈화되는 ‘아이디어’란 말에는 그것과는 다른 뉘앙스가 풍긴다. 그것은 아마도 ‘창의와 혁신’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름과 동시에 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쟁취해야 하는 일종의 보루처럼 인식되는 것일 수도 있다. ‘좋은 아이디어’, ‘창의적인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창의와 혁신’이라는 망망대해를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아이디어는 매우 가볍고 연약해서 조금만 거센 바람이 불면 휙 하고 날아가 버리는 것들이다. 오늘의 내 머릿속에만 해도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지를 떠올려보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믿는 망망대해를 헤쳐 나가는 그 아이디어의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 치열한 고민에서 나오는 힘
아이디어를 지탱해주는 힘은 치열한 고민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것은 곧, 아이디어를 통해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직결된다. 2003년 ‘마징가 Z 지하기지 건설 프로젝트’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은하철도 999 레일 건설 프로젝트’로 또 한 번 이슈를 만들어냈던 일본의 ‘마에다 건설공업’ 이야기를 잠시 하려고 한다. “마징가 Z 지하기지를 실제로 만들 생각을 하다니, 정말 일본인다운 발상이군.” 하며 가볍게 웃어넘긴 사람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마에다 건설공업의 진정한 힘은 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까지의 치열한 고민에 있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혼다를 비롯한 기업들이 앞 다투어 이족보행 로봇을 개발하며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기술력 실현을 위해 힘쓰고 있는 사이, 건설업계는 여전히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고 건설업계의 혁신을 이룰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차, 마에다 건설공업은 “마징가 Z 같은 거대 로봇이 만들어진다면 그때 건설업계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제기하게 된다. 그리고 이 물음에 대한 답으로 “마징가 Z의 지하기지를 만들 수 있겠다.”라는 아이디어를 도출해내었다.

절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허황된 이 아이디어에 힘을 실어준 것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끝까지 밀고나갈 수 있는 신념이었다. 그것은 곧 건설업계의 혁신이라는 가치와 만화 속 이야기가 현실로 이루어지는 꿈의 실현이라는 가치를 전달해 주겠다는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다. 어떤 가치를 창출해 내야겠다는 신념은 아이디어를 실제로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내는 동력이자 아이디어를 지지해주는 뿌리다.

따라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아이디어란 고민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의 모든 자극을 받아들여라

얼마 전 P공대에 다니는 지인 한 명이 네팔과 아프리카를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오겠다며 홀연히 사라졌다. 그리고 한 달 후, “한 달의 여행으로 무슨 답을 찾았겠냐마는 어느 정도 감 잡았어!”라는 연락을 보내왔다.

마징가 Z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치열한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은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것과 같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낡은 이미지 탈피를 첨단기술과 높은 고층건물 등으로만 접근했다면 마징가 Z와 같은 신화는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서 ‘나’를 둘러보는 것이 ‘나’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것처럼, 새로운 시선과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이디어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Idea라는 단어는 ‘보다’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에서 기원한 것처럼, 늘 보던 사물도 다르게 보고, 낯선 환경에 노출시켜 사고를 확장할수록 아이디어의 폭은 넓어진다.

우리는 생각보다 비판적 사고에 익숙해져 있다. 장점보다는 단점을, 가능성보다는 불가능성을 먼저 받아들이도록 훈련되어 왔다. 그러나 아이디어에 있어서는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안을 이겨냈을 때에 반짝임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새로움에 도전하는 약간의 훈련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이건 이래서 안 돼, 저건 저래서 안 돼.”라는 식으로 나도 모르게 나의 내부에서 아이디어의 싹을 자르고 있지는 않은지, 새로움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처음 질문으로 되돌아가 보자. “어떻게 하면 아이디어를 잘 낼 수 있을까?”에 대한 짧은 답은 다음과 같다. “아이디어를 잘 내는 방법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세상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당신의 ‘아이디어’는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고, 만약 없다면 고민을 시작으로 숨은 아이디어를 찾아 여행을 떠나라. 대학생은 치열하게 고민하기에도, 자극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에도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믿는다.                                                        

황경진 / 크리베이트 아이디어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