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치사] 부단한 자기계발과 도전정신으로 오늘의 영광 이어가길
[졸업식 치사] 부단한 자기계발과 도전정신으로 오늘의 영광 이어가길
  • 유상부 / 학교법인 포항공과대학교 이사장
  • 승인 200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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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인 졸업생 여러분들과, 영예로운 학위를 받기까지 애쓰신 교수님들, 그리고 학부모님들을 비롯한 가족 친지분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큰 일꾼으로서, 새로운 도전의 출발선상에 서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졸업하는 오늘의 포항공대는 17년이란 짧은 역사 가운데에서도 교수, 학생들의 끊임없는 학문탐구와 연구정진, 그리고 든든한 후원자인 POSCO의 적극적인 재정지원 등으로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공과대학으로서 부동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우리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7,500여명의 학생들이 국내외 대학, 연구소, 기업체 등에서 견실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장영태, 박찬범, 손영준, 곽준명 박사 등 여러분의 선배들은 뉴욕대 등 미국 명문 대학교수로서 세계무대에 진출하였습니다. 이는 국내외에서 포항공대의 위상이 입증된 사례들입니다.

오늘 졸업하는 여러분들도 더욱 정진하여 자신의 포부를 실현하고, 사회와 국가에 크게 기여하여 모교의 명예를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날의 세계는 오직 승자만이 생존하는 무한 경쟁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각국은 첨단 과학기술분야에서 한발이라도 앞서가기 위해 활발히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 국방 등 모든 면에서 국력을 크게 신장시키는 견인차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가까이 중국을 보면, 그 동안 연평균 7~8%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는 한편, 작년 10월에는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하여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국가의 위상을 한층 끌어 올린 바 있습니다. 이는 과학기술에 대한 정부의 정책과 각 분야에서 이공계 인력들이 공헌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이미 오래 전에 후발 국가들에게 시장을 내 주었으며, 이제는 고부가가치의 기술집약산업, 지식산업으로 승부를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개발이 필수적인 과제로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따라서 오늘 이 자리에 선 여러분의 책무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과학기술을 탐구하는 이공계 진학을 꺼리는 현상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러한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이 사회 진출 이후의 열악한 대우와 장래 보장의 불확실성이라는 사회 시스템과 환경에 있다고들 흔히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를 탓하기전에 과연 이공계 학생들이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로, 고객중심, 수요자 중심으로 양성되고 있는지를 자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이 고객중심의 경영을 하는 것처럼 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대학의 고객은 사회입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대학은 부단히 자기발전과 개혁을 해 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이공계 기피현상을 타파하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책입니다.

또한, 학생들 스스로도 사회 각 분야에서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모든 것이 제 할 탓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단한 노력을 통하여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옳은 인성을 갖춘 사람들은 대학교육의 한계를 스스로 뛰어넘어, 사회에서 인정 받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고 있습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이 단순히 자기 전공에만 얽매이지 않고 관련분야 또는 전혀 다른분야의 기량까지 터득하여, 사회활동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품성을 갖춘다면 이공계 기피현상이라는 말은 우리 사회에서 그 자취를 감출것입니다.

절망은 없습니다. 체험을 해 보지도 않고 희망을 버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세계경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인 그린스펀이란 인물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1987년 이래 4년 임기의 의장직을 4번이나 연임하였으며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런 그가 애당초 전공으로 선택한 것은 음악이었습니다. 그는 다시 경제학을 전공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금융공부를 하여 경제분야에 진출했으며, 지금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큰 인물이 되었습니다.

교육과 학교의 발전 및 개혁도 부단히 해야 하는 것이며, 각자의 자기계발 노력도 이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전공은 기초요, 기본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린스펀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뜻한 바 꿈과 목표가 있다면 후회 없이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고난과 어려움은 변명이나 회피의 대상이 아닌, 바로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극복하고 넘어설 장애물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사회는 결코 여러분에게 쉬운 길만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수시로 도처에서 여러분에게 도전이 밀려올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확신을 가지고 스스로 노력할 때 전공으로 인한 한계는 사라질 것입니다.

끝으로 이번 졸업생과 같은 학년인 윤성민 학생의 투병 소식에 애석한 마음 금할 길 없지만, 어떤 일에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되새기면서, 빠른 쾌유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졸업생 여러분들의 앞날에 무한한 행운과 영광이 함께하고 아울러 모교인 포항공대의 앞날에도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