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명반] Dream Theater-Images and Words
[내 인생의 명반] Dream Theater-Images and Words
  • 함선우 / 산업 4
  • 승인 2000.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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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날 수 없는 매력 가득한 ‘경국지색’ 같은 앨범
미술이나 음악같이 ‘예술’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려지는 것들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자신의 취향을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백날 좋다고 떠들어봐야 뭐해. 나한테 안좋으면 쓰레기야’라는 말이 진실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음악에서 어떤 한 사람의 ‘인생의 명반’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그 사람의 음악취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거나, 혹은 어떤 개인에게 만큼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짙은 감동의 여운이 전해져 오는 것일 것이다.

한 단어로 ‘감동’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 감동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것이다. 마치 이성에게 한눈에 반할 수도 있고, 또는 지내다보니 좋아질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내 인생의 명반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인 Dream Theater의 는 몇 달이나 듣고 나서야 그 진실한 매력을 깨닫게 될 정도로 나로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미녀’였다. 그러나 한 번 그 매력을 알고 나니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경국지색’이라고나 할까.

이미 많은 비평가나 음악잡지에서 를 여러가지로 평가하는 글을 써왔었다. 그러나 그 어느 평론도 충분치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 물론 이 글도 그럴 것이다. 그만큼 이 앨범은 ‘사상 최고의 연주력’, ‘Perfect 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유일한 그룹’,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신’이라는 평가를 받는 현재의 Dream Theater를 있게 해준 앨범이기 때문이다.

앨범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Pull Me Under’는 공명감 큰 기타와 드럼으로 시작되는 곡으로서 공격적인 James Labrie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과 같이 기본이 되는 하나의 멜로디를 자유자재로 변환시켜가면서 곡 전체를 만들어 나가기에 ‘이럴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만 머릿속에 맴돌게 하는 명곡이다. 이어지는 곡은 이색적으로 소프라노 색스폰이 전주에 가미된 발라드 히트곡 ‘Another Day’이다. 그러나 키보드가 가미되어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는 여느 메탈 앨범과 크게 다를 바 없는데 정작 이들의 불꽃튀는 연주는 ‘Take The Time’에서 폭발하듯 쏟아져 나온다. 셔플과 8비트 변박자가 화려하게 난무하는 가운데 중반부 키보드와 기타, 베이스의 유니즌 플레이가 천상의 극적인 매치를 이루어내는 이 곡에서는 9/8, 3/4, 5/4박자의 특이한 진행으로 숨을 쉴 수 없게 만든다.

서정적인 멜로디로 Kevin Moore의 아름다운 키보드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멜로디컬한 곡인 ‘Surrounded’에 이어 나오는 곡은 Dream Theater 사상 최고의 곡인 9분 32초의 하이테크니컬 드라마틱 넘버 ‘Metropolis-part 1 The Miracle and The Sleeper’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Dream Theater 역사상 최고의, 그리고 프로그레시브 메탈 씬에서 최고라 극찬받고 있는 이 곡에서는 초퍼, 양손 해머링을 동반한 베이스 솔로와 각양각색의 다양한 톤의 키보드가 기타와 유니즌 플레이를 펼치고 변박자와 드라마틱한 구성이 완벽에 가까운 테크닉과 결합하여 표현할 수 있는 사운드의 극치를 선사한다.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온몸으로 표현하는 듯하다. 한 귀에 쏙 들어오는 깔끔한 멜로디와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하는 박자 체인지와 리듬 변화, 드라마틱한 구성은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 하겠다. 특히 기계적인 사운드 전개 사이사이를 누비는 키보디스트 Kevin Moore의 절묘한 키보드 어레인지는 뛰어나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더군다나 드라마틱한 구성과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난해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리듬변화를 자연스런 분위기로 이끌어내는 멤버들의 기량과 밝고 깨끗한 멜로디 라인에 있다. 이 계열에서 나타낼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절묘하게 복합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그 상호간의 완급 조절과 안배는 실로 기가 막히다.

기본 리듬 6/4박자로 매우 헷갈리는 리프가 주를 이루는 ‘Under a Glass Moon’에서는 전곡을 통해 가장 다양한 기타솔로를 선보인다. 이어 Kevin Moore의 피아노 발라드 소품곡 ‘Wait a Sleep’를 거쳐 한국인인 John Myung이 가사를 담당한 11분의 대곡 ‘Learning to Live’로 이 명반은 마감된다.

나는 이 앨범으로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듣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라는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앨범 덕분에 프로그레시브 메탈이 대중화되었기에 나 같은 음악 문외한도 이런 음악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앨범 덕택에 귀의 듣는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져서 도대체가 다른 앨범의 곡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엄청난 영향력으로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대중화시켰으나 역설적으로 그 엄청난 영향력 때문에 프로그레시브 메탈 씬의 다양성을 저해한 장본인이라고 하면 어불성설이려나.

개인적으로 지난 5년간 메탈을 들어오면서 약 1000개 가까운 앨범을 들어보았고 300개정도의 앨범을 소장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그룹의 어떤 앨범도 에 비교하면 빛이 바랬었다. Dream Theater, 그들은 진정한 Dream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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