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수업 어때요? - 기계공학과 대학원 ‘생체재료역학’
이런 수업 어때요? - 기계공학과 대학원 ‘생체재료역학’
  • 호재윤 / 기계 석사10
  • 승인 2010.03.24 0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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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초의 투자자금 유치

내게 주어진 시간 8분. 이 짧은 시간동안 심사위원들을 설득해 10억 원의 투자비를 확보해야 한다!

기말고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중순, 기계공학과 대학원에 개설된 생체재료역학(Mechanics of Biological Materials, MEIE704) 과목의 마지막 수업에선 필기시험 대신 최종 과제에 대한 발표가 치뤄졌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이 선정한 주제에 대해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것이다.

이미 본 수업에서 FEM Simulation, Literature Survey, 연구계획서를 과제로 세 번에 걸쳐 발표한 경험을 토대로 나름대로 영어발표에는 자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 앞에 서자 긴장감은 배가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수업에 초빙된 심사위원들은 우리대학 출신 사업가 이석우(산경 87) 사장님과 김성완(기계 90) 사장님을 비롯해 미국 미시시피주립대 교수이자 사업가인 Wesley Brewer 박사님과 재중 교포인 박성철 변호사님 등 한 번 뵙기도 어려운 분들이 네 분이나 한 자리에 계셨기 때문이다.

이번에 처음 개설된 이 과목을 수강하게 된 이유는 ‘생체재료역학’이라는 기계공학에서는 조금 생소한, 하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되는 학문을 조금이나마 접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첫 수업에서 교수님으로부터 강의계획서를 받았을 때, 이 과목은 단순히 생체재료역학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더 크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이끌어낼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강의계획서에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기계공학도로서 사회에 진출할 때 실질적으로 수행하게 될 수치적 해석과 리뷰논문 작성, 연구계획서 작성 등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과제들이 숙제와 시험 스케줄 대신 빽빽하게 짜여 있었다.

이 과목을 지도해 주신 박성진 교수님은 우리대학 1회 수석 졸업생인데, 대기업ㆍ벤처기업ㆍ대학교 등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대학원 전공지식 이상의 지식을 이용해 재원(fund)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쌓을 수 있도록 미국에 계실 때부터 대학원 수업에서 연구계획서와 사업계획서 과제를 기획하여 지도했다고 한다.

이전에 수행해 왔던 다른 과제들과 달리 ‘사업계획서(Business Plan)’ 작성은 나를 포함한 8명의 수강생들에게 가장 난해한 과제였다. 리뷰논문이나 연구계획서 작성 등 연구와 관련된 과제들은 그나마 익숙했지만,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시장조사를 통해 그 수익성을 알아본다는 것은 난생 처음 해보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3주에 걸쳐 사업동기와 비전 세우기, 상품기획, 시장조사 및 조직ㆍ재무ㆍ영업 계획 등을 찬찬히 고찰해본 결과 나름대로 그럴듯한 사업계획서 하나가 완성되었다. 내가 선정한 주제는 ‘금속 알레르기 방지를 위한 보석 코팅제’였는데, 생체재료역학에 대해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나만의 사업 아이템을 고안해 내고, 아이디어를 직접 실체화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기회였다.

무엇보다도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전문가들이 우리의 사업계획서와 발표를 평가해줌으로써 다른 과목에서 겪을 수 없는 유익하고 뜻 깊은 경험을 했고, 부족한 점 또한 깨달을 수 있었다. 네 분의 심사위원 모두가 실제 의사전달과 설득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대해 조언해 주셨으며,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라며 꼭 한 번 추진해보기를 권유하셨다.

난생 처음 써본 사업계획서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흥미롭게 지켜봐 주시고 발표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신 박성진 교수님과, 세심한 지적과 부족한 점까지 아우르며 격려해주신 심사위원들께 지면을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심사위원 중 박성철 변호사님은 앞으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선정된 학생들을 중국 현지로 초청해 기업인과 공무원, 법조계 인사들 앞에서 직접 발표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하셨으니, 대학에서 지원하는 다른 프로그램 못지않게 후배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10억 원의 투자비 유치? 김성완 사장님은 나와 다른 두 명의 학생들에게 투자금, 아니 격려금을 전달해 주셨다. 하지만 나는 이번 기회를 통해 내 인생 최초의 ‘투자 자금 유치’라는 소중한 경험을 얻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자신감과 지적ㆍ실질적 역량의 성숙,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킹 등 10억 원보다 큰 투자비 유치에 성공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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