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위기의 '전원 기숙사 제공'
[기획취재] 위기의 '전원 기숙사 제공'
  • 정해성 기자
  • 승인 2010.03.03 17: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원 신입생 기숙사 수급
▲ 기숙사 전경.

기숙사 초과이용자 논란에 이어 또다시 기숙사에서 소음이 일었다. 이번에는 졸업연한 초과자가 아닌 대학원 신입생들의 불만이다. 대학원 신입생의 입사기간은 학부생과 마찬가지로 2월 24일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예정되었다. 하지만 대학원 신입생들이 각 학과의 일정으로 인해 정식 입사기간 이전에 학교로 오게 되어, 2월 18일 오전 9시부터 비공식적인 입사가 시작되었다. 논란은 일부 신입생에게 기숙사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기숙사는 연구원을 제외하면 학부생과 대학원생 총 2,99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 중 학부생 기숙사는 27명을 더 수용할 수 있지만, 대학원생 기숙사는 108명을 초과하고 있다. 27명의 대학원생이 학부생 기숙사에 거주한다고 하더라도 81명분의 기숙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대한 임시적인 대책으로 학생생활위원회에서는 기숙사를 배정받지 못한 대학원 신입생에게 2인 1실로 대학원 아파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문제는 아파트 새 단장이 2월 24일 전에는 마무리되지 않아서, 각 학과에서 학교로 오라는 말만 믿고 온 학생들은 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 합법적으로 머물 곳이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정식입사기간은 2월 24일 시작되었다). 이 때문에 방을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의 방에 거주하거나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한 학생은 잘 곳이 없어 휴게실에서 소파를 이어 붙여놓고 잤다고 한다.

숙소를 배정받지 못한 최영원(철강대학원) 씨는 “타 대학 출신의 신입생은 본교 출신 신입생보다 대책 마련이 더 어려웠다. 그들이 이번에 얼마나 당황했을지 생각만 해도 미안한 마음과 함께 학교 측의 대처가 부끄럽게 느껴진다. 기숙사 배정 문제와 관련하여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식의 무책임한 처사에 할 말을 잃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학원 아파트 41실은 2월 24일까지 보수작업을 완료하여 현재 모든 대학원생이 숙소를 제공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대학원 기숙사에 방이 생기면 다시 이사를 가야 하는 불편도 발생한다.

이번 일에 대해 주거운영팀 관계자는 “사전에 각 학과에 수용 가능한 인원 기준을 알렸고, 당시 기숙사에 들어오지 못한 학생들은 각 학과에서 정원 외에 추가로 선발한 학생”이라며, “이 학생들에 대해서는 추가로 선발한 학과가 책임을 지고 원룸 등의 외부 거주지를 제공할 예정이었으나, 학생생활위원회에서는 신입생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대학원 아파트를 보수하여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에게 제공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대학원생 기숙사 운영계획에 대해서는 현재 낙원아파트 1동이 개조 중이고, 작업이 완료되면 낙원아파트 5동의 연구원들이 1동으로 가게 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현재 19동에 거주 중인 연구원을 낙원아파트 5동으로 재배치하고, 기숙사 19동(1인실)에 110명의 학생이 들어갈 수 있다. 기숙사 19동은 현재 50명의 대학원생과 110명의 연구원을 수용하고 있다. 낙원아파트 개조는 6월경 완료될 예정이며, 12월에는 재배치가 완료될 것이고, 기숙사 19동에 생기게 되는 110명분의 방을 대학원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년의 신입생 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올해는 대학원 아파트라도 제공할 수 있었지만, 입학인원과 인턴십 과정이 늘어나기 때문에 곧 기숙사가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기숙사를 신축할 예정이라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일찍 짓는 편이 좋을 것이다. 기숙사 수급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시급하다.

기숙사 부족 문제의 원인과 앞으로의 신입생 정원 배정 계획에 대한 질문에 원종복 학사관리팀장은 “학사관리팀에서는 각 학과의 학생들이 몇 명이나 졸업할 것인지 예상하여 정원관리를 하는 중이다. 각 학과에 연락을 취해 몇 명이나 졸업할 것인지 자료를 받고 나서 정원 배정을 하게 되지만, 정확한 예측을 하기는 어렵다. 올해도 제도상으로는 졸업연한 초과자가 모두 학교 외부로 나가 생활을 하게 되어 있으나, 경과조치 시행으로 50명의 초과자가 기숙사에 남게 된 것이 큰 변수가 되었다. 또한 학과별로 정원을 배정하게 되지만 각 학과에서 추가로 학생을 뽑는 경우 대안이 없다. 앞으로도 노력은 하겠지만, 이번 초과자와 같은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은 힘든 실정이다. 배정된 인원만큼만 선발한다면 이번과 같은 문제는 없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번에는 임시방편을 마련하여 학생들을 수용했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식의 대책은 무리라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왔다. 학생 전원 기숙사 제공이라는 장점이 점점 위기를 맞고 있다. 작년까지 우리대학은 100%가 넘는 기숙사 수용률을 자랑해 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현재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인 2,976명을 81명 초과(학부생과 대학원생 기숙사)하여 수용률 100%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WCU 프로그램, 인턴십 등으로 우리대학이 수용해야 할 학생이 늘어나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