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오름돌]진로 탐색의 시기
[78오름돌]진로 탐색의 시기
  • 박재현 객원기자
  • 승인 2009.12.09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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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가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학부생들은 기말고사만 잘 마무리하면 즐거운 방학이 찾아온다. 그러나 불철주야 열심히 연구를 해야 하는 대학원생에게는 방학이라는 것이 더 이상 특별한 의미를 가지지는 않는 것 같다.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그 상황과 처지가 이렇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똑같이 설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졸업일 것이다. 그리고 이 졸업과 연계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바로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것이다.

졸업 후 적을 어디로 옮길 것인지는 졸업 당사자에게 있어서 인생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와 꼭 같은 문제이다. 이는 학부생뿐만이 아니라 이미 어느 정도 진로를 생각하고 입학했던 대학원생에게도 해당된다. 중요한 의사결정인 만큼 가정형편, 자신의 적성, 장래희망, 관심사와 일치하는지 여부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며, 남자인 경우에는 병력의무의 이행여부가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혼자서는 자신의 상황이나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보통 선배들이나 먼저 졸업한 동기들, 부모님이나 지도교수님의 의견을 들어보기도 한다. 이 중에서도 자신이 가려고 했던 길을 먼저 가고 있는 선배들로부터 얻는 정보는 커다란 도움이 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필자 자신도 아직 진로를 명확하게 결정하지 못했다. 통합과정에 재학 중으로 졸업이 두어 해 남짓 남아 아직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래도 중요한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하기에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대중을 가늠해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도 정보가 약간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필자와 같은 연구실을 졸업한 선배들에게는 다양한 상담을 받지만, 필자가 소속된 연구실 이외의 다른 연구실, 나아가 포스텍을 졸업한 다른 모든 선배들과의 소통은 참 어렵다고 느껴진다.

11월 24~25일 이틀간 포스코국제관에서 ‘글로벌 기업과 함께하는 POSTECH Science Festival’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취업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사였다. 또한 매년 취업 시즌이 되면 다양한 기업들이 학생회관에 부스를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졸업예정자들을 유치하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졸업이 임박한 학부생이나 대학원생들이 기업으로부터 직접적인 취업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선배들로부터 진로에 관한 알찬 정보를 얻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대학이 설립된 지도 어언 20년이 넘었다. 비록 이과대와 공과대밖에 없지만 졸업생들은 이미 사회 각계각층으로 진출해있다. 그리고 지금도 학교를 막 졸업한 선배들이 기업으로, 연구소로, 외국 유수 대학으로 적을 옮기고 있다. 범 포스테키안을 아우르는 소통의 장을 마련할 수만 있다면, 오늘도 진로 결정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필자와 같은 학생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