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5개월 동안 [인간·자연·기술]을 주제로 열리는 이 행사에서 우리나라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24호 ‘안동 차전놀이’가 개막행사로 선정되고 한국관은 입장대기 시간이 가장 긴 곳 중의 하나로 선정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어 많지 않은 한국관람객을 뿌듯하게 하고 있다.
독일이 37억 마르크(약 2조원)을 투자한 행사의 규모는 어마어마해서 하루종일 열심히 걸어도 1/3을 채 보지 못할 정도다. 세계 각국의 전시관과 특별 전시관, 행사장은 최첨단 기술을 도입하여 각국의 특색과 주제에 맞는 디스플레이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시도 놓치지 않는다. 93년 대전 엑스포의 규모에 비할 수 없는 거대 자본이 투입되어 그 힘이 사람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슈뢰더 독일 총리가 오락과 교육적 가능성의 멋진 결합이라고 평가한 이번 엑스포가`반자본주의, `반세계화를 외치는 좌파 시위로 얼룩지고 있다. 엑스포 행사에 퍼부은 수십억 마르크가 기금 부족으로 부실해진 독일 교육을 개선하는데 사용됐다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었다며 엑스포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Human being, nature, technology’라는 특별전시관에는 화려한 영상쇼가 짧은 주기로 열리고 실내 열차가 운행되는 등 첨단 기술력을 수단으로 교육에 재미를 더하는 효과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인간·자연·기술]에서 주제가 [기술·자본]으로 바뀐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반자본’을 외치는 독일인들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자본과 문화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종합박람회에서 자본의 거대함으로 문화가 상대적으로 앙상해 보였던 것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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