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성의 신화 - 사진
객관성의 신화 - 사진
  • 승인 2000.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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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면과 외면에는 무엇이 있는가

▨ ‘사진학개론-인물과 풍경’
경주 아트선재미술관 사진전

경주 아트선재미술관에서 ‘사진학개론-인물과 풍경’이란 제목을 내걸고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사진학개론’이란 전시제목은 지금까지 교육되어지거나 관례적으로 이해되어왔던 사진에 대한 총체적인 재검토를 위한 비판적 수사로서 채택되었다. 그래서 이 전시는 ‘사진학’의 이론적 재구성을 위한 개론적 성격을 띠며, 그것을 사변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는 사진으로 보여줌으로써 이해의 실천성을 높이려고 기획되었다.

이 전시가 논의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사진의 객관성과 의미생성의 과정이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그 첫 번째는 사진을 학문의 대상으로 삼을 때 가장 개론적인 질문은 ‘사진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며 그것에 대한 여러 대답 중의 하나가 객관성에 관련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이 사진전에서는 그것을 객관성의 신화라고 규정하고 그 신화에 대해 내재적인 측면과 외재적인 측면에서 반성하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의 객관성에 대한 이와 같은 물음은 결국 사진을 객관적이라고 규정한 배후의 실체를 밝히고 그것이 그 실체의 자기이해와 목적에 어떻게 부합되는가를 묻는 일이 된다. 이 때 질문은 자연스럽게 두 번째 이유인 ‘사진의 의미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작동하는가’하는 의미생성의 출처를 캐묻는 작업으로 이동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논의들은 사진에 대해 일방적으로 믿고 있는 관념이나 인식의 기반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업의 일환이 될 것이며, 결과적으로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사진의 본질론이 내포하고 있는 폐쇄적이고 교조적인 인식의 틀을 넘어 확장되고 개방적인 사진의 개념과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과 part 2는 사진의 내적인 메커니즘에 관한 것이며 part 3과 part 4는 사진의 외적인 메커니즘에 관한 이야기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각 파트마다 세부적으로 나누어져서 사진의 속성이나 특성을 이루는 요소들을 통해 사진의 객관성이 어떻게 구성되고 또 허물어지는가를 살피고 있다.

아트선재미술관은 보문단지 안에 자리하고 있어 국내외 중견, 원로작가들의 작품들을 비롯하여 실험적 시도를 보이고 있는 신인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해 왔으며, 그 내용 면에서도 회화를 비롯하여 조각, 설치, 비디오 아트, 사진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폭넓게 소장해 왔다. 하이킹 코스에 포함되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어 주말에 기분 전환 겸 하이킹을 가다 들러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