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상담실]방돌이와의 관계
[미니상담실]방돌이와의 관계
  • 학생상담센터
  • 승인 2009.11.18 2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항공대신문사와 학생상담센터는  독자 여러분들의 활기찬 대학생활을 돕기 위해 ‘미니상담실’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여러분의 고민을 reporter@postech.ac.kr로 보내주세요. 그 고민을 학생상담센터에 의뢰하여 속 시원하게 해결해드립니다. 실명을 밝히기 어려운 경우에는 익명으로 남겨주셔도 좋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방돌이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데…

안녕하세요? 저는 ○○과 김현수(가명)라고 합니다. 틀어진 방돌이와의 관계를 털어놓고 싶어요. 지금 방돌이와 함께 방을 쓴 것이 벌써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저희는 서로 어색한 사이입니다. 방에 방돌이가 있으면 어색하고 불편해요. 나갈 때, 들어올 때 서로 인사조차 하지 않거든요.


사이가 이렇다보니 문제가 있어도 고쳐달라는 말을 꺼내지 못하겠어요. 지난번에는 몹시 피곤해서 일찍 자려는데, 친구와 방에서 크게 통화를 하더라고요. 하지만 말을 꺼내지 못하고 통화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답니다. 사소한 문제쯤이야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이런 것들이 쌓이다보니 사이가 점점 더 나빠지는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사이를 고쳐나갈 수 있을까요?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니 큰 문제만 없으면 그냥 그렇게 지내는 것이 서로 간섭도 받지 않고 편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적절한 방법과 시기에 감정표현과 자기주장을

현수님! 방돌이와의 관계 고민 잘 들었습니다. 아마 현수님과 같은 고민을 가진 포스테키안들이 많을 것 같아요. 상담실에서도 자주 듣는 고민이거든요. 휴식과 재충전을 해야 하는 공간에서 함께 지내는 사람과 어색한 관계로 있었으니, 계속 긴장상태로 얼마나 불편했겠어요. 또 외부 학교생활과 달리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다보면 생활패턴이나 성격 차이로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갈등이 생기기 마련인데, 문제가 생겨도 말을 못하고 지냈으니 참 답답했겠다 싶어요. 말 못하고 참다보면 실제보다 갈등이 커져서 방돌이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거슬리고 신경이 쓰여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게 되지요.


이런 관계갈등을 해결하고 편안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화기술이 필요합니다. 인간관계 갈등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소통하고 조율할 때 해소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현수님이 방돌이가 방에서 큰 소리로 전화할 때 불편한 마음을 표현하고 필요한 요구를 주장할 수 있었다면 지금만큼 불편함과 갈등을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야, 전화통화 소리가 너무 크니까 신경이 쓰여”라든가 “○○야, 잠을 자려고 하는데 통화소리가 커서 나에게 방해가 되네. 밖에서 통화해 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사용된 대화기술은 감정표현과 자기주장입니다. 감정표현은 상대방의 행동이나 상황에 대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보통 자신의 감정을 직접 표현하라고 하면, 특히 화난 감정처럼 부정적인 감정들은 그 사람과 갈등을 일으키거나 관계가 나빠질까봐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화가 났는데도 꾹 참고 속병을 앓거나, 말 대신 굳은 얼굴표정과 노려보기로 표현하곤 하지요.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내가 화가 났는지, 화가 났다면 무엇에 화가 났는지 상대방이 알아채기도, 제대로 이해하기도 어렵습니다. 감정표현을 못해서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자기 나름의 비언어적 방법으로 애써 표현했는데 상대가 알아주지 않으면 더 화가 나서 상대에게 악감정만 쌓이고 오히려 관계가 멀어지게 마련이지요. 때문에 자기감정을 직접 표현한다는 것은 대인관계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직접적인 감정표현이 화를 마구 내거나 상대방을 비난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사람들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상대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에 ‘네가’ 이러쿵저러쿵 얘기하게 됩니다. 이처럼 상대를 주체로 상대가 어떠하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을 ‘You-message’라고 합니다. 이와 상반되게,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자기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으로 ‘I-message’란 것이 있습니다. 나를 주체로 내가 어떠하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현수님의 경험에서 “너는 어떻게 그렇게 옆에 있는 사람 아랑곳 않고 큰 소리로 전화 받을 수 있어?”라고 표현하면 You-message가 됩니다. 그런 비난이나 공격조의 말은 상대를 방어적으로 만들고, 사과보다는 재공격을 이끌어내기 쉽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아닌 나를 주체로, 상대의 행위에 대해 내가 어떻게 느끼느냐를 표현하면 감정 표현에 의한 카타르시스도 되고, 상대에게 나의 감정도 알려 갈등을 조율할 기회를 만들게 됩니다.  예를 들어 “네가 큰 소리로 전화를 받으니까 내가 좀 신경이 쓰여”라고 표현해 보세요.


자기주장은 ‘상대방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쾌하게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권리ㆍ욕구ㆍ의견ㆍ생각ㆍ느낌 등을 상대방에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 자기의사(“잠자는 데 방해가 되니 나가서 전화를 받으면 좋겠어”)를 표현하거나 주장하면 관계를 손상시킨다고 생각해서, 소위 공부 잘하는 똘똘한 친구들도 ‘자기주장’을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방에서 전화 받는 것이 지금 나에게 잠자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은 말하지 않으면 방돌이가 모를 수 있습니다. 상황이나 각 개인의 성향에 따라 방해를 받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도움과 요구가 필요한데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리라 바라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어린 아이의 마음입니다. 친밀하지 않아서 얘기하지 못하겠다는 것도 자기주장이 부족한 것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주장을 상대에 대한 공격으로 생각하지 말고, 나에 대한 정보를 준다고 생각하고 얘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감정표현과 자기주장을 하면, 방돌이가 현수님의 마음을 알게 되고 요구를 들어주거나 혹은 불가피한 자신의 상황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미안함을 표현하는 등 서로 조율이 일어나서 갈등이 해소되겠지요. 감정표현이나 자기주장은 친밀한 관계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다소 피상적인 관계에서도 가능하며, 적절한 방법과 적절한 시기에 감정 표현과 자기주장을 하면 갈등이 해소될 뿐 아니라, 오히려 관계를 더 친밀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대화기술의 사용에 전제되어야 할 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며 진정한 관심과 배려를 보이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입니다. 각 개인마다 성격ㆍ신체특성ㆍ성장배경ㆍ가치관 등이 다르므로 생활패턴, 민감한 자극 등이 같을 수 없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소리나 빛에 민감하지만, 어떤 친구들은 전혀 개의치 않지요. 이런 서로의 차이를 틀린 것으로 보면 비난하게 되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보게 됩니다. 하지만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인정하고 수용하면 나의 마음에 대해 더 자세히 알려주게 되고, 상대방이 어떤가도 열린 마음으로 듣게 됩니다


또 상대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1년 가까이 인사를 하지 않고 지냈다고 했지요? 관계는 상호적인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행동은 나의 행동에 대한 반응일 수 있습니다. 현수님이 방돌이와 정말 친해지고 싶고, 개인적으로 진정한 관심을 가졌는지 한번 돌아보기 바랍니다. 아마 갈등이 생기기 전에 관심과 배려가 있었다면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지 않았을까요? 진정한 관심과 배려는 상대에게 전달되어 상대의 행동이 변화되게 마련입니다. 물론 상대가 관계에 대한 바람이나 대화 기술이 없어서 내가 원하는 만큼의 반응을 해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친밀해지는 데 한계가 있지만, 나 스스로 열린 마음과 관심을 가지고 상대를 존중하면 상대가 수용할 수 있는 관계 거리를 인정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 존중ㆍ관심ㆍ배려의 마음을 바탕으로 대화기술을 사용해서 방돌이에게 한 번 다가가보세요. 기숙사에서 경험하는 갈등들은 현수님이 대인관계를 경험하고 훈련하여 앞으로 더 멋진 사람이 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현수님! 파이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