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평론-체 게바라 평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그의 삶
[나도 평론-체 게바라 평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그의 삶
  • 허용수 / 수학 4
  • 승인 2000.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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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권이 붕괴하고 공산주의가 몰락했다는 것이 이미 확실해진 이 시대에 혁명가 체 게바라를 논하는 것은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대에 뒤떨어졌다면 1997년의 체 게바라 열풍은 과연 무엇 때문에 일어났던 것일까?

1997년은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 정글에서 사살된 지 30년이 되는 해였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힘은 젊은 나이에 죽은 이 혁명가마저 자본주의의 상품으로 완벽하게 바꿔 놓았다. 이와 동시에 체 게바라는 일종의 스타 -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와 같은 - 와 같은 모습으로 신비화되고 우상화되었다. 그러나 한 일각에서는 체 게바라를 우상화하는 작업을 냉철히 바라보며 올바른 시각을 유지하도록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 책은 그 움직임 중 하나였던 장 코르미에의 저술이다. 그의 책은 체 게바라를 이 시대에 완벽하게 되살려냈다.

이 책은 장 코르미에가 10년간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쓰여진 책이다. 장 코르미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10년간 체 게바라를 알던 여러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체 게바라가 남긴 메모 쪽지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인간’ 체 게바라를 찾았다. 10년간의 긴 탐색의 결과인 이 책은 ‘영웅’ 체 게바라가 아닌 ‘인간’ 체 게바라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체 게바라의 일생은 역동적이다. 그의 삶은 39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불과했지만, 그의 39년은 다른 사람들의 70년 이상의 생애와 맞먹을 정도로 그는 꽉찬 삶을 살아왔다. 그가 남긴 메모 한 장, 편지 한 구절, 그 모든 것이 그의 생애를 대변해주고 있다.
‘인간은 태양을 향해 당당하게 가슴을 펼 수 있어야 한다. 태양은 인간을 불타오르게 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드러내준다. 그가 고개를 숙인다면 그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 볼리비아에서 체가 다른 게릴라들을 교육시키던 도중 했던 말이다. 이 말은 체의 인생을 집약시킨 듯 하다. 그는 언제나 순수했다(최소한 장 코르미에에 따르면). 언제나 태양을 향해 당당하게 가슴을 펼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순수성때문이었다. 그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은 언제나 인간이었지, 결코 체제가 아니었다. 그가 공산주의를 택한 이유는 그것이 인간을 위한 최선의 체제라고 그가 생각했기 때문이었지, 무조건적인 마르크스주의 추종자는 결코 아니었던 것이다.

장 코르미에는 이 책의 마지막을 다음과 같이 장식하고 있다.
“‘별이 없는 꿈은 잊혀진 꿈이다’고 엘뤼아르는 말했다. 별이 있는 꿈은 깨어있는 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눈을 크게 떠야 한다. 체는 한번도 눈을 감아본 적이 없었다….”
쿠바혁명의 영웅 체 게바라가 아닌 언제나 눈을 뜨고 현실을 바라보며 ‘진실만이 당당하다’고 외쳤던 인간 체 게바라, 이 시대에 다시 보고 싶은 인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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