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사람 저런얘기-인도인 연구원 산티] 음식 문제가 외국인에게 제일 큰 불편
[이런사람 저런얘기-인도인 연구원 산티] 음식 문제가 외국인에게 제일 큰 불편
  • 양승효 기자
  • 승인 2000.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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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를 다니다 보면 영어 강사로 온 사람들이나 유학생, 연구원 등 외국인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우리는 이들을 영어 시간에, 폭풍의 언덕에서, 혹은 식당에서 자주 마주친다. 학내에 연구원 또는 교환학생 등으로 있는 외국인이 어림잡아 55명 정도이니 우리 학교도 어떻게 보면 국제화가 되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국인들이 우리 학교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생활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세계적인 과학대국으로 알려져 있는 인도에서 연구원으로 와 있는 산티(Santiranjan Shanigr ahi)를 만나보았다.

전공이 재료금속인 그는 ‘메모리분야에 사용되는 강유전체 박막(Ferroelectric Thin Film for Memory Applications)’에 관한 연구를 하기 위하여 적절한 자리를 찾다 신문 등을 통해 우리학교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고 우리 학교를 선택하였다고 한다.
“이곳의 재료과학 기술은 세계적이다. 아시아 뉴스레터에 의하면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대학이다. 시설도 미국의 대학들과 견주어 뒤지지 않는다.”라며 연구하는데 아무런 부족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이 곳에서 얼마간 생활해 보니 겨울이 조금 춥기는 해도 날씨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고 한다. 인도는 열대성 기후라 한국과는 굉장히 다르나 이제는 겨울 날씨에도 익숙해져 간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자, 언어 장벽 때문에 대화하는 게 좀 어렵기는 해도 모두 좋은 사람들이고 잘해주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여기서 사는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특별히 큰 문제는 없지만 외국인한테는 의료보험 지원을 하지 않고, 또 무엇보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기 때문에 고민이란다.

“보통 카페테리아에 가서 식사를 해결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인도 음식과는 다르다.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기숙사에 공용 취사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는 다른 외국인들과 한 동에 함께 살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음식이 너무 입에 맞지 않아서 몰래 만들어 먹기도 한다고 하니 각 동마다 배치되어 있는 공용 세탁기처럼 공용 취사시설이 마련된다면 이들에게는 꽤 괜찮을 것 같다.

한편 그는 다른 외국인들과 한 동에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다고 한다. 특히 Layaha라는 네덜란드인은 사람들한테 친절하고 호의를 베푸는 성격이라 이메일도 많이 주고받고 있으며, 우리 학교에서 영어 강사로 있는 Terry같은 사람은 재미있는 사람이란다.

외국인들 사이에서 정보교환을 하기도 하지만, Santi ranjan박사는 그래도 같은 외국인들보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이 이곳에 대해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한국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것을 듣기가 어렵다.”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가족이 보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얼마 후면 부인이 인도에서 온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원 아파트는 기숙사와 달리 가구나 세탁기 등을 전부 사야 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단기간 살다가 가기에는 너무 돈이 많이 든다.”라며 어려움을 말했다.

그는 영어로 진행된 인터뷰라서 어색한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미소를 지으면서 끝까지 질문에 답해 주어 외국인과의 대화가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비록 별로 불편한 점은 없고 적응도 잘 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지만 우리가 외국인들을 조금만 더 가까이 하면 그들에게 우리 학교는 훨씬 더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