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사람 저런얘기] 학술정보팀 유상진씨-‘도서관은 구성원 모두를 위한 공간’
[이런사람 저런얘기] 학술정보팀 유상진씨-‘도서관은 구성원 모두를 위한 공간’
  • 신동민 기자
  • 승인 2001.03.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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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입구를 들어서서 바로 왼쪽 문으로 들어가면 대출실이란 곳이 있다. 대출과 반납, 멀티미디어 자료관리 등 포항공대인이라면 한 번 쯤은 들러보았을 이 곳은 도서관 이용자들의 접촉도가 제일 높은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대학 설립 초창기인 지난 87년부터 근무하고 있는유상진씨를 만나보았다.

“참 정신없이 바빠요. 지난 2월 명예퇴직제도가 시행되면서 사람이 많이 그만두어 그런지 요즘은 밤늦게까지 일할 때도 많아요. 10명이 일하던 것을 6명이서 해야 하니까요.” 정리해고 바람이 포항공대라고 피해가지는 않는가 보다. “연봉제, 성과급 등 예전에 없던 제도가 생겨나는 바람에 자기 개발에 힘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네요. 부담이 되긴 없지만 어쩔 수 없죠” 라고 말하는 유상진씨는 자신도 도서관에 출입하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는 것을 대비해 영어 학원을 다녔다고 한다.

예전과 요즘의 학생들의 분위기가 어떻게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제가 처음에 포항공대 왔을 때는 사람도 적고 해서 그런지 대개 친밀한 분위기였어요. 학생들 얼굴도 거의 다 알고 서로 인사도 반갑게 하고 통집에서 만나면 술을 같이 먹기도 했죠. 특히 축제 때는 옛날이 확실히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참여율도 높았구요. 요즘은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학생들 얼굴을 알기도 힘들고 좀 딱딱한 느낌이 드네요. 드물긴 하지만 버릇없다고 느껴지는 학생들도 더러 있는 것 같구요” 라며 조금은 아쉬워하는 모습이었다. 유상진씨는 대학에서 문헌정보학과 전공하고 졸업 후 포항공대에 입사했다. 지금 각각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과 아들을 실력만 된다면 꼭 포항공대에 보내고 싶다고 한다.

“학생들이 책을 보고 나면 책꽃이 옆에 있는 반납대에 책을 놔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냥 아무 곳에나 꽂아두면 저희들로서는 별로 대책이 없거든요. 그 많은 책들을 하나하나 검사하는 수 밖에요. 어떨 때는 책이 서랍 안에서 발견될 때도 있죠.” 학생들의 협조 없이는 정상적인 도서관리가 어렵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도서관이 전산화되면서 전자 저널 같은 인터넷 서비스 등의 새로운 업무들 때문에 더 바빠지면서 이용자들의 질서의식이 더욱 아쉬워 지는 것이다. “도서관이라는 게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이죠. 워낙 덩치가 크다보니 관리하기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아요. 도서관 이용자들의 협조가 가장 큰 도움이 되죠.”

그가 뭐니뭐니해도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역시 사람이라고 한다. “이 업무가 서비스업이니 만큼 이용자들과의 접촉이 많다 보면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그리고 근로학생들 관리하는 것도 중요한 일거리인데 직원들이 강제로 일을 시킬 수도 있지만 이왕이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도서관 일이 힘든 건 사실이지만 자기 일에 책임은 다 하는 게 보기에도 좋거든요.”

인터뷰를 끝내며 유상진 씨는 학생들에게 이 한 마디를 당부했다. “도서관을 최대한으로 많이 활용하세요.”